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종합 선물 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이 책으로 역사를 다루고자 하지만, 사실 역사, 철학, 정치, 신학을 아우르는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책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낯설 수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길지 않은 호흡으로 펼쳐 내고 있습니다. 쉬우면서도 중요한 지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해석자의 관점이 철저히 배제된 역사 서술이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며, 저자는 자신의 해석와 평가를 솔직하게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독자에게 특정 관점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과거에 속한 인물과 사건을 어떻게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지 제시해 줍니다.
이 책은 이준과 카이퍼라는 흔히 미화되는 두 인물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밝히면서도, 그들을 지나치게 비난하지 않는 균형 감각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두 인물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물론이고, 20세기 세계 정세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까지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