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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제1부저런 반짝임사십계단, 울먹맨드라미절룩이는 동안책장을 넘기다가아주 먼 옛날에 만나요다듬는 일노인복지관 크리스마스손바닥을 오므려 빗방울을 받아먹거나 꽃대궁의 꿀을 빨거나새이서사모아인전망 좋은,금요일의 명상제2부앵무조개의 나선처럼달빛의 혈관연못섬과 새와 안개와 달과 항아리가수제비이면도로연애쌈배추헤리퍼드의 생존법신성한 숲찬란한 바다유랑, 유랑싱거운 마애불공진共振제3부인큐베이팅 공원지상의 점묘특별할 것 없는 그 뺨을천문도를 그리는 밤슬픈 눈저 꽃살문에 닿기까지달의 영혼재개발 A지구오금 테이프쥐눈이콩날마다 두꺼워지는 책물의 씨앗독립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밤제4부이번 봄날에는오일장 모락모락한때 열수熱水를 지나온호루라기도깨비풀잠풀동백 이정표아코나아트노랑어리연골목혼무료의료기 체험실에서정류停留눈물의 나라는 참으로 신비로웠다해설 임동확_ ‘오래된 미래’와 인큐베이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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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희 시인의 곡선적이고 나선적인 시간 의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한없이 기울고 있”으며 “벌써 길을 잃었”다는 판단과 동시에 “자꾸만 기울어지는 세계의 균형을 잡으려 안간힘”(「독립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밤」 )을 쓰는 속에서 나온다. 원초적인 실존의 고통과 내전, 그리고 범지구적인 생태적 위기 등 21세기에도 여전한 세계의 비극과 참상을 목도하면서 한 책임 있는 인간으로서 “내가 온기를 품고 잠시 지상에 머무는 이유”(「달빛의 혈관」) 찾기와 무관하지 않다. 비록 “한없이 길고 고단한 일”이지만, 소중한 “기억마저 식어가는 시간” 속에서 “마지막 정처”로 향하고 있을 각자의 “생”과 오늘의 문명에 “가장 무거운 바지를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한때 열수熱水를 지나온」)입히는 새로운 형식의 시간 또는 전혀 다른 삶의 리듬 찾기가 그녀의 시 세계를 움직여가는 중심적인 시간 의식이다. 따라서 이런 시간 의식 속에서 원양희는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쯤/아무 것도 아닌” 적자생존의 “황량한” 자본주의 “세상”을 함부로 저주하거나 탄핵하지 않는다. 오히려 “굳세어라”(「사십계단, 울먹」)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모습이다. 다시 한 번 ‘시인의 말’을 통해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가변적이고 불완전한 삶과 세계의 양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함으로써 아름답게 만들고자 지금 여기의 삶에 일종의 강렬함을 부여하고 있는 중이다.
― 임동확(시인, 한신대 교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