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원의 시는 여전히 아프다. 평온의 바다에 파도의 파편이 박혀 들고 심장을 찌르는 ‘물의 가시’가 날카롭게 파고든다. 앞선 시집 『보내지 않은 이별』 이후에도 떠난 사람에 대한 애도가 아직 끝나지 않은 때문일 테다. 시인은 그대가 부재하는 공간에 꿈의 집을 짓고 산다. 시간이 멈춘 무중력의 세계에서 “그대 품에 폭삭 엎어”져 ‘그림 자와 춤을’ 추며 산다. 때로 비현실적 환상이나 의식의 심층을 배회 하는 듯한 시편들, 혹은 타인의 아픔 속으로 이입해가는 작품들은 시인의 몸에 적체된 울혈을 빼내는 과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독자는 그의 아픔에 상투적인 위로를 건넬 생각이 없다. 시인에게 이야기의 주도권을 내어주고 귀를 기울임으로써 대숲에 풀려 우우거리는 바람의 말에 길을 터주면 될 일이다. 이 시집은 텅 비어 버린 자기 안의 공백을 채우면서 상실을 복구하고 일상을 회복해 가는 도정 위에 있다. 애도가 끝난 후, 헝클어진 마음을 가지런히 빗질 하고 꿈의 집에 따라 들어온 햇살 앞에 조신하게 앉아 있을 시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 날이 언제이든 “물의 가시를 녹여” “원래 물”로 스스로를 갱신해가는 시적 자아를 보게 될 거라는 믿음으로 나는 이 시집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