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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 4
1부 민속 생명 탄생의 조짐을 알리는 하늘의 계시 ‘태몽’ / 10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삼신받이굿 / 15 난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1) / 22 난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 28 시엉어머니 삼아주기와 업둥이의 의미 31/ 봄에 하얀 나비를 보면 / 36 신구간에 이사갑니다 / 43 도둑잡이 뱅이를 아십니까? / 48 도깨비, 찬란하고 쓸쓸하신 그분 / 54 민속으로 읽는 단군신화 / 59 강원도의 신이 된 단종 임금 / 66 『금오신화』에 담긴 이야기 / 72 2부 역사 세종대왕의 생신잔치 / 80 『월인천강지곡』의 비밀 / 87 헌종과 경빈의 사랑 이야기 / 93 이순신 장군이 쓴 마지막 일기 / 100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전염병 극복 방법 (1) / 107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전염병 극복 방법 (2) / 113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진 전주 여행 (1) / 119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진 전주 여행 (2) / 126 6월 부채에 담긴 의미 / 132 월하정인 그림 속에 남겨진 시와 사랑 / 138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에 가면 / 145 식민지 조선의 자화상, 아리랑 /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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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특이한 태몽도 있습니다. 무덤 위에 꽃이 피는 꿈을 꾸면 귀한 자식을 얻는다고 합니다. 마늘을 사거나 얻는 꿈은 성직자나 교육자 등 정신적인 지도자가 태어나는 태몽이라고 합니다. 마늘 꿈도 태몽이 되는지 의아해하는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참고로 마늘은 신의 음식이라고 해서, 대개 마늘 꿈은 태몽이 아니라 하더라도 재물이나 사업 자금을 의미합니다. 또, 집안에 재물이 늘어남을 상징합니다. 그러니까 마늘 태몽으로 태어난 사람은 그 집안에 재물 이상의 복덩이라는 의미로 확대해석할 수 있습니다.
--- p.13 삼신굿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삼신굿을 하고 나면, 임신을 원하는 여자는 굿을 마친 후 일정 기간 동안 절대로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대화를 나누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그것입니다. 삼신할머니가 질투가 많다고 여겨서 생긴 말입니다. 만약 삼신굿을 받은 여인이 다른 여인과 대화를 나누면, 이 삼신이 애꿎게도 그 여인에게로 넘어가서 엉뚱한 여인이 임신을 해버린답니다. 다른 남자와 대화를 나누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남자의 부인에게 삼신이 넘어가버려서 그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된다는 속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삼신 받는 굿’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p.17 난산에 대처하는 방식은 평안도로 가면 더욱 과격해집니다. 평안도 박천지역 풍속에는 지붕에 올라간 남편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다가 아예 추락해버립니다. 떨어져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의 타박상은 입을 것입니다. 이처럼 지붕 위에 임산부의 남편이 나뒹굴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 밑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뭐라고 할까요? “아이고! 지랄하네!”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민속 관행을 실제로 “지붕 지랄”이라고 부릅니다. 고의적인 추락을 통해서 출산을 촉진시키려는 일종의 주술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람처럼 엄마 배 속에서 툭 떨어져서 빨리 나오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난산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는 부인을 위한 남편의 마지막 초강수입니다. --- p.30 임금이 강연에서 신하들의 보고를 받습니다. “근일 감옥에 전염병이 크게 돌아 죄수들이 잇따라 병이 든다고합니다.” 하니, 임금이 승지에게 말하기를, “이런 더위를 당하여 갇힌 것도 불쌍한데 더구나 병까지 걸리다니 내가 더욱 가엾게 여긴다. 승지는 가서 죄수들을 검열하여 가벼운 죄인은 석방하라.” 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임금이 보통의 경우처럼 하늘을 감동시키려고 죄인을 풀어준 것이 아니라, 죄인들이 전염병으로 죽을까 염려한 것입니다. 오늘날 민주주의사회에서나 고려할 만한 범죄자 인권 문제가 조선시대 전염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이미 논의된 것입니다. --- p.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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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의 착함 삶의 온기를 담다』
우리 역사와 민속,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민속은 민간생활과 결부된 신앙, 습관, 풍속, 전설, 기술, 전승 문화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이다. 우리는 민속의 범위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 살아간다. 우리가 호흡하고 있지만 숨 쉬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처럼 민속은 늘 우리와 함께 공존한다. 우리 민속에는 오랜 시간 민간의 지혜가 축적되었고,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역사가 됐다. 새 생명의 탄생에 관한 태몽과 출산에서도, 풀숲을 날아다니는 하얀 나비에서도, 당대 이름을 떨친 화가의 그림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의 옛 기록에서도 사람의 온기와 착한 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와 일상의 모든 곳에 존재했던 그 심성의 사연에 대한 이유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러니까 태몽에는 생명 탄생의 신비함이, 삼신받이굿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가,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출산에서는 고통 분담과 사랑이, 도둑잡이 뱅이에는 이웃들의 착한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저자는 이렇게 무궁무진한 사연 속에 담긴 삶의 지혜와 착한 심성을 읽어냈다. 삭막한 오늘날 바쁜 생활 속에서 사람들의 여유와 인간미를 느끼기 어려운 요즘, 이 책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이야기는 인간의 착한 마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저자는 ‘그동안 연구해온 우리 역사와 민속에서 찾아낸 선한 지식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민속의 착함』은 인간미와 함께한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새로운 앎은 물론이고 생소했던 민속 문화에도 한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2부로 나눴다. 1부에서는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든 여러 민속 이야기를 담았고, 2부에서는 우리 역사와 옛 기록에서 볼 수 있는 인물과 그들의 일화를 소개하였다. 총 24장으로 구성된 각각의 이야기와 함께 인간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저자의 재치있는 생각과 해석도 덧붙였다. 이 책은 전주 국악방송의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온고을 상사디야]의 ‘임승범의 문화읽기’ 코너에서 저자가 방송한 우리 역사와 민속 이야기 중 다시 전하고 싶은 얘기를 골라 실었다. 저자는 국악방송에서 우리 역사와 민속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청자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