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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
1부 휴가 중인 허수아비 먹다 둔 빵 화산탄 방귀 뀌는 로션 갈옷 물들이기 휴가 중인 허수아비 다이어트 하는 달님 이름 때문에 억울한 못 털장갑 이상한 기후 번개무늬 훈장 한여름 안개 고자질 2부 고마워! 똥파리야 우산 두 개 도망가는 잔디 그네를 타면 인형 뽑기 고마워! 똥파리야 자전거 삐딱한 마음 받아쓰기 연습 뿌리치기 힘들어 운동화 끈 훌라후프 돌리기 입김 억울해 바위그늘 3부 담쟁이가 그린 벽화 근사한 답장 지나친 관심 그늘막 씨감자 골칫덩이 두 얼굴 제발 담쟁이가 그린 벽화 눈 속에 핀 매화 풀숲 음악회 요놈의 제비 겨우살이 얼마나 맛있어 보였으면 호랑거미의 낚시법 보금자리 4부 매운맛 자알 봤지? 가족올림픽 콧등 위 까만 점 할머니의 냉장고 잘 놀다 온 휴가 직업병 1 - 농부 엄마, 목수 아빠 직업병 2 - 계단 청소하는 아빠 직업병 3 - 식당 이모 진달래 화전 날벼락 매운맛 자알 봤지? 편지 쓰기 넘어졌다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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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우산 두 개 들고 학교 가요. 어깨 쭉 펴고 걸음도 씩씩하게 학교 가요. 선생님, 빌려주신 우산 가져왔어요. 몸은 복도에 있는데 목소리가 먼저 교실로 갑니다. - 「우산 두 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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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이자 시집의 제목인 『방귀 뀌는 로션』은 시인의 다섯 살 어린 조카의 말에서 탄생했다. 거의 다 쓴 선크림을 짤 때의 모양새가 방귀 뀌는 모습과 꼭 닮아 그에 빗대어서 표현한 것이다. 이에 작가의 말을 통해서 조카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본 풍경들’을 저장한 후 동시를 쓰며, ‘내 맘을 동시를 빌려 표현할 수 있을 때 작가가 되길 잘했다고 여긴다’라고 창작의 동력을 밝혔다. 김민경 작가가 색연필과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또한 시에서 전해지는 특유의 유쾌함을 살리는 데 힘을 더 실어준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풍경을 흘려보내지 않고 시의 소재로 포착한 이번 동시집에는 매사에 진심을 담아 대하는 어린이들의 행동과 태도가 잘 반영되어 있다. 「우산 두 개」에서는 반가운 나머지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몸이 먼저 빠르게 반응하는 어린이가 등장한다. 인간관계와 일에서 계산을 앞세우곤 하는 어른들의 세계와 달리,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작가의 말 다섯 살 조카를 며칠 데리고 지낸 적이 있어요. 조카랑 나들이를 나가려는데 선크림을 발라달라고 하더군요. 거의 다 쓴 크림은 피쉭 하며 손등에 나왔지요. 이걸 본 조카가 “방귀 뀌었어.”라고 하는데 귀가 번쩍 뜨였답니다. ‘방귀 뀌는 로션’은 이 한마디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조카들은 제가 동시를 쓰게 되는 동력이에요. 말문이 트이자마자 내 동시집을 들고 다니며 외우는 조카 수희, 미래의 독자 채희와 혜리, 쌍둥이 민범이와 미경이. 이들이 찐팬이 되어주어 네 번째 동시집을 내놓습니다. 지난달에 제 동시집을 1권부터 보았다는 어느 분이 질문을 주셨어요. 축구 좋아하느냐고. 축구 이야기가 등장해서 궁금하다고. 글쎄요?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제 딸들이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였는데 경기에 따라 다니며 본 풍경들이 저장되었다가 나오나 봐요. 아이들이 어릴 때 저는 부족함 투성이 엄마였어요. 아이들이 방학이면 점심을 스스로 해결하게 둘 정도였지요. 직장을 핑계로요. 물론 마음이 편한 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축구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축구를 시키자고 맘먹었어요. 운동을 하면 장점이 많잖아요. 무엇보다 저는 운동하는 시간 동안은 어른과 있게 될 테니 안심이 될 것 같았어요. 조심스럽게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코치님이 흔쾌히 아이들을 받아줬지요. 한여름 땡볕에서 연습을 하느라 힘들다고 그만두겠다는 아이들에게 매일 이런저런 핑계와 회유를 하면서 넘어갔어요. 그 기억이 늘 머리에 있답니다. 이번 동시집에도 어김없이 축구 이야기가 등장해요. 둘째가 골키퍼였는데 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다니기 일쑤였지요. 골을 먹을 때마다 아이를 보는 제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동시 ‘도망가는 잔디’는 둘째를 생각하며 쓴 시예요. 수고했다고 애썼다고 격려해주려고요. 이젠 성인이 되어버려서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싶지만요. 이처럼 내 맘을 동시를 빌려 표현할 수 있을 때 작가가 되길 잘했다 여긴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보세요. 메모지에 적고 또 적어 보는 거예요. 아주 사소한 것들도요. 우리가 관심만 가진다면 주변에 동시가 되려는 글감들이 널려 있거든요. 동시를 쓰게 되면 꼭 자랑해주세요. 기대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