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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재인의 시간 by 이영주〉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른 채 009

갈색 코트의 남자 023

카를교의 낮과밤 043

기적 057

블루재스민은 인테리어디자이너가 되었을까 071

카프카의 시간 081

갖고만 있어도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95

카페 루브르의 바리스타 109

베스트셀러작가 엄재인 121

우리는 달나라에 살 수 없기에 135

작가노트 148

〈미나의 시간 by 조은정〉

오늘의 종착지는 따뜻한 온기 155

1인분의 사랑 167

길고양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173

수수께끼를 푸는 심정으로 189

카프카의 시간 201

이제는 안녕이라고 말해야겠어요 215

새로운 신호를 감지했습니다 233

너의 세계에서 여전히 241

운명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두드렸다 257

끝나지 않은 계절 속 우리는 271

작가노트 302

저자 소개 2

2022년 독립출판소설 『프라하 러브레터』 중 1편인 「재인의 시간」을 발표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프라하러브레터가 교보문고에 입고되면서부터 쓰기 시작한 소설 『플레이리스트 인 뉴욕』이 곧 교보문고 e북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9살 때부터 품었던 소설에 대한 짝사랑이 언젠가는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쓰려고 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베를린, 파사우, 뮌스터에서 살다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대구시립극단 10분 희곡 공모전에서 『당신의 베를린』이 당선됐고, TBC TV와 라디오에서 스탠딩 드라마 [The Play]로 방영됐다. 서울연극센터 웹진 연극in에서 10분 희곡 [닿을 수 없는]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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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28*188*30mm
ISBN13
9791192363097

책 속으로

이처럼 우리의 대화는 어떤 면에서는 서로 겉돌고 있었는데 그건 가운데 사랑이라는 커다란 동그라미 옆으로 대화가 미끄러져 내리는 형국이었어. 카를교를 몇 번이나 가로질러 걸으며, 또다시 내가 묵는 호텔로 돌아오는 길을 걸으며, 우리는 함께 몇 번이나 동그라미 미끄럼틀을 탔는지 몰라. 어질어질하게 미끄러지는 게 싫지 않고 황홀한 기분이었어.
--- p.50 「재인의 시간 - 이영주」 중에서

아무리 현실이 팍팍하다 한들 누구나 하루에 100원 동전 하나는 모을 수 있잖아. 프라하행 티켓을 100만 원이라고 두고 계산하면, 1만일, 그러니까 약 28년 동안 모으기만 하면 되겠더라고. 그러니까 이루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인간이 꿀 수 있는 모든 꿈이란 건, 어쩌면 정말로 시간문제가 아닐까.
--- p.92 「재인의 시간 - 이영주」 중에서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혼자 여행한다는 건 말을 참는 법을 배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었지. 그런데 널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됐어, 아니더라. 혼자 여행한다는 건, 내가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다시 말해 내가 누구를 가장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더라.
--- p.111 「재인의 시간 - 이영주」 중에서

나는 언제나 그랬듯 차갑게 봉인된 1인분의 삶을 살고 있었고, 넉넉한 2인분을 갈구하는 그 애를 허용하지 않았다. 매번 일정한 시간만 들이면 그럭저럭 맛이 보장되는 요리처럼 나는 그 애에게 어떤 틈도 보여주지 않았다. 근사하지 않아도 아니, 망쳐도 좋으니 함께 요리하고 먹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었던가. 뒤늦게 오는 깨달음은 나를 한없이 무너지게 했다. 망치질에도 끄떡없던 빙판이 누가 던진 돌멩이 한 알에 와르르 깨지는 순간처럼.
--- p.169 「미나의 시간 - 조은정」 중에서

우리는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도는 낙엽의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때 깨달았어야 했다. 우리가 어떤 목적지도 없는 공허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음을. 절벽으로 끝없이 낙하하는 자물쇠 열쇠 뒤로 그저 아득한 밤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 p.196 「미나의 시간 - 조은정」 중에서

겨울잠을 자는 짐승들 옆에서 눈이 쌓이고 녹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땅바닥을 짚은 손바닥에 미약하게 꿈틀거리는 봄의 태동이 닿길 바라며 나는 계속 이곳에 머물러있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내가 한때 소유했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장면들이 차츰 사라졌다. 나는 언 땅바닥에 뺨을 대고 누웠다. 어떠한 미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삶 속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그 애의 장면들을 수집하는 것뿐. 그 애의 세계 속에서 여전히 살고 있었다. 나는.

--- p.254 「미나의 시간 - 조은정」 중에서

출판사 리뷰

베스트셀러 작가인 재인은
〈카프카의 시간〉을 집필하고,
프라하에서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을 마주한다.


첫 번째 소설, 이영주 작가의 [재인의 시간]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싶은 여자 재인의 이야기다. 운명의 남자를 만나 영원히 사랑에 빠지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는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두 가지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재인은 그 두 가지 꿈이 자신의 현실에서 꾸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꿈이라는 비웃음을 살까 전전긍긍하며 두 가지 소원을 빌기조차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카프카와 같은 유명한 작가가 되기를 소망하며 언젠가는 프라하에 가게 되기를 선망해왔던 그녀는, 정작 카프카가 살아생전에 유명한 작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실망한다. 그리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자신의 현재 삶'을 '카프카의 시간'이라고 평한다. 하지만 '인간이 꿀 수 있는 모든 꿈이란 건 어쩌면 시간문제'라며 꿈을 이루는 일에 매진한 결과였을까. 그녀는 프라하에 가서 '고해성사의 비밀을 절대적으로 지켜주는 '얀 네포무츠키 동상'을 만나 두 가지 소원을 털어놓게 되고, 이어 그곳에서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일들은 그야말로 '우연하게' 벌어진 일이며 개연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이 우연한 계기로 나빠질 수 있다면 우연한 계기로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위험에서 빠져나오는 우연'을 지켜보며 독자들은 자신의 삶 역시 단숨에, 개연성도 없이 좋아질 수도 있음을 믿고 싶어질 것이다.


운명적 사랑을 믿는 미나는
프라하에 함께 가자고 했던
그 애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자신의 운명을 시험해보기로 한다.


두 번째로 수록된 조은정 작가의 소설은 운명적 사랑을 믿는 여자, 미나의 이야기다. 소설은 작가를 꿈꾸는 미나를 화자로 내세워 평범한 현재 속에서 과거 연인과 즐거웠던 한 때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렸다. 미나는 소개를 받은 남자와 새로운 만남을 갖지만 매 순간 그 애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만드는 동시에 그러한 자신의 내면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하게 된 미나는 자신의 시집을 완성하기 위해 지인의 베를린 집에서 머물게 되고 우연히 배우 장은우를 만나게 된다. 그러다 장은우가 촬영하고 있는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이 카프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문득 그 애와 카프카의 고향, 프라하에 함께 가자던 약속을 떠올린다. 미나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운명적 사랑을 시험하기 위해 프라하행 열차에 올라탄다. 소설 〈미나의 시간〉은 연애 소설의 클래식 절차를 고스란히 밟으며 절제된 여성의 감정선을 섬세히 표현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정한 인연을 찾는 과정 역시 이 소설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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