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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무기의 오류는 단순히 엉뚱한 아이디어를 냈다는 데 있지 않다. 오 히려 더 무서운 것은, 그 아이디어들이 대개 아주 합리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해변을 건너야 했고, 벽을 뚫어야 했고, 적의 진격을 늦춰야 했고, 숲 속의 적을 드러내야 했다. 문제는 인간이 그 해결책을 설계하는 순간, 자신이 결과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기는 설계자의 의도만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바람에 휘둘리고, 지형에 막히고, 정치 앞에서 멈추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떨어지고, 심지어 너무 잘 작동한 끝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피해를 남긴다. 이것이 전쟁 무기가 드러내는 인류학적 오답이다. 인간은 언제나 더 정교 한 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 왔지만, 정작 그 무기가 세상과 부딪힌 뒤 어디까지 번져 나갈지는 끝내 완전히 계산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