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예술을 논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에 떠오른 인물은 이재수였다. 감히(?) 문화대통령 서태지를, 그것도 인기가 절정일 때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했던 남자. 서태지의 퍼포먼스에 감탄하면서도 이재수의 패러디 영상을 보며 푸하하 웃으며 한 시절을 보냈다. 유튜브가 없던 그 시절에 말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무수한 영상을 공짜로 보는 시대.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이재수의 걸작(?)을 볼 수 없다. 시대를 앞서갔던 서태지가 법으로 막았다. 법은 현실 질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고, 예술은 지금을 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한다. 아방가르드의 상징 서태지는 한번 웃어보자는 이재수에게 왜 법을 들이밀었을까. 또 다른 서태지를 꿈꾸는, 혹은 카페에서 공짜 음악 듣고 유튜브에서 만인의 저작물을 감상하는 우리 모두가 살펴봐야 할 문제의식이 이 책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