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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 원고 쓰기 전 살펴볼 몇 가지 1. 논문이 있다면 5부 능선에 오른 것 2. 논문과 단행본은 다르다 3. 학술서? 교양서? … 콘셉트부터 정하자 4. 내 책에 맞는 출판사 구하기 5. 첫걸음은 기획서 6. 뭉텅이 시간이 필요해 2. 원고 쓰기 꿀팁 18 1. 서론과 결론은 과감하게 덜어내라 2. 목차는 솔깃하게 3. 이야기를 입히자 4. 서사의 디테일은 맛난 ‘양념’ 5. 각주의 송이밭을 캐라 6. 첫 문장으로 승부하라 7. 처음은 늘 가볍고 설레게 8. 중언부언하지 마라 9. ‘가분수 문장’을 없애라 10. 학술 용어의 엄중함은 지키되 쉽게 써라 11. 고증이 어렵다면 돌아가라 12. 인물 이야기가 읽힌다 13. 유명인은 ‘보약’ 14.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자 15. 대중문화 코드는 ‘감초’ 16. 요새 이야기로 친근감을 17. ‘액자’를 활용하라 18. 결론은 새로 쓰는 마음으로 3. 원고를 넘기고 나서 1. 출판인 머리 못 따라간다 2.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3. 그래도 최종 책임은 저자 몫 4. 그 밖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 참고 자료: 서평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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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는 것은 욕망만으론 안 됩니다. 내가 쓴다면 저것보다 더 잘 쓸 것 같은데, 쓰레기통으로 가야 할 내용을 가지고 버젓이 저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가 부글부글 끓는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안 됩니다. 구체적으로 ‘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p.16 책을 내려면 쓰고 싶은 무엇이 생기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저자가 되는 과정의 3부 능선을 지난 셈입니다. 나아가 목차까지 구성할 수 있다면 5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지요 --- p.19 논문을 쓰는 것과 단행본을 쓰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집필 목적이 다르고 타깃으로 삼는 독자가 다릅니다. 글 쓰는 형식도 염두에 둔 독자층에 맞춰 자연스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층이 다른 글을 바꾸어 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 p.20 논문을 단행본으로 낼 때는 독자층, 즉 수요층이 달라졌다는 새로운 조건을 직시해야 합니다. 단행본의 독자는 연구자가 아니라 일반 독자입니다. 논문은 꼭 필요한 일이라서 재미없는 논문도 스스로 찾아서 읽지만 단행본은 그렇지 않지요 --- p.22 몸통만 남기고 머리와 꼬리는 잘라라. 제일 처음 이걸 염두에 두라고 말하고 싶군요. 서론?본론?결론의 삼단 논법구조로 된 논문 형식에서 서론과 결론을 과감히 쳐내라는 뜻입니다 --- p.23 서론과 결론의 내용을 다 넣을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을 버릴지만 생각하세요. 독자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정보를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능력, 그것이 성공적인 단행본 쓰기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p.26 박사학위논문의 원문을 거의 손대지 않고 제목과 목차만 바꿔도 독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최 소장은 “논문은 아카데믹해야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다. 본문 내용에서도 딱딱한 학술적 표현은 일반적인 용어로 바꾸어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 p.32 출판사를 묻기 전에 책 성격부터 먼저 정하라고 답합니다. 책의 성격과 내용에 걸맞은 출판사들이 따로 있습니다. 출판사마다 지향하는 가치, 타깃으로 삼는 독자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p.49 논문을 책으로 내기 위해 출판계획서를 쓸 때는 출판사 편집자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들은 비전문가, 다시 말해 일반인입니다. 친절하게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학술적인 용어는 가급적 대중적 언어로 바꿔주고, 이해하기 쉽게끔 비유를 끌어오는 것도 방법입니다 --- p.62 후기나 에필로그를 쓸 때는 논문의 결론은 잊어버리세요. 논문을 다 쓰고 나서 얻은 소중한 결론 하나를 가지고 새롭게 쓰면 됩니다. 프롤로그를 쓸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에필로그나 후기도 논문과는 다른 방식으로 쓰는 글이니 논문의 내용을 ‘복붙(복사해서 붙이기)’하지 마세요 --- p.77 잘 짜인 책의 목차는 책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립니다. …… 솔깃한 목차는 관심 없던 사람도 읽고 싶게끔 만드는 마술을 부립니다. 절대 논문 목차를 단행본에 그대로 가져오지는 마세요. 