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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서로에게 괴물이 되었을까?
천샘과 함께하는 젠더수업
천선영
정한책방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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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수업을 열며 · 5

0 나는, 천샘입니다! · 11

1 학생들과 함께하는 젠더 여정 · 17

여성 사회학자, 왜 젠더 강의를 ‘거부’했을까?
수업의 목표, 가장 ‘보수적’인 학생의 자리 마련하기
절박함의 근원_ 청년들의 성별적 젠더의식 격차
‘프리 토크 젠더’ 운동을 제안하다
우리 사회 세 개의 젠더 소통장, 그 간극과 괴리

2 젠더 대화의 조건 · 47

솔직하게, 정확하게, 정중하게
젠더 대화법 1_ 차라리 재미 없는 것이 낫다
젠더 대화법 2_ ‘약한 유대’로 충분하다
젠더 대화법 3_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3 달라도 너무 다른 여성 청년과 남성 청년 · 65

여성이 아직도 사회적 약자라고요?
젠더의식 격차가 말해주는 여성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약자성
결혼에 더 부정적이고 더 우울한 20대 여성들
데이터로 말합시다
군대 생각만 하면 울컥합니다, 역차별 아닌가요?
잠재적 범죄자가 된 기분이라고요!

4 일상 속 젠더 풍경 · 117

고정관념에 대하여 1_ 분홍색은 한때 남성의 색이었다!
고정관념에 대하여 2_ “치마 입고 싶은 생각 1도 없습니다만”
고정관념에 대하여 3_ 성폭력 피해자=여성? 성을 파는 사람=여성?
여성은 소심하다? 여성은 세심하다?
여성성 또는 남성성, 타고날까요? 길러질까요?
일상 속에 스며있는 젠더 역할 고정관념
‘평균’이라는 폭력: 남성의 아킬레스건, 키
젠더적 언어: 유모차? 유부차? 유아차!
여성/남성? 아니 스스로를 여성/남성이라고 믿는 사람들
(혼전)동거 찬성의 이유: 결혼의 안정성 증가?
젠더적 공간_ 배려 또는 배제?
오늘의 슬픈 젠더 풍경

5 공정함에 대하여 · 191

‘납작한 공정’은 위험하다
시험지만 같으면 공정한가?
여대에 약대가 있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특권’이라는 말

6 성범죄의 일상성 · 221

예쁘다는 말은 칭찬 아닌가요?
누구는 불편하고, 누구는 불편해하는 것이 불편하다
성희롱은 성폭행보다 덜 나쁘다? 외모 품평은 그저 장난일 뿐?
성을 사고파는 것은 빵을 사고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매매여성’이라는 말이 불편한 이유
‘강남역 사건’ 이전과 이후: ‘나일 수도 있었다’
“여성혐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이준석은 여성 좋아한다”
혐오표현을 ‘좋아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 있을까요?

7 오늘 여기 우리의 페미니즘 · 263

‘미투’가 불편하신가요?
성별적으로 대동단결?
저는 꾸미고 싶은 페미니스트입니다!
‘여성스러운’ 페미니스트를 문제 삼는 것도 문제겠지만…
성 개방성 논의는 젠더 중립적?
미러링,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성전환자, 페미니즘 내부의 아킬레스건
질문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한국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
너도 페미야? 페미니스트라고 ‘낙인’ 찍힐까 두렵습니다
너도 페미냐는 말의 속뜻
반성문: 우리는 교육환경 개선을 얘기할 자격이 있습니까?

8 ‘수평사회’로 가는 길 · 333

‘수평사회’로 가는 길 1
‘수평사회’로 가는 길 2
학생들의 이야기

수업을 닫으며 · 354
감사의 글 · 359
주석모음 · 363
참고문헌 · 369

저자 소개 1

경북대학교 교수. 대학에서 ‘관점의 학문’인 사회학을 가르칩니다. 분석과 비판의 사회학이 우리에게 ‘논리적으로 건강한 공감과위로’를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학수업조차 ‘사유와 표현’의 장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읽고 쓰기, 듣고 말하기를 수업의 루틴으로 삼습니다. 청년들이 하루 30분 햇볕 아래 걷기를 일상화한다면 적지 않은 사회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신념, 최소한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과제에 ‘걷기’를 추가하며 수상한 선생 노릇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젠더가 주전공도 아니면서 20년 동안 젠더 수업을 해왔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이 되어가는 참
경북대학교 교수. 대학에서 ‘관점의 학문’인 사회학을 가르칩니다. 분석과 비판의 사회학이 우리에게 ‘논리적으로 건강한 공감과위로’를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학수업조차 ‘사유와 표현’의 장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읽고 쓰기, 듣고 말하기를 수업의 루틴으로 삼습니다. 청년들이 하루 30분 햇볕 아래 걷기를 일상화한다면 적지 않은 사회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신념, 최소한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과제에 ‘걷기’를 추가하며 수상한 선생 노릇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젠더가 주전공도 아니면서 20년 동안 젠더 수업을 해왔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이 되어가는 참담함을 경험하면서 우리 모두, 특히 청년들의 ‘젠더적 일상’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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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70쪽 | 408g | 148*210*30mm
ISBN13
9791187685630

