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는 말 5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시인의 힘 10 제1부 허상과 욕망, 생태계의 끌림과 홀림 욕망하는 얼굴과 무아 -심종록 시 18 극한에서 더불어 살아남기 -정현우 시 24 욕망을 위한 홀림, 끌림 -송진권 시 30 기괴한 세계사 -홍일표 시 35 서정이 백발을 호수보다 푸르게 한다면 -함성호 시 40 시뮬라시옹과 주이상스의 변증법 -김서은 시 49 제2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생태적 시선 혼불, 삶과 죽음을 초월한 축제의 장 -백수인 시 70 대지모, 신체화생설과 모성성 -김혜순 시 76 슬픔 껴안기, 조화와 소통의 풍경 -이명 시 81 실존, 생존, 공존의 하모니 -방민호 시 86 자연과 사람이 한 몸으로 봄맞이하는 해토머리 산책 -김명인 시 90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푸른 갱지 -김순애 시 97 제3부 공空과 색色을 넘어 생태적 사유로 공空과 색色을 넘어 -송준영 시 114 세상과 접촉, 시의 존재 -최정례 시 118 슬픔인 적이 없는 슬픔의 기도 -이기성 시 121 견자見者 프로메테우스 -김미정 시 124 텅 빈 행간의 불춤 -손현숙 시 129 허공虛空에서 공空으로 -김점용 시 132 우주의 발문 -박주택 시 137 우주의 공손한 손길 -허형만 시 143 난감한 세상에서 무정설법을 통한 상선약수의 삶 -윤용선 시 148 제4부 현실의식과 생태의식 월북문학가의 행로와 우리문학의 생태적 진로 - 정지용 백석 박태원 임화 이태준을 중심으로 162 비판적 현실인식과 서정적 이미지의 변주곡 179 1. 서민의 곡비 -서정춘 시 180 2. 비판적 현실인식과 생태적 미래 - 광주전남작가회의 『작가』지 출신을 중심으로 187 환경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랑 -장진기 시 190 상실과 외로움의 미학 -송태웅 시 197 들판의 산책자 -김황흠 시 209 나눔과 베품의 미학 -양기창 시 218 성찰의 시학 -유종 시 229 맺는 말 241 |
석연경의 다른 상품
|
창조 신화에는 신체화생설身體化生說이 많다. 거인의 주검이 곧 자연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반고신화盤古神話에도 반고의 몸이 세상이 된다. 손과 발은 산이 되고 피는 강물이 되고 힘줄은 길이 되고 살은 논밭이 되고 숨결은 바람과 구름이 된다. 바빌로니아의 티아마트Tiamat, 인도의 푸루샤purusa, 게르만의 이미르Ymir 등도 모두 몸이 자연이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카오스 상태에서 제일 먼저 생겨나는 것이 대지의 신 가이아이다. 가이아가 하늘인 우라노스를 낳는 것이다. 한국에는 마고할미 같은 여성거인신이 산이나 바다를 만든다. 이러한 신체화생설과 모성성을 지닌 대지의 신은 신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하나임을 일러준다. 죽음을 통해 삶이 생기는 것과 삶과 죽음의 순환으로 우주가 운행되고 있다는 순리도 보여준다. 이는 생태적 세계관이다.
