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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건축 십계명
프롤로그. 십계명의 변 첫째 계명. 윤리성에 머물라 둘째 계명. 해 끼치지 말라 셋째 계명. 빼라 넷째 계명. 대지 위에 춤춰라 다섯째 계명. 세계에 참여하라 여섯째 계명. 시적 감성을 함양하라 일곱째 계명. 하늘의 별을 보라 여덟째 계명. 기쁨을 나눠라 아홉째 계명. 가르쳐라 열째 계명. 자신의 길을 가라 II. 젊은 건축가를 위하여 2.1. 가난의 소명 2.2. 지혜 2.3. 작업 2.4. 건축주 2.5. 이야기 III. 이 시대 건축을 위하여 3.1. 순정(純正)한 건축 3.2. 건축 불/가능성에 관한 단상 3.3. 상품과 작품, 그리고 ‘(순수) 건축’의 가능성 3.4. 기술 대(對) 지혜 3.5. ‘(케이)팝 아키텍처’를 위한 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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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실천도 한 방안이지만, 윤리의 감각을 문제화하는 것은 한 차원 더 높은 윤리적 행위다. 그리함으로써 기성 윤리가 물화되어 이데올로기로 작동하지 않도록 돕는다.
--- p.15 건축가들이여,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지구 환경에 끼칠 해를 생각하라. --- p.20 우리의 사태가 그러한 까닭에 건축가가 새겨 따라야 할 것은 이것이다. 자신의 구상(디자인)을 줄이고 줄여 최소 상태로 만들어라. 자신이 판단하기에 필요한 것들과 좋은 것들로 스케치하고, 그리고 거기서부터 그 모든 것이 하나하나 진실로 필요한 것인지 거듭 자문하며 없애 나가라. 그리고 남겨진 모든 여지는 자신을 넘치는 것, 그러니까 자신 바깥의 낯선 것, 미지未知의 것, 감히 단언이나 확언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것 등이 차지하도록 자리를 내어줘라. 다르게 말해 ‘no-design’의 디자인인 셈이다. 게다가 건축은 지어내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한다. 오캄의 면도날처럼 큰 차이가 없으면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게 하는 것이 만사와 만인에게 유익하고 좋다. 건축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다. --- p.25~26 건축은 질서에 담은 혼돈, 단수 속에 깃든 복수다. 목적지에 이르기 위한 움직임(수단)이 아니라 기쁨을 위한 움직임(목적)이다. 춤이요, 음악이다. 시다. 몸을 넘어 영혼이 숨 쉬는 공기다. --- p.31 짓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쏟은 생각과 감각 등 모든 삶의 에너지에 대한 응답을 얻음으로써 객관의 세계와 주관의 내가 비로소 대화의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야기하는 인간(호모 나랜스)은 오직 그로써 진정한 삶을 산다. --- p.35 건축이 시가 되는 사건은, 건축이 도래한 존재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축 본래의 사태다. --- p.39 니마이어Oscar Niemeyer는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자신의 별로 삼았다. 세상이 아무리 어두워도 하늘에 별이 있는 법. 다만 뭇 사람들은 하늘을 보지 않을 뿐이다. 우리 모두 별에서 온 존재라는 사실에 무지한 채. --- p.44 그러므로 명예든 물질이든 마음이든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파트너들과 공유하라. 심지어 공을 일군 노력의 대부분이 자신의 것이라도 그리하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만은 사람을 잃게 하는 악이며, 겸손은 사람을 얻게 하는 덕이다. 건축가는 결코 독불장군일 수 없다. 누구나 아는 이 뻔한 말을 뼈에 새겨라. --- p.48~49 가르치지 않는 프로는 없다. 가르치지 않으면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없다. --- p.51 자신의 길을 끝까지 가는 자는 자신 앞에 놓인 모든 것을 치우며 간다. 설령 그것이 자신의 아비거나 조사祖師일지언정 죽인다. 오직 홀로 간다. 심지어 자기마저 버리며 간다. 걷고 또 걷는 자는 이미 자신을 버린 자다. 무소의 뿔처럼. --- p.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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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이르매 (『건축 십계명』 머리말 중)
“『건축 십계명』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내는 것은 건축 선생과 건축 비평가로서의 ‘나의 때’가 이르렀기 때문이다. 마침내 선생 역할을 끝내고 오랜 세월 목구멍 포도청에 저당 잡힌 나의 자유를 온전히 되찾는 시간이 임박하면서, 이제는 건축에 대한 나의 이러저러한 생각을 정리해 세상에 내어놓을 때다. 건축 비평가라는 이름으로 이러저러한 글을 통해 남의 작품과 우리 건축 사회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이러쿵 저러쿵 해댄 나로서는, 그리하는 것이 그저 온당한 책무라 여긴다. 이로써 나는 이제 어떤 사회적 책무로부터도 자유로울 시간이다. 선생과 비평가의 자리를 벗어남으로써 나의 완전한 삶을 위한 조건이 흠 없이 열리는 셈이다. 홀가분하고 기쁘기 짝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