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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테마 : 거울
* 깨어나는 거울 세계 * 거울나라로 가는 긴 골목길에서 * 거울나라에 거주하는 여인들 * 그녀들의 쓸쓸하고 장엄한 오디세이 * 나는 누군가? * 무한히 되비치는 거울나라의 미로에서 * 모든 상징을 벗어나는 영원한 찰나 둘째 테마 : 그림자 * 그림자 극장으로의 초대 * 회화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 그림자는 이렇게 탄생하였다 * 익숙하고 낯선 타자 * 그림자를 이기는 법 * 그림자를 쉬게 하는 그늘 * 동아시아의 옛 그림에는 그림자가 없는가? 셋째 테마 : 꿈 * 꿈꾸는 자들을 위하여 * 꿈의 극장 영사기 등을 켜고 * 장자는 숲속의 공주 * 죽음과 삶 사이를 떠도는 꿈 * 벗겨지는 꿈의 껍질들 * 기이한 시공을 나는 나비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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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의 그림 속에는 온갖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들이 마녀의 가마솥처럼 뒤끓고 있다. 이미지는 한 작가의 내밀한 내면과 상상력뿐만 아니라 인간의 아득히 오래된 꿈과 몽상, 신화적 상상계,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의 이야기가 서식하는 특이 지대다.
그림 속의 이미지들은 모두 여러 겹의 비밀을 품고 우리를 유혹한다. 귀를 기울여 보라, 저 눈부신 색채와 형상들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신화와 몽상, 풍습과 역사, 의식과 무의식이 소용돌이치며 모여드는 이미지들이 있다. 이미지의 콤플렉스(복합체)! 그것들이 우리 미술이야기의 테마이다. 그 가운데 가장 흔하면서도 심오한 심연을 가진 거울, 그림자, 꿈을 테마로 잡아 그 테마 이미지 속에 변전하며 소용돌이치고 있는 풍습과 이데올로기, 욕망이 뒤끓는 무의식의 지하창고, 신화와 이어지는 원형적인 집단무의식의 광활한 들녘을 탐색하는 황홀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 여정 속에 예기치 않는 깨달음을 기원하며. --- 「책 머리에」 중에서 색색의 실들로 이어진 미완성의 직물이 베틀에 놓여 있다. 그녀는 옷감을 짜다가 무엇엔가 놀란 듯 갑자기 몸을 일으킨 모양이다. 실들이 헝클어지며 춤춘다. 그녀의 머리 위로 검붉은 화염처럼 보이는 것은 곤두서며 솟구치는 그녀의 풍성한 머리채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놀라게 한 것일까? 그녀의 뒤로 보이는 거울에는 예리하게 한 줄 금이 가 있고, 넓은 들과 들을 가로지르는 강, 그녀의 운명이 될 비극의 강이 보인다. 그리고 말을 탄 한 기사의 뒷모습이 비치고 있다. 이 거울에 그녀의 무섭고도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샬롯의 아가씨는 그녀가 밤낮으로 옷감만을 짜야 하며 옷감 짜는 일을 멈추고 밖을 보는 순간 죽음의 저주가 내릴 것이라는 어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높은 탑에서 오직 거울을 통해서만 세상의 모습을 보아야 했고 거울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을 하염없이 옷감에 짜 넣었다. 그녀의 거울에는 장날 빨간 망토를 입은 소녀들과 남정네들, 수도원장, 목동과 숱한 연인들이 지나갔지만 그녀는 묵묵히 직물 속에 거울의 풍경만을 짜 넣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거울 속을 지나가지 전까지는. 운명의 그날, 카멜롯을 향하던 원탁의 기사 랜슬롯이 거울에 나타났다. 빛나는 투구를 쓴 수려한 용모의 랜슬롯을 본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밖을 향해 세 걸음을 걷게 된다. 단 세 걸음이었다. 그 앞에 진짜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이 있었다. 테니슨의 시는 이 순간이 이렇게 읊는다. 그녀는 옷감을 놓고 베틀도 내버려두고 세 걸음 만에 방을 가로질렀다. 그녀는 수련 꽃을 보았고 그녀는 투구와 깃털을 보았다. 그녀는 카멜롯을 내려다보았다. 옷감이 날아가 넓게 펼쳐져 떠올랐다. 거울은 한쪽에 다른 쪽까지 금이 갔다. “나에게 저주가 내렸구나.” 소리쳤다, 샬롯의 아가씨가. --- 본문 중에서 거울이 만드는 그 숱한 이야기와 요지경의 마법들, 저 기이한 미로들의 끝은 기어이 이 텅 빔에 이르고 만다. 거울은 그것이 반영하는 무수한 이미지처럼 울창한 상징의 숲이며, 한없이 갈라지는 미로이지만, 그 미로의 끝, 텅 빔에 이르러서 거울은 모든 상징과 이미지를 벗어난다. 그것은 일체의 이원대립을 벗어나는 모종의 깨달음의 투명하면서도 아득한 문이며 영원한 찰나이다. 우주도 꿈꿀까? ‘나’는 꿈속의 꿈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서로를 마주 보는 되먹임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 꿈꾸며 또 꿈꾸어지고 있다. 부디 이 꿈이 훨훨 나는 나비처럼 유쾌하기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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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을 유혹하는 거울, 그림자, 꿈을 주제로 한 재미있고 경이로운 미술 이야기
