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우리는 서로에게 팔을 두르고 집으로 향했다.황혼 속에서 하얀 지주관이 호박색으로 물들어 있었다.하지만 집으로 들어가는 대신 제이미는 나를 뒤편으로 이끌었다. 그곳 울타리 위에 걸터앉으면 부속 농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이곳을 위해 태어났군요,제이미?' '아마도.' 그는 들녘과 건물들,굽이진 길과 구릉을 둘러보고 나에게 시선을 줬다.넓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당신은 어때요,나의 새서내크? 뭘 위해서 태어났죠?지주의 안주인이 되려고? 아니면 집시처럼 들판에서 자려고? 혹은 치료사나 무법자의 여자가 되기 위해?' '난 당신을 만나려고 태어났어요.' 제이미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알긴 아는군. 한 번도 말하지 않기에 모르는 줄 알았어요.' '당신도 말하지 않았잖아요.' '말했어요. 랠리브로크로 돌아온 다음날. 당신을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원한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난 원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꼭 같지 않다고 했죠.' 제이미는 내 얼굴에서 머리를 넘겨주며 이마에 키스했다. '난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원했어요. 그리고 레오크 성에 처음 도착한 날 당신을 껴안고 위로했을 때 사랑에 빠졌죠.' 태양이 소나무 숲 뒤로 넘어가고 이른 별이 모습을 드러냈다. 11월의 중반인지라 낮에는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밤공기는 차가웠다.울타리 반대편에 서서 제이미는 고개를 숙여 나에게 이마를 댔다. '이제 당신이 말할 차례예요, 나의 새서내크.' '싫어요,당신이 먼저 하세요.' '왜요?' '두려워요.' '뭐가?' 어둠이 들녘으로 깔리며 땅과 하늘을 하나로 묶었다.실팍한 초생달이 제이미의 이마와 콧날에 정갈한 빛을 드리웠다. '한번 말하면 절대로 그치지 못할까봐.' '이제 겨울이 다가왔고 밤은 길고 길어요, 모 듀인네.' 제이미는 두 팔을 벌렸고 나는 그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체온,강하게 뛰는 고동. '당신을 사랑해요.' --- p.261--p.2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