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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 풍경에서 시작된 나의 이야기
자동차 운전석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에서부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얼기설기 뒤얽힌 하늘 위의 전선처럼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날입니다. 새들은 자유롭게 날아가고 세상은 바삐 움직이는데, 나의 시간은 유독 멈춰 버린 것 같은 그런 날, 길 위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비록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은 꿈이지만, 떠올릴 때마다 늘 사라지는 꿈이지만, 나는 그 꿈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지요. 날마다 그 꿈을 찾아 달리고 있습니다. 어느덧 길에는 안개가 자욱해요. 앞이 보이지 않아 길을 잃기도 하고, 가다가 힘들어서 주저앉기도 하지요. 꿈은 자꾸 멀리 달아납니다. 도로 위에는 ‘위험’ ‘사고 잦은 곳’ 같은 표지판이 나를 가로막습니다. 도로 표지판은 파주출판도시와 임진각을 안내하더니, 개성과 평양이라는 비현실적인 도착지를 가리키기도 해요. 내 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유로는 끝없이 뻗어 있습니다. 여기가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쯤에서 되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붙들 때쯤, 내 안의 작은 내가 다정한 위로를 건네 옵니다. 나무가 숲을 이루려면, 작은 씨앗이 열매를 맺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빨리 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잠시 멈춰 있어도 괜찮다고요. 어느새 꽃나무들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가 나의 길을 환하게 채웁니다. 날마다 자유로를 달리면서 몇 번이나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뿐이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동안, 나도 함께 성장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나의 자유로는 ‘나’를 찾는 길이었습니다. 길 위에서 나는 더 단단해질 것이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꿈을 찾아 달렸던 한 시절의 기록, 그림책이 되다 책 끝의 ‘지은이의 말’에서는 그림책 『자유로 가는 길』이 탄생한 배경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파주에 살던 작가는 어느 날 서울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작업실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3년 동안 매일같이 파주 집과 서울 작업실을 왕복하며 꿈을 키워 나갔지요. 육아와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에 있었기에 작업 시간은 늘 아쉬웠고 앞길도 막막했다고 해요.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작가를 위로하고 힘을 보탠 것은 자유로의 석양과 아름다운 풍경들이었습니다. 작가에게 말을 걸어 온 창밖 풍경들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되었고, 그림책으로 엮을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 지지 않고 꾸준히 달려온 시간이 작가의 꿈을 이루어 준 것입니다. 권희주 작가는 그동안 다양한 어린이책에 일러스트를 그렸지만, 직접 쓰고 그린 책으로는 『자유로 가는 길』이 첫 출간입니다. 층층이 쌓아 올린 판화 기법의 그림들은 꿈을 찾아 나선 이의 막막한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물안개가 자욱한 자유로의 아련한 풍경이 여러 겹의 레이어로 세련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 작가는 한 장면의 그림이 뒷면에 비치듯 반복되는 기법을 통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의 잔상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길 위에 선 화자의 내면을 레이어와 잔상으로 시각화한 콘셉트에 맞추어 표지에는 트레싱지 커버를 씌웠습니다. 개성 있는 기법과 표현력으로 이미 경쟁력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작가이기에, 다음 행보가 어느 곳으로 향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