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현실에 치여 애초에 깊은 갈등도, 화해도 있을 수 없는 무심한 관계가 상수가 되어 버린 오늘, 우리는 어떤 형태로 서로를 돌볼 수 있을까? 그것은 누군가가 타자성/화의 회로에 홀로 갇히지 않도록, ‘곁에 있음(besideness)’으로 그의 자존을 지켜 주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우리’-‘사이’를 지탱하는 하이픈이 그렇게 하나의 윤리학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을 황은덕 소설은 아마도 쉬지 않고 탐색할 것이다. 문학이 타자를 여행하는 방법이 되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