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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서로 다른 베이스에서
#01 이렇게 야구를 못하는 야구단이라니 #02 시작은 더 어설펐다 #03 첫인상은 꽝 #04 의심을 내려놓기까지 #05 야구를 해 보면 어떨까요? #06 Boys? 왜 아들들만? #07 후원처를 찾아서 #08 야구는 이르다, 티볼부터! 2장 한 팀이 되는 시간 #09 운동장의 아이들 #10 일일 감독 양준혁 #11 첫 직관, 첫 시구 #12 헛스윙 대잔치 #13 금요일에 걸려 오는 전화가 두렵다 #14 감독 교체, 이제부턴 정식 야구 #15 무려 선수 출신 외국인 코치 #16 지고, 또 지고, 그럼에도 3장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일 #17 또 한 번의 시즌이 시작되고 #18 왜 쟤만 계속 투수해요? #19 요즘 애들의 요즘 애들 #20 실력 차이는 나지만 #21 얘네가 인종차별해요! #22 좋은 마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아 #23 캠프는 언제 가요? #24 원정, 충격과 추억 사이 #25 졌지만 잘 싸운 4장 홈을 지키는 사람들 #26 그 녀석의 복귀 #27 운동장 밖의 일요일 #28 홈런 타자의 꿈 #39 하나가 된 시간 #30 엄마도 자란다 #31 함께 견딘 시간의 힘 #32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는 말 #33 그리고 다시 일요일 에필로그 / 인터뷰한 사람들 / 스윙스 연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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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 우리는 스윙스입니다. 울산 다문화 리틀야구단, 스윙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그때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다. 야구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그건 판을 벌인 오 경사와 이 과장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두 사람에게 야구단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언제까지 갈 수 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두 사람에게 중요한 건 단 하나, 시작하는 일이었다. --- 「야구는 이르다, 티볼부터!」 중에서 일요일이면 가장 일찍 나오지만 운동장 밖에서 단원들이 모두 모이기까지 물끄러미 그 모습을 지켜보곤 하는 지운이는 “시작하기 전에 애들이 모이고, 준비하는 걸 보는 게 좋아요”라고 이야기한다. 꼭 무엇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그저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된다’는 감각이 아이들에게 삶의 근육을 만들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얘네가 인종차별해요!」 중에서 “야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양한 포지션이 있어서 거기에 맞는 사람이 그 역할을 맡으면 돼요. 키가 작아도, 뚱뚱해도, 달리기를 못해도, 또는 달리기만 잘해도 할 수 있는 거죠. 공을 잘 못 던지면 투수 말고 타자하면 되잖아요. 발 빠른 사람은 도루를 하면 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인 거죠.” --- 「원정, 충격과 추억 사이」 중에서 “우리도 잘하는 애들만 나가면 이길 수 있어요. 우리 실력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한테 우리도 잘하는 애들만 나가면 안 되냐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감독님이 못한다고 해서 기회를 안 주면 그 친구는 언제 어떻게 잘할 수 있겠냐고 하셨어요. 하, 저도 인정해요, 그 말씀. 처음에는 자꾸 지니까 속상했어요. 이제는 별로 속상하지 않아요. 잘하는 애들만 나가서 이기면 기분이 좋겠지만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원정, 충격과 추억 사이」 중에서 초기에는 우리 리그 운영하는 것도 빠듯한 형편에 웬 후원이냐며 난색을 표한 이들도 있다. 그때 이 전무는 다른 설명 없이 한 마디를 건넸다. “이 사람들아, 우리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는가.” 한 사람당 1만 원도 아니고 팀당 1만 원이면 아이들 대회를 열어 줄 수 있다. 야구에 미쳤다는 소리도 듣는 사람들이 야구하는 애들을 위해 그것도 못 한다 하면 더 할 말이 없는 거다. --- 「졌지만 잘 싸운」 중에서 “요즘은 어른들도 바쁘지만 아이들도 바쁘잖아요. 스윙스 덕분에 일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늘 운동장으로 향했어 요. 그 시간들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다고 생각해요.” --- 「하나가 된 시간」 중에서 “처음엔 주변에서 다들 너무 과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내가 직장 생활을 제대로 안 하고 여기에만 미쳐 있으면 문제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토, 일 합해서 여섯 시간 남짓이거든요. 생각해 보면 일주일에 술자리 한두 번 가지면 그 시간 쓰는 거 아닙니까. 저는 그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데 투자하는 거죠.” ---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는 말」 중에서 그리고 스윙스의 어른들에게 당부한다. ‘야구단 운영을 잘해야 되겠다’, ‘내가 최선을 다해야 되겠다’ 거기까지는 좋지만 결과나 성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결실이 커야 된다’, ‘유명해져야 한다’ 그런 데 마음을 쓰는 것은 줄이고 그저 성실히 최선을 다하라 이야기한다. 어떤 일이든 그렇게 마음을 ‘턱’ 놓고 하는 게 좋다고 말이다. ---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는 말」 중에서 취재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또는 자연스럽게 ‘특별한’ 에피소드를 찾게 된다. 가장 기뻤던 일, 가장 힘들었던 날, 가장 보람찼던 장면, 정말 싫었던 순간 같은 것들. 그러나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스윙스를 지탱한 것은 대단한 한 장면이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반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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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상하고도 오래된 야구단을 발견했다.”
