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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표 11끊을 거야 24망고 맛 사탕 36그래, 너희나 해라 48스피드 퀴즈 58나는 떠돌이야 69“My Lady!” 83오디션 울렁증 94준희는 대형 할인 마트 106할머니, 가지 마 118기저귀를 차고서라도 128스타와 매니저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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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경쟁,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과정이 아닌 자기 성장의 기회아이돌을 꿈꾸는 소녀, 소년들이 경쟁하며 데뷔의 기회를 잡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들을 응원하며 같이 손에 땀을 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살 떨리는 경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쭉쭉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눈물의 오디션』의 주인공, 장으뜸처럼 말이다.경쟁을 즐기는 타고난 승부사 체질도 있지만 혹여나 실력이 조금 떨어져서, 아니면 단지 운이 나빠서 남보다 살짝 뒤처지기라도 하면 맥이 탁 풀려 모든 걸 놓아버리는 유형이 있기 마련이다. 으뜸이가 바로 그런 아이다. 영어 학원에서는 매일 단어 시험을 보는 데다 가장 점수가 높은 아이에게 단어 왕 왕관을 씌워 주는데 으뜸이는 한 번도 왕관을 써 본 적이 없어 한 달 만에 끊은 전적이 있다. 이번엔 수학 학원에서 반 편성 시험 결과를 공공연히 붙여 두자 모두가 자기를 비웃는 것 같아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다닌 지 두 달 만에 끊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남과 비교당하고 평가당하는 것이 싫어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수업은 안 들으려 하고, 모든 공부를 홀로 하는 과외로 돌려 버리는 으뜸이. 이러한 으뜸이의 행동이 특별히 소심하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 탓일까? 개인의 특성과 장점은 무시하고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사회, 그리고 도전과 과정의 즐거움을 가르치지 않고 성과 위주로 칭찬하는 분위기가 으뜸이 같은 아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남에게 지거나 실패하는 게 두려워 아예 시도도 하지 않으려는 으뜸이를 보며 많은 독자는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게 된다.그러나 변화의 시작은 언제나 내부에서 태동한다. 경쟁을 피하기만 하던 으뜸이도 결국은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쪽을 향해 가기로 큰 용기를 낸다. 공부랑은 좀 다르게 마음이 끌리는 연극 오디션을 보고 주인공 역을 따내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용기를 내기까지는 긴 고민의 시간과 옆에서 반면교사를 보여주는 외삼촌, 늘 으뜸이를 응원하는 교육 매니저 할머니의 도움이 있다.작가는 ‘누구나 잘하는 것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그것을 찾아내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삶의 즐거움 아닐까’ 생각하며 이 이야기를 썼다. 독자들은 으뜸이가 처한 상황과 고민을 통해서 남을 이기려는 경쟁이 아닌, 스스로 껍질을 찢고 나아가 가능성과 한계에 도전하는 ‘자신과의 경쟁’에 눈을 뜨게 된다. 평범한 주인공 으뜸이가 온몸으로 부딪혀 얻은 깨달음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의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다.현실적인 인물들이 그려 내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눈물의 오디션』은 현실감이 넘실대는 극사실주의 동화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 늘 ‘종일반’ 아이였던 주인공은 할머니 덕에 종일반에서 벗어난다. 일하는 딸이 자랑스러운 한편, 혼자인 손자가 가슴 아픈 할머니는 손자의 응석을 다 받아 주고,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는 본격적으로 ‘교육 매니저’ 역할을 맡는다. 학원 갈 시간을 체크하거나 좋은 과외 교사 정보를 주변에 수소문한다.대형 할인 마트에 밀려 슈퍼를 접고 만 외삼촌은 한집의 가장임에도 끊임없이 대형 할인 마트 탓만 하며 현실에서 도망치려고 해 온 가족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으뜸이는 잘하고 싶은 욕심에, 그리고 실수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많은 경쟁 상황을 외면하며 자라 왔다. 줄넘기 급수 시험도 ‘인생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래, 너희나 해라. 내가 양보하지.’ 합리화하며 포기하는 게 더 쉬운 아이가 되는 중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연기를 잘해서 칭찬받은 기억이 있는 ‘연극’에서는 마음이 흔들린다. 으뜸이가 잔뜩 심취해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속 상황을 연습하는 장면, 그리고 주연을 따내기 위해 기저귀까지 차고 오디션에 나서는 장면은 몰입도가 극에 달하는 이 책의 백미다.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기를 쓰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자기만의 색깔을 내고 싶을 때, 그것을 해야 스스로가 행복할 것 같을 때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이런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온다. 만약 그 한 번도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경쟁은 남들보다 더 잘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 주기 위해 하는 거라고. 이 책의 주인공 으뜸이처럼 말이다. 그러면 결국 경쟁은 자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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