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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2. 이야기들 3. 과학 4. 기술 5. 진화 6. 윤리 |
Freeman John D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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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나는 <옴니 OMNI>로부터 무선으로 외계인에게 보낼 75개 이하의 단어로 된 메시지를 작성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때 내가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친애하는 외계인에게 당신의 침묵이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어 가진 아름다운 이 우주를 이렇게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우리가 초조해 할 때도 참아 주시고, 우리가 버릇이 없을 때도 관대함을 베풀어 주시고, 우리가 어리석을 때에도 현명함을 잃지 마십시오. 우리는 미숙한 종이고 아직도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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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전망하면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들, 즉 과학에 대한 조그마한 단편, 그리고 기술에 대한 더 조그마한 단편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과학, 기술, 진화, 윤리 간의 상호 작용을 탐구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실제 이야기를 인용하기도 할 것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복잡성, 초끈이론과 같은 과학적인 주제, 온실 효과나 인구 과잉과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문제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내가 이야기할 참신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사회학이 아닌, 사례 연구와 과학 소설을 인간사를 논의하기 위한 길잡이로 사용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 웰스의 <타임머신>은 어떤 통계적 분석보다도 과거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더 많이 제공한다. 왜냐하면 통찰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p.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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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안적이고 어리석은 인간사를 폄하하는 말로 <한치 앞도 못 본다>라는 표현을 흔히들 사용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상상력과 통찰력이 뛰어난 인물들은 멀거나 가까운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았다. 그중에서도 여러 작가들은 훌륭한 과학 소설을 남겼고, 그 작품들 속에서 상상한 미래는 이미 실현되었거나 현재 실현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것들은 미래의 어느 날에 실현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막연히 그 날을 기다려야만 하는가?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우리의 그러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이 책 {상상의 세계Imagined Worlds}를 펴냈다. 그는 웰스H. G. Wells가 1895년에 내놓은 과학 소설 {타임머신}의 상상력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인간이 상상한 세계가 인류의 과학과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켜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다이슨은 자신이 말하는 미래를 독자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별로 나누어 각각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실제 이야기를 인용하기도 한다. 이 책은 서론, 이야기들, 과학, 기술, 진화, 윤리 여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이 책을 쓰게된 동기와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이슨은 이렇게 자문한다. <오늘날 누가 우리 후손들의 세계를 위한 꿈을 가지고 있는가?> 그는 {타임머신}이 영국 사회에 끼친 영향력에 대하여 분석하면서 <우리가 과학과 역사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 가운데 하나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웰스는 우리에게 전망을 확장해 주고 책임감을 일깨워 주기 위해 미래 세계를 상상하는 데에는 성공했다.>라고 하며 씁쓸하게 토로한다. 다이슨은 자신의 꿈인 <과학 소설>의 상상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참신한 미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야기들>에서는 기술과 인간사(人間事) 사이의 상호 관계를, 핵전쟁의 지옥을 그린 {절망 속에서On the Beach}의 작가 네빌 슈트 노르웨이의 비행선에 대한 도전을 시작으로 전개해 나간다. 다이슨은 대영 제국의 꿈이었던 비행선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했던 핵과 얼음샘 같은 기술이 실패하게 된 원인에 대해 사회과학적인 예리한 분석력을 발휘하여 앞으로 어떠한 기술이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과학>에서는 <도구>가 일으키는 과학 혁명과 <개념>이 일으키는 과학 혁명, 과학 혁명이 야기한 과학의 스타일 변화 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다이슨은 여기에서 여러 가지 예를 드는데, 그중 하나로 근래에 SF 영화들을 통해 화제가 된,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 위를 달려오는 혜성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물체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운동량이 필요한데 수소 폭탄 같은 것은 많은 양의 에너지만 가하므로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매스 드라이버>라는 특별한 자기 가속 장치를 제시한다. 그 장치를 이용하면 뉴턴의 제2운동법칙을 통해 지구에 달려오는 혜성에 반작용을 일으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즉, 현재의 도구만으로 해결책을 강구한 것과 개념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의 차이를 보여준다. <기술>에서는 기술이 인간 사회에 초래한 선과 악을 거론하면서 미래에 등장할 유전공학의 체외발생 기술, 라디오텔레파시, 라디오신경학 등이 가져올 영향력을 과학, 윤리적 측면에서 타진한다. 다이슨은 여기에서 홀데인의 {다이달로스}, 올라프 스테이플돈의 {시리우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브루스 채트윈의 {우츠}, 마이클 크라이튼의 {주라기 공원}, 프레드 호일의 {검은 구름} 같은 과학 저작들을 언급하면서 그러한 작품들이 상상한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에 대해 과학적인 검정을 시도한다. <진화>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마음가는 대로}에서 나오는 인간의 일곱 가지 단계를 비유하여 인류의 미래를 십 년, 백 년, 천 년, 만 년, 십만 년, 백만 년, 무한이라는 일곱 가지 시간 단위로 나누어 각 단위에서 등장할 미래의 진화상를 조망한다. 십 년 단위에서는 디지털 천문 혁명과 인간 게놈 프로젝트, 백 년 단위에서는 생태 문제와 우주 식민지 건설 및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된 후손의 등장, 천 년 단위에서는 라디오텔레파시를 통한 생물종 간의 전쟁, 만 년 단위에서는 인공지능화된 후손들의 사회 건전성, 십만 년 단위에서는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 <캐롤 우주>의 등장과 인간의 영역 확대, 백만 년 단위에서는 캐롤 우주에서의 4차원적 시공간 이동, 무한 단위에서는 은하와 우주의 변화에 대처하는 <최대 다양성 원리>를 각각 설명한다. <윤리>에서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다가올 빈부의 격차, 인간의 행복, 생명 윤리 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무너진 사회 정의, 과학기술의 혜택을 평등하게 누리지 못하는 빈부 격차의 상황, 라는 소프트웨어로 만들어낸 인공 생명체의 생명 윤리 등에 관한 다이슨의 미래 전망이 담겨 있다. 다이슨은 그에게 최초로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무한한 다양성을 위하여Infinite in All Directions} 이후 우리에게 과학자의 관점에서 인간과 세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과학과 기술, 실제적인 것과 상상의 것이 초래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공한다. 그는 과학, 과학 소설, 엄격한 <나폴레옹> 스타일의 과학과 자유로운 <톨스토이> 스타일의 과학, 생명종 간의 생체 무선통신인 라디오텔레파시와 라디오신경학의 시대, 과학 저술가, 노동 운동가와 노동 운동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이슨은 그러한 이야기들이 담고 있는 즐거움과 우울함에 공감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학과 역사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가를 제시한다. 뛰어난 재치와 심오한 지혜들로 가득한 이 책은 인류 미래의 행복과 생존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의 호기심을 풀어줄 것이다. 가이아 이론, 핵무기의 미래, 과학 소설, <과학 숭배>의 위험성, 우주 탐사선 플루토 익스프레스 호 등, 주제에 관계없이 다이슨은 윤리가 어떻게 하면 기술의 나쁜 결과를 줄이고 좋은 결과를 강화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생물학자인 홀데인이 표현한 것처럼 <과학의 진보가 윤리적 진보를 수반하지 않으면 혼란과 비참함을 초래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