아주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 p.80 통상 논문을 읽을 때는 전체를 다 읽기보단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습니다. 가뜩이나 재미없는 글을 소설이라도 되는 양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끝까지 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소설이라도 되는 양’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p.89 논문을 단행본으로 다시 쓸 때는 논문에 일일이 담지 못한 시대사의 풍경을 풍성하게 그려넣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래야 그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처럼 생생한 글이 되고 그래야 독자들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테니까요 --- p.96 쉽게 이야기 요소를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각주의 재활용이지요. 각주는 이야기의 보물창고입니다. 통상 흥미 있는 이야기라도 새로운 사실이 아니면 각주로 돌려버리잖아요. …… 실선 아래 묻혀 있는 보석 같은 각주들을 찾아 본문에 녹여 넣는 일. 그게 처음 단행본 원고를 쓰며 여러 날에 걸쳐 한 일이었습니다. …… 굳이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지 않아도 내 논문 안에 알토란 같은 이야기 요소가 심어져 있고 그걸 캐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솔숲에 소복하게 숨은 송이를 캐는 기분이 이러지 않을까 --- p.106 단행본으로 풀어 쓰며 논문의 서론과 결론을 잘라낸 것도 그래서지요. 그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합니다. 매 꼭지를 새로 시작할 때 계속 읽고 싶게끔 매번 ‘호객 행위’를 해야 합니다. 새로운 장을 읽을 때 산책하듯 가볍게 접근하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구체성이 있으면 좋습니다. 적어도 도서관에서 정색하고 읽어야 하는 책을 잘못 사서 읽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됩니다 --- p.120 중복을 피하라는 원칙은 논문을 단행본으로 고쳐 쓸 때도 지켜야 합니다. 같은 내용이 되풀이되면 ‘함량 미달’의 책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대개 신문 연재물을 엮은 책에서 이런 실수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 p.131 중복된 문장의 제거에는 편법이 따로 없습니다. 쌀을 씻을 때 섞인 돌을 찾아 가려내듯 가려내고 또 가려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중복된 문장을 삭제한 이후에는 그 앞뒤 문장이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하는 테크닉이 발휘돼야 합니다. 퇴고할 때는 원고를 컴퓨터 화면으로 볼 게 아니라 종이에 프린트해서 보는 게 좋습니다 --- p.134 논문에는 ‘가분수 문장’이 많습니다. 주장이 넘쳐나며 수식이 길어진 탓에 주어 앞의 문장이 가분수처럼 커진 걸 말합니다. 문장도 복잡해집니다. 긴 건 한 문장이 10줄이나 됩니다. 문장이 늘어지니 주술관계가 아슬아슬하고, 종국엔 엇나가기 십상이더라고요 --- p.137 논문 문장도 간결한 것이 좋습니다. 하물며 논문을 책으로 고쳐서 낼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야 보통의 독자도 편하게 읽을 수 있지요. 문장은 짧을수록 읽기도 편하지만, 메시지 전달도 분명해집니다. 또 복잡한 문장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 p.139 박사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내면서도 학술 용어가 갖는 엄중함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이는 이 책이 논문을 대중적으로 풀어 쓴 것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구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 p.148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함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 쓸 때 친절한 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미덕입니다. 동료 학자가 아닌 교양 시민이 타깃 독자이기 때문이지요 --- p.150 타인의 삶을 엿보는 일은 가보지 못한 길을 걷는 듯한 대리만족을 주고 인물에 쉽게 감정이입시켜 독서의 몰입도를 높여주지요. 시든 채소처럼 시들한 내용도 인물 이야기가 첨가되면 비를 맞은 듯 싱싱해지는 효과를 냅니다 --- p.161 사람들은 과거보다는 지금 이야기에 더 매료되고 흥분을 느끼는 법이지요. 역사 속 현장을 찾아가 그 에피소드를 액자처럼 둘러쳤습니다. 그림에 액자를 씌우면 작품이 확 살아나잖아요? 글에서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말랑말랑한 에세이 같은 느낌을 가미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 p.192 저는 모든 ‘글 꼭지’마다 현장감 있는 에피소드로 액자를 둘러쳤습니다. 입신양명하는 대신 서화에 빠져 산 양반 컬렉터 육교六橋 이조묵李祖?