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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인가 기만인가
한국 대중 문화의 가면
김광현
열린책들 200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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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1959년 인천 출생.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3대학에서 언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살 때부터 정부 파견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가봉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활했고, 20대 초반에는 록밴드 마그마를 결성하여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네팔,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모로코 등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양식을 수첩과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을 즐기고 있다. 저서/역서 『이데올로기』, 김광현 저, 열린책들, 2013. 『대중문화의 이해
1959년 인천 출생.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3대학에서 언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살 때부터 정부 파견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가봉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생활했고, 20대 초반에는 록밴드 마그마를 결성하여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현재 대구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네팔,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모로코 등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양식을 수첩과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을 즐기고 있다.
저서/역서
『이데올로기』, 김광현 저, 열린책들, 2013.
『대중문화의 이해』, 대구대학교 출판부, p.198, 2005.
『기호인가 기만인가』, 김광현 저, 열린책들, 2000.
『기호, 개념과 역사』, 움베르토 저, 김광현 역, 열린책들, 2000.
『구조의 부재』, 움베르토 저, 김광현 역, 열린책들, 1998.
『성과 사랑의 역사』, 아리에스 외 저, 김광현 역, 황금가지, 1996.
『해석의 한계』, 움베르토 저, 김광현 역, 열린책들,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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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텔레비전 광고
7. 소비의 코드와 이데올로기
8. 한국의 대중음악
9. 기만의 기호들
10. 정리하기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2821

예스24 리뷰

--- 류혜숙 ruru100@yes24.com
가상의 세계를 다룬 어느 픽션에서는 '진짜의 나'와 '가짜의 나'가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나'는 진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진짜의 나'를 은밀히 제거해 버린다. 그러나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어차피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나'가 있으니까...

여기서 진짜를 '진짜이게 하는 것'은 일종의 코드이다. 가짜가 진짜로 가장할 수 있는 건 진짜가 지닌 코드를 완벽하게 모방했기 때문이다.

허무맹랑한 가상의 이야기라 하지만 끔찍하다. 그리고 더욱 두려운 건 가공된 픽션이 바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 사회는 언제부턴가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모호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모조품들이 판을 치고, 소비자들은 이를 알면서도 모조품들을 익숙하게 소비한다. 아니 오히려 가짜상표를 너무나도 거리낌없이 선호하는 풍토는 소비 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렸으며 이러한 현실은 중저가 의상이나 악세사리, 일시적인 소비용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또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표절문제는 이제 논쟁거리조차 되지 않을 만큼 식상하게 들린다. 지난 92년 작가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에서 빚어진 표절이냐 패스티쉬이냐 하는 논쟁은 차라리 순진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사회는 문학, 건축, 사진, 영화, 광고, 음악 등 대중 문화에서 학술적 연구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포진되어 있는 가짜의 기호들을 함의하고 있다.

김광현의 『기호인가 기만인가』는 이러한 한국 대중 문화의 고질병인 표절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며 한국대중문화에 칼날을 들이댄다. 농경문화의 잔재와 근대가치인 성장주의, 그리고 정보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모두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가치의 혼돈사회이다. 일본어를 사용할 줄 아는 할아버지 세대, 근대화 운동의 주역이었던 아버지 세대, 흔히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민주화 운동 세대, 그리고 배꼽티와 랩 문화를 수입한 90년대 신세대, 새로운 네트워크 세대를 대표하는 오늘날의 N세대들까지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세대가 뒤섞여 있고, 이는 개인에게도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온다.

물론 어느 사회나 세대차이가 존재하며 옛 것과 새것이 공존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그러한 단계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급작스럽게 진행되었고, 이러한 현실은 한국인의 다중적 사고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다중적 사고는 유연한 사고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 이전에 가치관의 혼돈과 부재에 머물러 버린다.

표절이 묵인?자행되고 가짜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저자는 바로 '가치의 혼돈'에서 찾는다. 토지 자본에 이어 절대적인 자본으로 부각된 경제 자본과 그만큼 급성장한 소비주의, 도시 문화에서 형성된 사회 자본은 급속하게 성장하여 표절과 같은 한탕주의를 합법적 또는 비합법적으로 탄생시켰던 것이다.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문화가 존재할 수 없다. 후기 산업사회의 최대자본으로 떠오른 문화는 오직 문화적 능력, 즉 해독의 기준이 되는 코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나 의미가 있고 오직 그런 사람들만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순간에 경제적 부를 획득한 벼락부자가 문화적 소양까지 일시에 취할 수 없듯 급속하게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 사회의 경우 사람들은 문화적인 코드를 몸에 익히기도 전에 다양한 문화적 카오스 속에 빠져 버렸다. 문화?미적 코드를 갖지 못하는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음과 리듬, 온갖 색채와 선의 카오스 속에서 익사할 따름이다. 저자는 우리의 대중문화를 근본정신이 빠진 채 수익성이라는 순환 논리에 종속되어 살포되는 소비제로 바라본다.

