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집이 선보이는 다정함이란 그야말로 펑크다. 착하고 따뜻한 문장으로 가득한, 불화 없이 평화로운 세계상 같은 건 이곳에 없다. 오히려 반대라면 모를까. 소설 속 청소년들은 때때로 가장 어두운 바닥을 드러내 보이면서까지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려 애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으로부터 다정함이라는 펑크가 샘솟는다. 김서나경의 다정함이 특별히 전복적인 이유는 모두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끌어안으며 확장하는 세계의 가능성을 독자에게 우정의 감각을 통해 선사하기 때문이다. 차이를 뭉개고 지워 버리려는 이 세계의 폭력에 맞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우정이라는 감각이다. 우정은 새로운 저항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