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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umi Kobayashi,こばやし やすみ,小林 泰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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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치는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 노트 주인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누군가 이 노트를 본다면 주인이 기억 장애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 혹시라도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어떤 사람이 지인라며 접근해서 교묘한 말로 자신과 어떤 약속을 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즉, 전향성 기억 상실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누군가에게 악용당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재산을 빼앗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범죄에 말려들 수도 있다. --- p.13 살인마와 싸우고 있다고?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니키치는 그 살인마의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그리고 살인마와 싸우고 있는 것조차 단 몇 초 전까지 잊고 있었다. 이건 너무나도 불공평한 거 아니야? 이건 불리해도 너무 지나칠 정도로 불리한 상황인데. --- p.21 이것이 바로 키라의 ‘초능력’이다. 상대의 신체를 접촉한 상태에서 말을 하면 그것이 기억으로 이식된다. 최면술처럼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약간 넘어선 정도의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키라는 그것을 초능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능력의 실체는 전문 과학자들이 그를 직접 연구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키라는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었던 것이다. --- p.25 이게 무슨 소리야. 기억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다니. 내게 남아있는 기억은 증상이 생기기 이전의 것뿐인데. 이 노인은 몇 번이고 나에게 질문을 해서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을 거야. 그에 반해서 나는 질문을 했다는 사실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니……. 이러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어. --- p.41 여자는 계속해서 벨을 눌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벨을 누르는 간격이 점점 짧아졌다. 처음에는 20초 간격이었는데 10초가 되고, 5초가 되더니 2초가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연속해서 벨이 울렸다. 그런 식으로 10분이나 계속해서 울렸다. 니키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와 전율을 느꼈다. --- p.45 니키치는 그 남자가 있은 곳으로 가서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단 아래쪽 바닥에는 한 남자가 축 늘어진 채 쓰러져 있었다. 관절과 목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크게 꺾여 있었다. 니키치는 말문이 막혔다. --- p.158 이 남자가 자신과 교코의 기억까지 조작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자 니키치는 밑도 끝도 없는 공포와 절망적인 무력감이 엄습해 왔다. 눈앞에 상식을 뛰어넘는 괴물이 있다고 생각하니 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 p.160 “나를 죽일 생각인가?” “다른 사람 같았으면 죽이는 것 외에도 방법이 있지만, 너는 선택의 여지가 없네.” “지금 여기서?” “원래 사람 눈이 닿지 않는 산속 같은 데로 데리고 가야 하는데, 너는 내 초능력이 통하지 않아서 기억을 조정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 --- p.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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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죽이기』의 천재 소설가가 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억 추적 스릴러
국내에서 베스트셀러 일본 미스터리 소설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앨리스 죽이기』의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님은 일본에서 전통 있는 호러 대상과 SF 대상을 수상한 천재적인 소설가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발표하던 그분의 작품 중 2018년에 국내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던 미스터리 스릴러『기억 파단자』의 리커버 개정판이 작가의 1주기를 맞이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사고로 수십 분 후면 기억이 사라지는 전향성 기억 상실증에 걸린 남자 니키치. 그는 매일 아침 깨어나 새로운 기억을 갱신해야만 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잃어버린 장기 기억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노트의 메모뿐입니다. 기본적인 삶조차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 그가 사람의 기억을 마음대로 바꾸는 능력을 가진 살인마 키라와 대결을 펼쳐야 할 상황에 빠집니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사고를 따라 서술함으로써 기억 장애를 가진 사람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줍니다. 그런 면에서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살인자의 기억법』과도 닮아있는데, 거기에 ‘기억 장애자’와 ‘기억 초능력자’라는 대결 구도로 독자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끌고 가는 뛰어난 필력이 돋보입니다. 『기억 파단자』의 리커버 개정판은 새로운 커버 디자인과 함께, 새롭게 윤문 작업을 하여 번역체의 느낌을 완전히 제거하여 더 잘 읽히는 글로 다듬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은 ‘기억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꼭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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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품을 장편으로 쓸 수 있다는 것부터 무시무시하다. 일반적으로 기억을 유지할 수 없는 사람만 나오는 이야기나 다른 이의 기억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만 나오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보통인데, 그런 두 명의 사람이 만나는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지 전혀 예상할 수가 없다. 이처럼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이 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 엔조 도 (SF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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