시인의 시선이 부딪히는 곳은 무수히 많이 있지만, 둘을 꼽는다면 그것은 시인의 내면과 자연이 될 듯하다. 이 시집에서 ‘벽’은 시인이 겪는 절망의 근원으로, ‘나무’는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각각 자리 잡는다. 스스로를 ‘망명자’ 또는 ‘표류하는 배’로 인식하는 시인은 허물 수 없는 ‘벽’에서 벗어나려 무진 애를 쓰고, ‘나무’로부터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 외에, 시인은 사회적 문제와 개인의 행복·사랑 등에 대해서도 진술하고 있는데, 독자는 이 모두를 통해 시인의 형형한 시선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