저자는 우리의 대중문화를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최근 우리에게 진정한 락음악이 있던가? 반전?자유 이념을 전하는 거대한 음악적 메시지였던 락은 그 정신은 빠진 채 서정성이라는 말초 신경 자극제로 채운 락 발라드라는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와 절대적인 대중성을 누린다. 저자는 랩과 테크노와 같은 새로운 시도나 장르에 대해서도 근본 정신을 무시한 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에 대해 강한 문제를 제시한다. 우리의 소비문화가 단순한 과소비가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성 소비'라는 것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시되고 있다. 특정한 자극에 동일하게 반응하는 대중은 정보 살포의 대상이며 목적 의식을 지닌 이데올로기의 일방적인 수용자라는 비난과 함께 폄하되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대중과 대중문화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대중문화 뒤에 숨은 기만된 이데올로기를 사실 그대로 분석하고자 한다. 기호학은 아직도 적지 않은 독자들에게 부담감을 안겨 주지만 '기호'나 '코드' 등의 단어는 이미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주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문화 분석공구로서의 간단한 기호학 사용법을 알리면서 냉철하게 대중문화를 비판해 내는 저자는 텔레비젼과 영화, 광고, 가요, 학술논문과 문학작품 등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표절과 모방, 그리고 이에 관대한 사회분위기를 문제의식을 가지고 분석한다.

또한 진정한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를 해석할 줄 알며 특히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력과 자본이 전하는 이데올로기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문화적 자본을 체득하고 싶다면 말이다.

출판사 리뷰

기호학의 입장에서 한국 대중 문화 일반과 표절의 문제를 분석 비판한 논저. 저자는 대구대 불문과 김광현 교수로 프랑스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학자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 대중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하여 대중 문화의 문제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비판한다.

롤랑 바르트의 다양한 작업들, 즉 기호학의 입장에서, 그리고 서구인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분석했던 <기호의 제국>이나 유행을 분석한 <패션의 체계> 그리고 프로레슬링, 식료품 광고, 자동 면도기에까지 이르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기호학적 호기심을 떠올리는 독자들이 한국 사회라고 하는 이 역동적인 대상에 대해서도 그와 비슷한 기호학적 통찰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일일까?

<기호인가 기만인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첫번째 저서를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김광현 교수(대구대 불문과)는 그게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한국 대중 문화의 현실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그의 저서는 더 나아가 기본적인 번역어조차 통일하지 못한 채 기호학의 기본 개념 해설서나 내놓기 바쁜 우리 학계의 답답증을 일거에 해소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대중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표절 문제에 대해 저자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신랄한 비판과 분석을 퍼붓는다. 영화, 광고, 대중 음악에 있어서의 일본 문화의 무분별한 표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개념은 도구일 뿐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는 입장에서, 저자는 기호학의 기본 개념에 대한 설명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곧바로 우리 사회에 대한 분석으로 들어간다. 여러 시간과 시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현대 공간을 살펴보고 그 복잡성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저자는 권력의 통제 아래 기형적으로 비대하게 발전한 우리 대중 문화와 '너무나 많은 권력을 갖게 된' 텔레비전에 주목한다. 그곳은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과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가장 명백하게 드러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전반부이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우리 대중 문화를 분야별로 ―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광고, 가요 등등 ― 나누어 분석하면서 저자는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친다. 그것은 표절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극심한 표절은 도덕적인 개탄과는 관계없이 이미 하나의 제도가 되어 있었다. 문화 상품을 만드는 사람도,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도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 표절이라는 제도의 함의와 그 판단 마비 작용 아래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저자는 집요하게 분석한다. 표절이라는 문제에 오히려 당당하게(?) 온갖 궤변으로 자신을 변호하는 문화 생산자들은 대중의 상식적인 판단 기준조차 붕괴시킴으로써 사회의 불투명성과 시야의 왜곡을 심화시키려는 이데올로기와 동맹 관계에 있다.

흔히 포스트모더니즘은 진품과 모조품의 근본적인 차이를 철학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작품을 베끼는 것이 곧 포스트모더니즘에 기반한 최신 예술 기법인 양 선전되기도 하였다. 기호학자로서, 그리고 언어학자로서 훈련받은 저자는 명쾌하게 말한다. 그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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