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백치 7
옥춘사탕 17 9일 42 추파 47 흰 피 66 누런 이 86 텅 99 벽면 131 올리브 한 알 152 소보루빵 랜드로버 165 젓가락 188 거룩 196 이제 팔베개를 풀 때 227 튀김 239 작가의 말 253 |
이건
이형순의 다른 상품
|
1.8kg.
집착도 갈애도 모두 벗겨낸 삶의 마지막 입자. 뒷산에서 발견한 길냥이가 낳은 어린 새끼 고양이를 안아 보았던 무게였고, 겨드랑이에 낀 두꺼운 책 한 권 정도의 희미한 자취. --- p.23 “그건 나도 알 수 없지. 10분이나 하루가 될 수도 있고, 10년이나 30년이 될 수도 있겠지. 삶이란 1분도 긴 것이고, 1년도 짧은 것일 수 있지 않겠나. 인간은 살아있을 때 그 많은 시간이 주어졌어도 후회의 시간만 쌓다 생을 마감하지 않나. 그러니깐두루 원래 인생에서 충분한 시간이란 있을 수 없지. 주어지면 주어질수록, 차고 넘치면 차고 넘칠수록 더욱 목이 말라 헐떡이는 게 인간 아니겠는가.” --- p.37 첫눈에 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한 사람의 심장으로 또 한 사람이 걸어들어올 때는 어처구니없는 순간일 때가 많다. 선사들이 깨달을 때와 흡사하다. 닭 울음소리나, 낙엽이 뒹굴 때 혹은 촛불이 꺼지는 순간처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엉뚱한 순간에 세상은 벼락처럼 새롭게 열린다. 알도에게 벼락이 된 그녀의 모습은 하품이었다. --- p.135 알도는 죽음의 실체라는 것이 식어버린 몸뚱이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죽음을 지렛대 삼아야만 존재할 수 있는 삶이라는 시간. 죽음을 절대 피할 수 없다면 유일하게 남은 일은 완전히 죽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사티가 완전히 죽기 위해서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왜 인간들은 완전하게 죽지 못하고, 온전하게 이별하지도 못한 채 후회와 자학만 거듭하는 것일까. 그 수많은 지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가족을 피눈물로 떠나보내면서도 부조금만큼의 깨달음도 얻지 못하고, 죽은 이들과 여지없이 똑같은 길을 따라 걷고, 또 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후회만을 거듭 되풀이할까. --- p.148 |
|
마지막으로 유골 분쇄기에서 나온 분말, 1.8kg
집착도 갈애도 모두 벗겨낸 삶의 마지막 입자...... 재회의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함께할 마지막 시간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사랑하던 여자 ‘사티’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 ‘알도’. 화려하지도 않고, 알려지지 않은 쓸쓸한 장례식에서 알도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후회한다. 알도에게 남겨진 것은 화장터에서 나오는 사티의 마지막 흔적, 유골 1.8kg뿐이다. 그런 알도에게 수상한 노인이 다가와서 제안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제안. 노인의 말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지만, 알도는 사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노인의 말을 믿어보기로 한다. 노인이 준 차를 마시고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가운데, 노인은 알도에게 두 가지 충고를 한다. 과거로 돌아가면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 모르게 될 것. 그리고 결코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 알도가 다시 눈을 뜬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티가 죽기 9일 전의 과거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고. 마치 꿈과 같은 현실에, 알도는 자신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는다. 지금 당장 못다한 말을 전해야 한다.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축복 중 최고의 축복이다. -소크라테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