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최치현을 물을 때, 나는 두 문장으로 대답한다. “광주의 효자이고요, 슬픔과 기개를 웃음으로 빚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라고. 뜻이 있고, 잘못된 세상과 맞서 그 뜻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날카롭기 십상이다. 그런데 최치현은 무디다. 탓하지 않고, 끌어내리지 않고, 되레 응원해주는데 어느새 최치현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느려 보이지만 진정성으로 바뀐 세상이야말로 진짜 바뀐 것, 모두에게 무릎 꿇으며 겸손한 미소로 만드는 최치현의 세상이다. 그러나 곧은 정신만은 매일매일 벼려내 언제든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 그 증거가 이 책이다. 한 편의 글씨를 쓰며 안으로는 광주의 초심을 더 날카롭게 새겨넣었으리라. 사람에 대한 애정을 키우며 밖으로는 더 둥그러워졌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