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는 표정을 살필 줄 아는 시인이다. 그의 시선은 사람이든 꽃이든 가리지 않는다.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으로 정성희의 시선은 쉴 틈이 없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농촌 현실에서의 ‘시적 오지랖’은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다. ‘사라진 말씀들’을 다시 소환하는 이 시집의 힘은 주변 사물을 생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성희의 관찰력과 통찰력에서 나온다. 탁월하다고 해도 좋을 그의 시적 재치는 삶과 죽음이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 것이다. 이 시집 속에 살아 숨 쉬는 푸릇푸릇한 생명력이 함양 땅에 널리 퍼져 나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