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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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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잠깐만 의탁해도 괜찮지 않을까? 며칠만이라도 좋으니까.’
자신을 죽일 발렌시아 공작이 무섭지 않으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무서웠다. 그러나 코델리아는 보호자 없이 거리를 전전해야 하는 여덟 살 아이일 뿐이었다. 오로지 책을 읽은 기억만 떠올랐기에 몸도, 마음도 여덟 살 아이인 코델리아에게 내밀어진 손을 잡고 싶은 충동이 강렬하게 들었다. “아저씨 집에 마구간 있어?” 말이 타고 싶은 걸까. 그렇게 지레짐작하며 고개를 끄덕인 발렌시아 공작은 이어지는 물음에 입매를 일자로 다물었다. “혹시…… 건초 더미가 많은 곳에 자리를 내어 줄 수 있어?” ‘건초 더미가 많은 곳’이라는 요구조차 코델리아에게는 사치이자 욕심인 건지 눈치를 봤다. “건초 더미는 필요 없을 거다. 네 방을 따로 내어 줄 테니까. 이 폐가보다 넓은 곳으로.” “푹신한 침대는?” “있다. 네가 뛰어놀아도 될 만큼 푹신하고 큰 것이지.” 코델리아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공작은 아이의 작고 하얀 머리통을 내려다보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 외 더 바라는 건?” “따듯한 음식이 먹고 싶어. 남이 먹다가 버린 거 말고.” “……네가 먹고 싶은 것으로만 식탁을 가득 채워 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