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한구석에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을 매일 상상한다. 소중한 것들과 좋아하는 마음들을 아낌없이 모아둔, 귀한 사람일수록 매일 초대하고 싶은 그런 정원을 그리며 퍽퍽한 하루를 보낸다. 효율성이나 수익률, 손해 보지 않는 선택만을 좇는 세상에서 단단한 심지로 근사한 정원을 가꿔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원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현실에 대해, 생계에 대해, 유행에 대해, 사람들의 취향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시대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해,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이러다 내가 지켜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에 대해, 내가 사랑하는 것이 남들에게 사랑받지 못할 때의 좌절과 그럼에도 나만이 알아봤다는 희열에 대해.
결정적으로 어떤 것을 마음을 다해 소실될 만큼의 사랑을 해봤던 사람들만이 말할 수 있는 비망록이다.
수많은 대체재들이 있지만 결국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연필.
연필 같은 나의 정원.
나의 무비랜드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