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일부러 여름휴가 때 그의 거문고 컬렉션이 있는 충남 예산 수덕사를 찾아갔고, 그 경험을 이야기로 풀었지요 --- p.195 논문의 결론은 ‘전체 요약+도출한 결론+한계점 지적+향후 과제’ 등으로 구성이 됩니다. 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낼 때는 서론을 버린 것처럼 논문의 결론도 버려야 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새로운 스타일로 다시 써야지요. 에세이처럼 가볍게 쓰는 게 좋습니다. 물론 논문 결론에 쓴 재료는 다시 살려서 적당히 재활용해야지요 --- p.200 책을 내는 건 논문 심사와는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출판은 대중을 상대로 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문장이나 표현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아야 하고, 끝까지 읽고 싶게끔 전체 구성이 재미있고 탄탄해야 하며, 지갑을 열고 사고 싶게끔 책의 제목,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끌어야 합니다. 그건 출판사 편집자가 더 잘 하는 영역입니다. 그들은 그런 방향으로 사고를 훈련해온 사람들이니까요 --- p.214 출판사가 정해져 여러분이 넘긴 초고에 편집자가 빨간 줄을 북북 긋고 문장을 고쳐서 보내오더라도 주눅들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해도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닙니다 --- p.220 마지막으로 저자는 재교, 삼교를 거치며 완전 원고를 만들어내야 함을 강조하고 싶어요. 앞에서 얘기했듯이 재교, 삼교를 할 때는 노트북 작업을 하지 말고 종이에 프린트해서 보기를 권합니다. 원래 또 자신이 쓴 원고의 흠이나 오류는 잘 안 보이니, 다른 사람한테 한번 읽어봐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떨까요 --- p.245 논문을 단행본으로 낼 때 꼭지당 원고 분량은 200자 원고지 40∼50매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 정도는 돼야 한 주제에 푹 몸을 적시고 나온 기분을 줍니다. 중간에 소제목 두세 개를 넣어 독자가 질리지 않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 --- p.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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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취재’가 어우러진 실전용
이 책의 뼈대는 지은이의 체험이다. 지은이는 아동서에서 교양서까지 여러 책을 낸 경험이 있다. 여기에 실제 학위논문을 탈바꿈시킨 《미술시장의 탄생》으로 2021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도서에 선정된 성과가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베테랑 기자인 지은이는 ‘취재’로 살을 보탰다. 목차를 윤색해 가독성을 높인 《일상의 공간과 미디어》의 최효찬, 스토리텔링을 더해 대중의 구미를 당긴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의 이성낙 등과의 대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덕분에 연구자들을 위한, 살아있는 조언이 탄생했다. 문장론을 뛰어넘는 책 쓰기 ‘모범 답안’ 부제는 ‘친절한 글쓰기를 위한 꿀팁 18가지’이지만 책은 단순한 문장론을 넘어선다. 물론 책의 고갱이는 ‘가분수 문장을 없애라’, ‘첫 문장으로 승부하라’ 같은 글쓰기 요령이나 ‘서론과 결론은 과감하게 들어내라’, ‘각주의 송이밭을 캐라’처럼 매력적인 팁이 담긴 2부이다. 지은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1부에서 논문과 단행본은 무엇이 다른지, 자기 책에 맞는 출판사는 어떻게 찾는지 등 책 쓰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점을 짚어준다. 또 3부에선 편집자와 어떻게 소통할지, 저자로서 최종 책임을 진다는 자세 등 원고 작성 후 유념해야 할 사항을 일러준다. 한마디로 학술서의 ‘변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시하는 책이다. 생생한 사례 친절한 설명으로 쏙쏙 이 책은 으뜸 미덕은 잘 읽힌다는 점이다. 사례가 구체적이고 설명이 상세해서다. 이를테면 학술적 교양서 《서울 탄생기》의 목차와 모태인 논문의 그것을 직접 비교해 제목과 목차 잡기의 실례를 보여주는 식이다. “출판인 머리를 못 따라간다”며 자신의 전작 《미술시장의 탄생》 초고를 넘긴 뒤 편집자에게서 받은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이런 알짜 팁을, 입말 형식으로 담아내 연구실에 틀어박힌 잠재 저자들에게 면 대 면으로 차근차근 속삭여주는 듯하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연구서를 책으로 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맞춤한 출판사를 찾고, 저자 기근에 시달리는 출판사에게는 새로운 저자를 발굴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하고, 인문학 출판시장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학술서가) 많이 팔리진 않더라도 끝까지 읽게는 해야지요”라는 그의 소망이 상당히 성취됐음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