거울, 그림자, 꿈을 주제로 한 경이로운 ‘상상력과 이미지 오디세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 사업 선정 작품 이 책은 부제가 말해주듯 재미있고 깊이 있는 경이로운 미술 미학 이야기이다. 게다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 사업 선정 작품으로 책이 갖춰야 할 품격과 재미, 깊이를 인정받았다. 책을 펼치면 거울(30점), 그림자(24점), 꿈(22)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독자를 유혹한다. 저자는 이들 그림에 들어가 신화와 전설, 역사, 철학에 문학과 미학이라는 도구로 탐험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 같은 탐험 얘기는 독자를 이들 그림의 세계로 빨려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이 책은 거울과 그림자, 그리고 꿈이라는 세 개의 주제 이미지를 통하여 인간 상상력의 역사를 탐험하며, 그 여정에서 독자들은 세계와 삶에 대한 섬세한 인문학적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그 가운데 맛보는 흥미로운 미술사의 정보와 일화는 덤이다. 2022년 출판계는 『거울, 그림자, 꿈 - 테마로 읽는 경이로운 미술 이야기』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런 예측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저자 이성희 힘이다. 이성희는 시인이자 철학자, 미학자이다. 노자와 장자 연구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양의 근대 미학을 극복하고 장자의 시민적 사유에 바탕을 둔 동아시아의 오래된 미학에서 가장 새로운 예술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찾는 동아시아 문화예술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그의 저서 레퍼토리를 보면 그의 사유의 깊이와 필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담박에 짐작할 수 있다. 시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에 관하여』(고려원), 『안개 속의 일박』(전망), 『허공 속의 등꽃』(신생), 『겨울 산야에서 올리는 기도』(솔 출판사) 등이 있고, 동아시아 미학의 지평을 연 『무의 미학』(새미)을 비롯해 저자 특유의 미술미학을 쉽게 풀어낸 『미술관에서 릴케를 만나다』(컬처라인), 『빈 중심의 아름다움―장자의 심미적 실재관』(한국학술정보), 『동양명화감상』(니케), 『미학으로 동아시아를 읽다』(실천문학), 『꼭 한번 보고 싶은 중국 옛그림』(로고폴리스) 등 주옥같은 다수의 저서가 있다. 둘째, 거울과 그림자, 꿈 등 세 개의 테마(주제)로 탐험하는 원초적인 상상력과 이미지의 세계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부제에 ‘경이로운’이라는 수식어를 괜히 붙인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상상력과 이미지의 탐색하는 여정에서 독자들은 변전하는 형상과 빛깔 속에 숨어 있는 매혹과 음모, 부드러운 속삭임과 섬뜩한 비명, 수수께끼와 질문, 사랑과 구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가 세 개의 테마로 거울, 그림자, 꿈을 선정한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거울은 수많은 시인과 화가들을 유혹하고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가장 매력적인 모티프이다. 시인과 화가들은 거울에 매혹되었고, 거울 세계를 상상하였다. 거울에는 신비로운 신화의 우주가 어른거리고 있고, 사회가 여성들을 유폐시킨 유리성이 솟아 있으며,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인간들의 지난한 모색의 여정이 미로로 새겨져 있다. 이 미로를 통하여 기어코 거울 이미지는 세계의 비밀스러운 실상, 삶에 대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그림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타자다. 그것은 원본에 종속되어 있다. 그리하여 그림자는 원본의 그림이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림자는 원본과 분리되어 기묘하게 왜곡되면서 변형되기도 한다. 그림자는 또한 우리가 우리 마음의 심층에 감춘 또 다른 심리적 나이기도 하다. 그것은 문득 삶의 한 순간, 음산한 죽음의 냄새를 풍기며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에게 칼을 겨눈다. 자신의 그림자와 대결해 보았는가? 그림자를 이기는 법을 아는가? 그것이 회화의 이미지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저자는 진지한 인문학적 성찰과 미학적 탐색 끝에 반전의 해법을 제시한다. 꿈은 몽상과 상상력의 근원이다. 이 꿈의 극장에서 영사기를 돌리는 자는 우리 자신일까, 아니면 또 다른 어떤 힘일까? 왜 민담이나 회화에서 주로 공주들은 잠들어 있는가? 그녀들은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과 모색 속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떠도는 꿈을 발견한다. 그리고 장자(莊子)가 제시했던 두 가지 기이한 꿈의 패턴, 겹꿈과 뫼비우스 띠 패턴을 통하여 우리 상상력과 삶의 비밀, 어쩌면 보지 말았어야 할 이 세계의 비밀을 훔쳐본다. 셋째, 책에 실린 70여 장의 그림을 감상하고 저자가 들려주는 그림 속에 감춰진 이야기들,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서 우주의 원리를 담은 비밀들은 독자에게 분명 특별한 지적 통찰과 감성적인 행복감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