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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사
1부 바다 | 신호 | 햇살이 묻었다 | 보통으로 사는 일 | 불빛들 | 커피 | 새벽 | 적응 | 고양이 등짐 | 손길 | 터미널 | 사우나 | 대게 | 떡볶이 | 주말 | 정월 2부 꽃 | 멀미 | 안부 | 자화상 | 봄이 길다 | 이타심 | 만우절 | 미물 | 축의금 | 송별연 | 산책 눈물 | 나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 | 필요할 때만 전화하는 사람 | 기다림 | 빨래를 개다가 행운 | 우리에게 필요한 것 3부 지나치게 밝은 당신 얼굴이 신경 쓰입니다 | 구름 | 적단풍 | 문진 | 제자리 | 어느 날 기적 | 카페 | 이번 여름에는 얼굴을 좀 태워야겠다 | 시간 | 비, 소식 | 바람 | 지금 4부 점쟁이 | 선물 | 햇살 | 푸른 잎 | 남겨진 것들 |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축 결혼 | 유모차와 어르신 | 지혜 | 고백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너라는 계절 | 만남 혼자 마시는 커피가 사치인 것 같아서 | 삶 끝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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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 당신 손이 이토록 / 차가운 걸 보면 말입니다.
--- p.27, 「신호」 중에서 얼마 전 내린 눈이 녹지를 않는다. 그것은 꽁꽁 얼어 작은 동산이 되었다. 바큇자국도 결정이 되었다. 나의 발자국과 누군가의 발자국이 엉켜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언덕은 차가 오르지 못한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사이 산비탈은 죽은 땅이 되었다. 철 지난 낙엽은 화석이 되었다. 바람이 그 위를 미끄러진다. 적막은 하얗게 굳었다. 길고양이도 넘어질까 살금살금 걷는다. --- p.70, 「정월」 중에서 모든 것이 순조로운 날이었다. 출근길부터 그랬다. 신호등 빨간불은 내 앞을 가로막지 않았다. 덕분에 지각하지 않았고 하얗게 올라오는 모닝커피의 온기까지 즐길 수 있었다. 나를 괴롭히던 최는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점심 메뉴도 마음에 들었다. 업무 처리는 오늘따라 막힘이 없었다. 월요일 회의는 생각만큼 지루하지 않았다. 칼퇴근이었다. 퇴근길 역시 뻥뻥 뚫렸다. 내 낡은 자동차가 가까워지면 모든 신호등이 파란불을 밝혔다. 퇴근 후 달리기는 최고 기록을 찍었다. 순풍에 돛 단 듯, 손대면 되는 날. 이 세상이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곧 불안감이 몰려왔다. 일희일비하는 게 삶이란 걸 알고 있었다. 오늘이 기쁘면 내일은 슬플지도 모를 일이었다. --- p.116, 「행운」 중에서 어떤 이는 비 오는 날에 결혼하면 잘 산다고 말한다. 다른 이는 눈 오는 날에 결혼하면 부자가 된다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말한다. 맑은 날에 결혼한 부부는 당연히 잘 살아갈 거라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것에 진실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혹시 날이 맑건 흐리건 그런 거 상관없이, 두 사람이 잘 살았으면 하는 누군가의 무수한 바람은 아닐까. --- p.183, 「축 결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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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힘이되는
그러한 것들 작가가 우리에게 보내는 크고 작은 위로의 문장들 그 어느 때보다 공감받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래서 ‘공감’이라는 말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힘이 되는 것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이 책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관찰하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했던 한 작가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너라는 위안』은 단단한 책입니다. 그리고 작은 책입니다.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단단한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문장들로 채웠습니다. 작가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어떤 시간을 선사합니다. 단단한 듯 부서지는 문장과 작은 듯 가볍지 않은 이야기는, 작가가 우리에게 보내는 먹먹하고 조용한 위로입니다. 이 책의 크고 작은 위로의 문장들이 우리가 또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정말입니다. 분명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당신 앞길에 안개가 가득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아 속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다 보면 갑자기 안개가 끼고는 합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개는 걷힙니다.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고, 걷히지 않는 안개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일어나 보세요. 안개등을 켜듯 두 눈을 부릅떠 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분명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