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연주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에 광주로 이사해 학창시절을 광주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때까지 여학교를 다녔고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범생으로 간주되었고, 공부 잘하는 학생의 특권을 누리는 것이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우선 살고 보자는 생각에 선생님들의 묵인 아래 딴 짓도 좀 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에 입학해 학생회 활동과 중앙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면서 학생회에서는 똑똑하다고 칭찬받는 자신이 중앙 동아리에서는 매력 없는 여자로 평가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동일한 여성에 대해, 여학생이 대다수인 인문학부와 남학생이 대다수인 중앙 동아리에서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달랐다. 동일한 지적 능력을 지닌 남성들에 의해 자신이 차별받는 것을 느끼며, 여중과 여고를 다니면서 공부만 잘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가장 개방적이라는 대학에도 성 차별은 존재했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은 해결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여성주의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 동아리의 축적된 가부장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없어서 중앙 동아리를 그만두고, 저학년 때는 학생회 활동, 고학년 때는 인간 관계를 쌓으며 학창시절을 즐겼다.
졸업과 동시에 학부에서 하지 못했던 여성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세대 대학원 문화학협동과정에 진학하여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비판적 문화 연구자들의 모임인 미디어/문화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있다. 대학원에서 문화와 젠더를 배우면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여러 번 했고, 여성주의자 교수님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학문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지도 교수님의 가르침을 몸에 새기고자 노력 중이다. 《남성페미니스트》를 공동 번역함으로써 여성주의자로서 한국 사회에 말 걸기를 시도했으며, 이 책 역시 또 하나의 말 걸기 작업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