야구를 좋아하지도 않고, 규칙도 잘 모르는데 10년 넘게 일요일마다 모이는 다문화 리틀야구단 울산 스윙스 이야기 문상훈(빠더너스 BDNS) 추천사 “책을 읽는 내내 내 일처럼 행복했다. 스윙스의 아이들은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을 순서대로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도 몇 점인지 궁금해하지 않는 야구단 책 《스윙스엔 뭔가가 있다》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된 이야기다. 다문화 리틀야구단 울산 스윙스의 어른들과 아이들에겐 ‘승리’나 ‘점수’보다 언제나 ‘함께’나 ‘오래’가 앞에 있었다. 2014년 울산 스윙스를 창단할 때 경찰 오주원과 사회복지사 이상민은 언제까지 이 야구단을 운영할지 계획하지 않았다. 전용 훈련장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이런 상황이라면 창단을 미룰 법도 하지만) 일단은 야구단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만 전념했다. 사회인 야구를 했고 또 오랜 야구 팬이어서, 이왕이면 다문화가정을 위한 운동으로 야구가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꼭 야구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 오히려 튀르키예,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다문화 배경을 지닌 아이들에게 야구는 낯선 스포츠였으니 말이다. 아주 치밀한 계획이나 논리적인 절차 없이 이 야구단은 그저 시작했다. 선의로 굴러가는 세계가 진짜 있을까? 울산 스윙스에 대해 야구를 잘하는 팀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매년 친선 야구대회를 열지만 참가팀 세 팀 중 스윙스가 우승한 적은 단 *번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서진영 작가가 울산 스윙스를 취재하기로 결심한 것도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었다. 오늘, 울산에 직접 와서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야구를 못한다. 이 야구단의 정체는 뭘까? 수상쩍은 이들의 서사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_〈1장 #01 이렇게 야구를 못하는 야구단이라니〉 한 번의 훈련 참관 이후 서진영 작가의 취재가 시작됐다. 작가는 2025년 한 해 동안 서울과 울산을 20차례 넘게 오갔다. “리틀야구가 결코 선의로 굴러가는 세계가 아닌데. 전국 대회 우승이나, 하다 못해 지역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10년을 이어 온 팀이라고 하니.” (23페이지) 그러나 예상과 달리 취재를 하면 할수록 서진영 작가는 크고 작은 선의들을 만났다. “감독님이 못한다고 해서 기회를 안 주면 그 친구는 언제 어떻게 잘할 수 있겠냐고 하셨어요. 하, 저도 인정해요, 그 말씀.” 울산 스윙스 단원 김민성 “야구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인 거죠.” 밀양 레인보우 대표 서영숙(리틀야구단 밀양 레인보우의 단원은 취약계층, 다문화, 장애 아동청소년이다.) “여러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한 팀이 돼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그렇게 많지 않을 거예요.” 전 스윙스 코치 이와모토 세이야 “저 편하자고 그만하면 감독님과 과장님은 어쩝니까.”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학부모회장 “이 사람들아, 우리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는가.” 울산남구야구소프트볼협회 이진곤 전무(그는 협회 소속 동호회 한 팀당 매월 1만 원의 후원금을 받아 리틀야구단 친선 대회를 열어 주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어떤 일이든 그렇게 마음을 ‘턱’ 놓고 하는 게 좋다.” 울산 스윙스 단장 덕진스님 시작했으니까, 계속하고 있으니까 응원한다 스윙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사람은 또 있다. 유튜브 ‘빠더너스BDNS’ 채널을 운영하는 코미디언 문상훈은 《스윙스엔 뭔가가 있다》의 추천사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스윙스 단원들이 결과보다 과정, 승패보다 경험에 집중하는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일처럼 행복했다. _문상훈(코미디언, 리틀야구단 구단주 지망생) 추천사 세상은 온통 이기고 지는 것, 성공의 이야기로만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실은 승패라는 이분법 바깥의 세계를 흥미로워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존재했다. 그리고 《스윙스엔 뭔가가 있다》는 이분법 바깥을 향해 있는 독자들에게 닿기 위해 쓰인 책이다. 시간이 쌓이자 그 자리는 조금씩 자기 것이 되었다. 잘해서가 아니라 계속 나왔기 때문에, 좋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만큼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_〈에필로그〉 이기거나 잘해서가 아니라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응원받을 이유가 충분히 있는 야구단의 이야기 《스윙스엔 뭔가가 있다》에는 성공이나 승패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말해 준다. 이기지 않아도, 잘하지 않아도 당신도 응원받기 충분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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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딱 고맘때 잘 배워 두어야 할 사랑과 우정, 환희, 좌절, 헌신, 겸손과 같은 감정들. 그것들을 한 단어로 줄이면 그것은 야구.
모든 승부에서 한 팀은 이기고 다른 한 팀은 진다. 이기는 팀만 기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기쁜 날보다 좌절하는 날이 많을 것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야구가 목표인 스윙스는 경기 결과에는 덜 신경 쓰면서 누구보다 기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앞세워 가장 중요한 감정들은 제쳐두고 학교나 학원에서의 지식 습득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스윙스 단원들이 결과보다 과정, 승패보다 경험에 집중하는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일처럼 행복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과정이 부정당할 때도 있는 잔인한 세상에서 스윙스의 아이들은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을 순서대로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스윙스 아이들을 보면서 또 한 번 배웠다. - 문상훈 (코미디언, 리틀야구단 구단주 지망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