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정의’와 ‘노동’은 흔한 말이지만, 이 둘을 합친 ‘정의로운 노동’은 낯설다. 이런 낯선 느낌 덕분에 역설적으로 이 책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책의 목적도 선명하다. 저자들은 “정의로운 노동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유력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절박한 상황을 뚫고 나갈 말이자 이정표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이 힘을 모았다.
‘열 가지 노동’을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하지만, 이 책은 노동과 관련된 모든 주제를 망라한다. 일하는 삶을 규정하는 크고 작은 측면을 모두 찬찬히 따진다. 이미 잘 알려진 해묵은 숙제를 잊지 않고, 일터의 변화무쌍한 현실을 응시하면서 새로운 과제를 찾아낸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연계고리를 찾아내어 정책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지시한다. 현실을 살피는 방식도 다양하다. 이론적이고 역사적이고 실증적이다. 다소 복잡한 통계도 제시하는가 하면 숫자에 묻힌 개별적 삶도 응시한다. 통계분석과 사례분석을 풍성히 솜씨 좋게 버무려, 한국 일터의 복잡성을 생생하게 구현해 내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큰 미덕은 저자들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대안 제시다. 정책 방향의 큰 밑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나열하기도 하며, 아주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제시한다. 지역 단위에서 “정의로운 노동”이 어떤 식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도 고민한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주제도 피하지 않는다. 기후위기와 이주노동의 문제도 과감히 짚었고, 사회적 대화와 노동법이 직면한 어려움도 가감 없이 지적한다.
“정의로운 노동”은 우리 시대의 노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특히 일하는 사람을 위해 정치한다는 사람들에게는 악수 대신에 꼭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