이처럼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죽어서 썩는 것이 있기에 씨앗에서 싹이 난다. 김혜순 시 「할머니랑 결혼할래요」는 대지적 상상력으로 죽음과 삶이 하나임을 노래한다. 할머니가 죽으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신화에서처럼 할머니는 죽어서 자연이 되고, 자연이 된 할머니는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적주체는 죽은 ‘할머니 눈을 그렇게 꽉 감겨드릴 필요는 없었는데’라는 후회를 한다. 죽음은 결코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 후 시적주체가 한 일은 할머니 ‘삼베 수의 치마 솔기마다 씨앗을 심어드리는 일’이다. 할머니가 다시 살아날 것임을 아는 까닭이다. 겨울이 지나면 새싹이 움트듯 때가 되니 할머니 수의의 ‘솔기마다에서 싹이 튼’다. 죽음에서 새 삶으로의 전환은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고 특별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이행된다. --- 「대지모, 신체화생설과 모성성 -김혜순 시」 중에서 |
|
시인은 우주만물을 대함에 있어 일반인보다 특별하고 예민한 더듬이를 타고난 사람이다. 시 인은 다양한 각도에서 세계를 보고 느끼며 상상하고 생각하여 이 내용을 적절한 시적 형식으로 표현한다. 시인은 시 속에 의도적으로 다의성을 배치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의미와 숨겨진 의미를 예술적인 계산 하에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의 깊이와 폭을 독자가 체험하도록 장치해둔다. 즉 사실적으로 표현된 시 속에 오히려 환상성이 들어있을 수 있고, 환상적으로 표현한 시가 사실은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면서도 강렬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시인의 시세계는 다양하게 변주하며 독자에게 예술의 바다를 열어준다.
어떤 방식으로 시가 표현되었든지 시인은 우주만물에 대한 사랑을 탐구하고 해석하는 사람이다. 이것은 시인의 운명이다. 요컨대 시의 본질은 사랑에 있다. 시는 자연과 인간과 우주만물에 대한 생태적인 사랑으로부터 발화된다. 시는 우주 모든 존재에 특별한 시적 관심과 관찰의 촉각을 세워 사랑을 하고 그 결과를 예술적으로 표현한다. 시적이라는 것은 생태적이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세계와 자아를 동일시하는 서정시인의 생태적 경향을 독자는 경험하고 삶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에서는 생태의식이 드러나는 시를 살펴본다. 생태의식이 어떤 형태로 미학적 변주를 하는지 시의 면면을 살펴본다. 제1부 ‘허상과 욕망, 생태계의 끌림과 홀림’에서는 자연현상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생태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하도록 유도하는 시를 평한다. 뿐만 아니라 비생태적인 현실을 비판하는 시를 평한다. 제2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생태적 시선’은 죽음을 인식한 인간이 유한한 삶에서 무엇을 욕망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를 평한다. 죽음에 대한 바른 인식은 삶에 대한 바른 인식과 다르지 않다. 삶과 죽음이 하나이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무아임을 깨닫는 시를 평한다. 요컨대 삶과 죽음이 생태적 순환 속에서 하나이며 너와 네가 하나임을 인식하고 더불어 살아야 함을 보여주는 시를 살펴본다. 제3부 ‘공空과 색色을 넘어 생태적 사유로’에서는 제2부의 인식과 연결하여 공과 색의 의미를 인식하고 공과 색이 하나임을 보여주는 시를 평한다. 현상세계를 바르게 인식한 후에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생태의식이 드러난 시를 살펴본다. 제4부 ‘현실의식과 생태의식’에서는 월북 작가를 살펴보면서 남북 정치 생태와 남북 분단이라는 한국 문단의 생태 환경을 살펴본다. 민족상잔의 비극 후 분단이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문인들이 선택한 것을 결국 어떤 곳이 더 생태적인 정치를 하느냐의 선택이기도 하다. 불운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인들은 생태적인 국가를 염원하며 현실을 뛰어 넘어 이상세계로 가고 싶었던 것이다. 또한 4부에서는 광주전남작가회의 기관지인 『작가』지로 등단한 다섯 시인의 시세계를 살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은 생태적 인드라망 안에서 서로 비춰주고 보듬어주며 사랑하고 살아야 함을 인식하고 실천했을 때 가능하다. 또한 시는 자유다. 시공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현실의 모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억압에서 자유롭다. 비생태적인 현실의 틀을 깨는 것이 시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 인간이 우주 만물과 생태적으로 더불어 사는 것, 이것이 생태의식이 드러나는 시에서 시인이 추구하는 세계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