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한 퇴직 일기가 아니다. 24년간 교실에서 마주했던 제자들에게 보내는 길고도 다정한 편지다. 교단을 떠나며, 짧은 작별 인사와 눈물 어린 포옹만으로는 끝내 다 전할 수 없었던 마음들이 이 책 속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저자는 스쳐 지나간 수많은 아침과 저녁, 교실 안팎에서 함께 웃고 고민했던 시간, 그리고 떠나는 순간마저 흘려보내지 않고 문장으로 영원히 붙들어 두었다. 그래서 이 책은 퇴직의 기록이라기보다 사랑의 기록에 가깝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나는 ‘지구상 단 하나뿐인 스페셜 에디션’ 같은 한 사람을 만났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서가 아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깊고 성실하게 사랑해 온 사람, 그리고 그 사랑을 타인의 성장과 행복으로 기꺼이 확장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를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하려 애쓰는 삶의 작은 영웅’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미 자신의 삶으로 위버멘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저자의 제자들에게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펼쳐볼 스승의 편지로 남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 모두에게는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건네는 따뜻한 초대장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책은 정답을 가르쳐주기보다 오래도록 품게 되는 질문 하나를 남긴다. 그리고 어떤 문장은 읽는 순간보다 삶의 어느 갈림길에서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 책 역시 독자들의 삶 속에서 오래 머물며, 저마다의 질문을 다시 꺼내 보게 하는 책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