책 속으로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는 것, 그리고 적어도 그들 또한 나름 선하게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 청년들이라는 것, ‘괴물’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일은 서로에게 너무 중요합니다. 2시간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대동단결하게 되어서가 아니라, 그 대화가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무한 긍정의 희망을 낳습니다.
--- p.34

우리의 삶 안에서 ‘다름과 낯섦’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어떤 사회가 다름과 낯섦을 건강하게 만나는 사회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한 학생이 전해준 답으로 마무리 해볼까 합니다. 본인을 이성애자라고 생각하는 그 학생은 만약 친구가 “있잖아, 실은 나 성소수자야”라고 하면 “그래? 그렇구나! 몰랐네. 근데 그건 그렇고 우리 오늘 저녁은 뭐 맛있는 거 먹을까?”라고 대답해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학생으로부터 오늘도 한 수 배워갑니다.
--- p.59

학생들 사이에서조차 ‘페미 검열’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떠오르는 단어는 어이없음입니다. 사회적 변화가 모든 분야에서 동일한 수준,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 해도 도대체 이런 일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그것도 대학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요. 그런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내가 가르치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답답해져 숨을 쉬기 어려웠습니다.

그 다음 밀려오는 감정은 슬픔이었습니다. 이 딱한 젊은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그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뿐인데, 이게 도대체 뭔지 궁금하고 알아보고 공부하고 싶을 뿐인데, 그것 때문에 친구, 동료,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을까 전전긍긍해야 하는 이 청춘들을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까.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 p.314

수업은 기본 각본은 있으나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변수 많은 드라마 같습니다. 수업마다 ‘공기’가 다르지요. 그러나 모든 수업에서 지키고자 하는 다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회유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오해와 편견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남은 모든 학생과 끝까지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늘 성공적이진 않았으나 그 마음은 단단히 붙들고 있습니다.

그 똑같은 마음으로, 젠더 이슈에 부정적인 당신이라도(내 최측근 관계자 포함), 중간중간 살짝 불편했을지언정, 부디 책을 집어 던지는 ‘자유권’을 행사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은 특별한 딴 세계의 뿔난 사람들이 아니라 주변의 다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기를, 그대들이 실제(!) 생활에서 함께 살아야 하는 많은 사람이 ‘그냥 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를, 수업 전 페미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부정적인 느낌뿐이었다면 지금은 최소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기를, 자신의 생각에 미세한 떨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기를, 참호 밖으로 고개를 들어보고 싶어졌기를 빕니다.
--- p.354

문제는 복합적이고 갈 길은 멉니다. 우리는 때로 부분적으로 퇴행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미 큰물은 졌습니다. 큰물이 향하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모든’ 이가 성, 인종, 장애, 종교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인권을 누리는 사회. 우리가 그런 사회를 향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회가 다양성, 포용성, 수평성이라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겁니다. …

내/우리가 원하는 또는 받아들일 만한 파도만 골라낼 수는 없습니다. 이리 말하는 내 자신에게도 때로 버거운 일이 되리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다가오는 모든 것들과 기꺼이 함께’라는 마음으로 파도 앞에 서겠습니다. 별다른 좋은 선택지가 있어 보이지도 않으니 선택이라 말하기도 어려우나, 적어도 그런 태도가 현명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발 뒤로 갔다가도, 두 발 앞으로 갈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당신의 선택이 남아 있습니다.

--- p.355

출판사 리뷰

함께 걷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아직은 우리 모두 괜찮습니다.
확신을 포기하는 한 아직은 우리 모두 괜찮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쉬운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그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다. 젠더 갈등은 몇몇 예민한 사람들의 호들갑일 뿐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 젠더 이슈 역시 나의 문제이며 모두의 문제다.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결국에는 커다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이다. 몇몇 극단적인 주장을 가져와 그것이 전체인양 취급해버리면 된다. 성평등에는 동의하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라고 비난한다. 상대방을 ‘대화할 가치조차 없는 괴물’로 규정하면 더 이상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부작용이 있다. 아래는 책에 소개된 학생의 글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은 ‘무식한’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식함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들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고 ‘그건 원래 그래’라든지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라며 어렵고 복잡한 일을 회피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작은 삶은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지는 몰라도 세상을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까막눈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그런 ‘망할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는 20년 동안 젠더 수업을 해오고 있다. 학생들의 젠더 의식은 높아졌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한다. 스스로 성평등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남학생들과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여학생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젠더 갈등이 더 심각하다. 저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이 되어가는 참담함을 경험하면서 우리 모두, 특히 청년들의 ‘젠더적 일상’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책을 썼다.

“한 학기 동안 ‘젠더와사회’ 수업을 하며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내 젠더에 대한 관념이나 누군가의 젠더에 대한 관념이 아니다. / 단지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 수업은 끝이 났지만 나는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의견들과 만날 것이다. / 이제야 사회로부터 젠더를 마주하는 시작이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은 괴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빛이 있는 곳으로 나가면 우리의 이웃이거나 동료이거나 가족이다. 젠더 문제를 외면하고 싶을 수 있다. 절대로 이해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젠더 문제는 이웃, 동료, 가족의 문제다. 그들과 ‘안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젠더를 마주하는 시작’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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