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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신법파의 모함으로 유배생활과 지방관 생활로 점철하면서도 3,000수에 가까운 아름다운 시를 쓴 소동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쓰인 그의 시에는 우주와 인생의 이치가 설파되고, 초탈한 인생관이 녹아있다. 자연인으로서, 지식인으로서의 고뇌가 묻어난 인생철학을 노래한 그의 문장들은 시공을 초월한 진리를 담고 있어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하지만 두보 시가 우리나라에 두시언해로도 번역되어 한자 지식층뿐만 아니라 서민층에까지 소개된 것에 비해서 소동파의 시는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본이 없는 실정이었다. 시의 특성상 형식적 제약 때문에 논리적 비약이 심할 때가 있고 함축적 언어를 많이 사용해서 의미가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소동파의 시는 시인의 감정이나 인생철학을 담아내는 문구로 전고(典故: 말이나 문장의 근거가 되는 문헌출처와 유래가 있는 옛날의 일)를 많이 써서 다른 사람의 시보다 훨씬 난해해 우리말로 번역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는 방대한 문헌과 고사에 대한 지식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저 난해한 시로 읽을 수밖에 없기에, 온전한 번역을 위해서는 3,000수 가까운 그의 시를 정확한 우리말로 옮기는 일뿐만 아니라 전고에 대한 상세한 주석이 곁들여져야 함은 필수. 게다가 시간으로 따지면 1~2년은 턱없고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는 일이다. 이 일을 도모함에는 대단한 용기와 뚝심이 필요했다.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우리말로 된 소식시집 완역본을 내겠다는 일념으로 1998년 봄부터 소식시독회를 이끌어왔던 류종목 교수가 2005년 완역소식시집 1권(2012년 정본 완역 소동파시집 1로 개정)에 이어 금번에 제2권을 펴냈다. 실로 7년 만의 결실이다.이번 2권에 실린 시는 총 264수. 최종 다듬고 보완한 시간을 뺀다면 1주일에 평균 한 수씩 번역한 결과다. 그동안 1주일에 한 번씩 빠짐없이 소식시독회를 열어온 류종목 교수는 성실하고 진지하게 역주 작업에 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매번 번역과 주석은 물론 작품해설까지 미리 초고를 작성하여, 그것을 가지고 독회에 나가 참석자들과 토론하여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해결하거나 미흡했던 부분을 보충하기도 했다.짧은 시는 일주일에 서너 수, 긴 시는 3주일에 한 수 정도를 읽어 나갔고, 일정한 서술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선택과 보충을 류 교수 혼자 힘으로 해냈다.1권과 마찬가지로 2권에서도 시 번역에서 역시(譯詩)가 원시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가급적 글자 하나하나의 해석을 지향하면서, 역시 자체가 한 편의 독립된 시가 될 수 있도록 글자수, 대우, 압운 등 역시의 시적 운율도 최대한으로 고려했다.또 원시의 모습을 가급적 있는 그대로 번역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원시에서 은유법으로 표현한 것은 역시에서도 은유법으로 표현하고, 원시에서 의인법으로 표현한 것은 역시에서도 의인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이렇게 하면 원문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주석을 상세히 달아 문제를 해결했다.아울러 소식은 다른 시인과 달리 허사를 절묘하게 잘 운용함으로써 자신의 시에 미묘한 맛을 내고 있다는 판단 아래 그 미묘한 어감의 차이가 최대한 잘 드러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우리말 중에서 적합한 부사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원시에 사용된 허사들 중에는 우리말에서 그 짝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 경우 안타깝지만 가장 가까운 우리말로 대체하였다.류교수와 소식시독회는 지난 2002년 여름부터 2010년 여름까지 총 일곱 차례에 걸쳐 소식이 장기간 체류하며 시를 지은 창작현장과 관련 유적지를 답사했다. 답사 때마다 그 지역에서 창작된 소식의 시 작품을 미리 준비해 가서 현장과 대조해가며 읽은 덕분에 소식시 번역의 정확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소식시독회 창립회원이 9명이던 것이 1권을 펴낼 때는 28명, 지금은 36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소식시에 대한 동학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소식시독회가 점점 더 활기를 띨 것을 예고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소식시 완역이라는 대장정 길(소식시 3,000수 중 이제 6분의 1정도를 마친 셈이다)에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여럿이면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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