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서울시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 국문학과에서 수학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 소설에 나타난 하위 주체의 모습을 근간으로 한국 근현대 소설사의 정치성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태원과 관련된 주요 논문으로 「시선의 권력과 식민지의 비가시성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과 『악마』에 나타난 질병의 의미」(2017), 「스펙터클에 맞서는 문학의 언어 ? 박태원의 『계명 산천은 밝아오느냐』론」(2015) 등이 있다.
참 요사이 무슨 좋은 일 있소. 맞은 편에 경성우편국 삼 층 건물 을 바라보며 구보는 생각난 듯이 물었다. 좋은 일이라니-. 돌아보는 벗의 눈에 피로가 있었다. 다시 걸 어 황금정으로 향하며, 이를테면, 조그만 기쁨, 보잘 것없는 기쁨, 그러한 것을 가졌소. 뜻하지 않은 벗에게서 뜻하지 않은 엽서라도 한 장 받았다는 종류의...
여자들은 그렇게도 쉽사리 황금에서 행복을 찾는다. 구보는 그러한 여자를 가엾이, 또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갑자기 그 사내의 재력을 탐내 본다. 사실, 같은 돈이라도 그 사내에게 있어서는 헛되이, 그리고 또 아깝게 소비되어 버릴 게다. 그는 날마다 기름진 음식이나 실컷 먹고, 살찐 계집이나 즐기고, 그리고 아무앞에서나 그의 금시계를 꺼내 보고는 만족해할 게다. 일순간, 구보는
축복해 주려 하였다. 사실, 사오 년 이상을 같이 살아 왔으면서도, 오히려 새로운 기쁨을 가져 이렇게 거리로 나온 젊은 부부는 구보에게 좀 다른 의미로서의 부러움을 느끼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분명히 가정을 가졌고,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서 당연히 그들의 행복을 찾을 게다
젊은 내외가, 너덧 살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그곳에 가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식 당으로 가서 그들의 오찬을 즐길 것이다. 흘낏 구보를 본 그들 내외의 눈에는 자기네들의 행복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엿보였는지도 모른다. 구보는, 그들을 업신여겨 볼까 하다가, 문득 생각을 고쳐, 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