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숙은 파랑(波浪)의 영혼을 가진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 파랑의 힘으로 “흰 뼈 갈고 갈아 써 내려간 고전의 문장”(「숲의 문장」)을 읽고 해독하며 뭇 사물들에게 자존(自尊)의 가치를 일깨운다. 하여 김윤숙과 함께 호흡하는 시적 대상들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며 도리어 격조를 갖게 된다. “아무도 파헤치지 못할, 뿌리들의 그 노래”(「그 꽃의 안부」)는 대지에 파랑을 일으키고 사람들 마음속에 파랑을 일으킨다. 김윤숙이 일으키는 시의 파랑은 물을 넘고 산을 건너 급기야 누군가의 가슴속에 파장이 되거나, 파문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앞으로 김윤숙 시인의 영혼의 파랑(波浪)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알 수는 없다. ‘이어도’일 수도 있고 ‘미지의 세계’일 수도 있다. 다만 그곳이 어디든 아무도 가닿지 못한 세계에 도달하려는 그의 의지를 꺾진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 파랑을 너에게 줄 것이다』는 김윤숙 시인이 자신에게 내리는 다짐이자, 독자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