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통합적 문화 연구를 전공하고,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불번역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화예술과 미디어,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번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KBS WORLD RADIO 프랑스어 방송의 작가로도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에릭 포토리노의 『나를 지켜줘 아니면 나를 죽여줘』가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우쭐거리는 거야! 너에게 필요한 건 네 자신을 이기는 거라고! 네가 그들보다 강하고 우월하지 않다면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경멸하겠어! 지긋지긋한 핏줄과 평생 싸워왔지만, 결국 나도 같은 피를 가졌어. 내 안에 그것이 흐르고 있어. 엘렌은 혈관이 도드라진 가늘고 까무잡잡한 팔을 들어 을렸다. 이 씁쓸하고 저주받은 피가 나보다 강해지겠지?
복수하고 싶어.... 이러다 복수도 못하고 죽는 거 아냐?' 처음으로 복수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 그날 밤 이후로 그 생각을 양분 삼아 끊임없이 음미했다. '막스를 빼앗아버리는 거야! 내가 겪은 고통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거지!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잖아.... 아!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그 누구도 내 생각을 해주지 않아, 그건 확실해···. 날
엘렌은 입맞춤을 싫어했다. 행동으로도, 목소리로도 어리광을 부리지 않았다. 엘렌은 어리광을 경멸했다. 그렇지만 어둠에 에워싸일 때면 이러한 확신의 말과 친절한 말투가 필요했다. "그럼, 어서 자렴." 그 이상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엘렌은 베개에 입김을 불어 따뜻하게 한 뒤 그 부분에 뺨을 댄 채 평온한 망각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