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 아 유 프롬?” 당신은 어디에서 왔느냐는 물음. 그 질문에 “난 한 사람으로 왔어.”라는 말은 대답이 될 수 있을까. 그로부터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까.
소설은 ‘보파’라는 이름을 가진 ‘너’에게 끝없이 말을 건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나’는 ‘나’로부터 멀어질 수 없기에, ‘나’에게서 ‘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무한히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만날 ‘너’에게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광막한 우주를 여행하는 보이저 1호가 품은 추동력의 근원은 이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존재의 근거를 잃어버린 삶이 품을 희망도 그와 같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 땅에서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뿌리 뽑힌 자들의 슬픔을 찾아 나서는 작가 김숨의 소설이 이 땅에 온 이주민들에게, 그리고 소설을 통해 이들을 만난 우리에게도 위안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