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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예술이 꽃피는 모스크바 시간으로의 여행 골든 링 무언으로 말하는 톨스토이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카잔 로마노프 왕조의 흥망 성쇠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인권 현장 동시베리아의 두 얼굴 시간이 정지된 목조 전원 마을 전설의 낙원 성스러운 바이칼 신과 정령의 고향 알혼 섬 동시베리아에서 태평양으로 시베리아의 마무리 연해주 부록 1. 항일 독립투쟁의 본향 연해주 부록 2. 연해주에서 바라본 잊혀진 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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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무덤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서구에서 흔히 보는 부조를 곁들인 비석이나 조각, 바닥 표지석 조차없는 자그마한 직사각형의 15cm 정도 높이로 잔디를 입혀 놓은, 하늘 아래 새소리와 꽃들만이 전부인 예상 밖의 단출한 무덤이다.
이곳에 톨스토이가 묻혀 있다는 누군가의 귀 뜸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냥 지나쳤을 정도로 숲 속의 스쳐가는 길가에 자연과 함께 묻혀 있는 자유스런 무덤이다. ‘슬퍼하지도 생각하지도 말고 어떤 것도 세우지 말고 그저 소박하게 묻어 달라’며 ‘하늘을 사랑하여 하늘이 잘 보이게만 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을 되새긴다. 하늘과 새소리 그리고 초록의 자연에 둘러싸여 있을 뿐 그 어느 것도 새겨놓지 않은 톨스토이의 무덤이야 말로 교회나 공원 묘역을 멋있게 장식한 수많은 문화 예술가들의 어느 무덤보다도 더욱 숭고하고 아름답다. --- 「무언으로 말하는 톨스토이」 중에서 조금 더 걸으니 오른쪽으로 그 유명하다는 바우만 거리의 명물 ‘고양이 동상’이 보인다. 18세기 중반 카잔을 찾은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Elizaveta Petrovna)’ 여제는 카잔에는 쥐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카잔의 고양이 30마리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데려가 겨울 궁전의 쥐를 없애는 데 사용하였다. 이후 고양이는 카잔을 대표하는 동물로 ‘알라브리스(Alabrys)’라 불리며 인기 있는 캐릭터가 되었다. 턱을 궤고 있는 ’고양이 동상’의 배를 만지면 행운과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여 수 많은 관광객의 손으로 탈색된 고양이 배를 나도 슬쩍 쓰다듬었다. ---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카잔」 중에서 요란한 소낙비가 아닌 부슬부슬 내리는 보슬비가 세상 주변을 솔솔 구석구석 적시듯이, 차창 너머로 시베리아 자연이 주는 [단순함], [단조로움]은 우랄 산맥 서부의 러시아에서 느끼던 화사하면서도 쫓기는 분주함으로 더한 뛰어다니던 모습에서 벗어나, 두 발짝 물러서서 자연에 둘러싸인 ‘여유의 공백’, ‘망중한’의 넉넉함이 바로 이런 것 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꽉 채우는 것보다 때로는 빈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여백의 미” 이듯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번쩍임’, ‘복잡함’ 보다도 오히려 동시베리아 철로를 따라 와닿는 ‘단순함’ 나아가 ‘단조로움’ 에서 시베리아 여정의 참 모습이 그려진다. --- 「동시베리아에서 태평양으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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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 시작한 시베리아 횡단은 32일 만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끝났다. 이번 여정에서 받은 인상은 그동안 피상적으로 받아들이던 러시아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러시아는 생각보다는 훨씬 더 문화적이고 예술적이며, 심지어는 문학적인 개성까지도 갖춘 순박하면서도 감성적인 이미지로 강렬히 다가왔다.
‘북극의 곰’으로 불리며 음침한 권모술수의 본산으로 인식되던 ‘크렘린’의 경우도 실제로 부딪치고 체험하다 보니 이러한 비판적 선입견에서 확연히 벗어날 수 있었다. (작가의 독백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