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하고 연애하듯 살아가는 박영규 시인이 시집을 펴냈다. 『고운리 엉겅퀴 씨』 이 시집에는 육십여 종의 산나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산나물이 주인공인 산나물 시집은 국내에서 처음이지 않나 싶다. 이 시집을 펼치면 얼씨구절씨구 ‘곤드레’를 만나고, 허리를 배배 꼬며 배시시 웃는 연분홍 ‘메꽃’을 만나며, 보일락 말락 연보랏빛 속살 드러내는 여인이 있는가 하면, 배에서 계곡물 소리가 나면서도 어미 소만 보면 입이 귀에 걸리는 아버지가 계신다. 나물이란 나물이 모두 몰려와 자기도 ‘시’로 써 달라 아우성이라니, 박영규 시인의 산나물 시는 계속 나올 것 같다. 엉겅퀴 씨와 사랑에 빠져 산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산나물 시인을 만나러 고운리를 가봐야 할 것 같다. 박영규 시집 『고운리 엉겅퀴 씨』에서는 향긋하고 쌉싸래하며 달착지근한 산나물 내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