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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중고상품설명

목차

프롤로그 '일'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세상

1. 세상이 원하는 능력은 따로 있다 | 노동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참으라. 견디라. 순응하라.
알아서 경쟁하라. 스스로 착취하라
""저는 노동자 아니거든요?""
경제학 교과서에 노동자는 없다


2. 게임의 규칙은 당신 편이 아니다 | 노동은 어떻게 선택되는가
철들기 전에 길들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
관계 대신 거래로, 고용 대신 사용으로
더 많이 일하라. 하지만 당신 몫은 정해져 있다
패자부활전은 없다:

저자 소개 1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홍대 입구, 미아리, 그리고 종암동. 서울 강북의 좁은 골목길. 유소년의 기억이 부서진 조각으로 남아 있는 곳들이다. 어려서부터 ‘기억의 사진첩’을 들춰보기 좋아하는 성향을 지닌 탓에 사람들이 개인적ㆍ사회적 삶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0대 때는 문예반에서 수필을 쓰거나, 학교 신문 만드는 활동을 했다. 원고지 60매 분량의 단편소설을 썼다가 불태워 버린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러나 인문학적 관심은 입시준비를 위해 읽은 한국단편문학전집 50권을 마지막으로 차단당한다. 대학의 경제학과에 진학한 뒤로는 사회과학만이 세상을 올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홍대 입구, 미아리, 그리고 종암동. 서울 강북의 좁은 골목길. 유소년의 기억이 부서진 조각으로 남아 있는 곳들이다. 어려서부터 ‘기억의 사진첩’을 들춰보기 좋아하는 성향을 지닌 탓에 사람들이 개인적ㆍ사회적 삶의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0대 때는 문예반에서 수필을 쓰거나, 학교 신문 만드는 활동을 했다. 원고지 60매 분량의 단편소설을 썼다가 불태워 버린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러나 인문학적 관심은 입시준비를 위해 읽은 한국단편문학전집 50권을 마지막으로 차단당한다. 대학의 경제학과에 진학한 뒤로는 사회과학만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믿게 되었다. “철학은 세계를 해석만 할 것이 아니라 변혁해야 한다”라는 마르크스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나, 이때 철학은 경제학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 여겼다.

사회과학적 사고를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료한 형식으로 나타내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수학적 기법을 활용하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으로 삼았다. 모든 사회과학적 문제들은 이미 오래 전에 수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대답하려 했던 것들이라는 깨달음에 이른 것은 최근에 와서이다. 결국 근본은 ‘사람’에 대한 물음으로 귀착된다는 것, 따라서 그 어떤 화려한 기법으로 무장한 사회과학도 인문학적 상상력 없이는 무의미하다는 것도.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모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마쳤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말과 글로 먹고사는 일만 해온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 대학원생 시절엔 어쭙잖은 외국어 실력으로 번역을 하거나 중고생들을 사교육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며 학비를 벌었다. 국민대·서울대·서울시립대·순천향대·아주대·한국방송통신대·한신대에서 시간강사 생활을 했으며, 수협중앙회와 기아경제연구소에서는 경제동향 보고서 쓰는 일도 했다. 영산대학교 유럽지역통상학과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는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 정치경제학과 경제학설사를 가르치며 ‘분배와 민주주의의 경제학’이라는 강좌를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한겨레>와 <시사IN>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오랫동안 칼럼을 연재했고, 최근에는 <경향신문>에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일하기 전에 몰랐던 것들》,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경제학의 숲에서 길을 찾다》, 《프로메테우스의 경제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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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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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2.8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1.3만자, 약 3.5만 단어, A4 약 71쪽 ?
ISBN13
9788901176550

책 속으로

경제원론이나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들추어보면 노동은 보이지만 노동자는 그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현대 미시경제학에서는 경제 주체를 크게 소비자와 생산자 둘로만 구분한다. 교과서의 배열 순서도 먼저 소비자 행동에 관한 이론이 나오고, 그 다음에 수학적으로는 완벽하게 똑같은 논리 구조를 갖추어 생산자 이론이 나온다. 생산자는 주어진 비용으로 생산량을 극대화하거나 (같은 말이지만) 주어진 생산량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하기 위해 생산 요소를 구입하고 배치하며 기술을 선택하는 주체로 묘사된다. 쉽게 눈치 챌 수 있듯이 이때 말하는 생산자는 노동자가 아니다. ---「경제학 교과서에 노동자는 없다」 중에서

노동력은 그 소유자인 노동자의 인격과 분리되어 필요할 때 사서 쓰고 필요 없어지면 안 쓰면 그만인 일반적인 상품들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 극단적으로는 언제든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과도 같아진다. 문자메시지로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고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에피소드는 일회용품과 같아진 노동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강사의 지위도 일회용품과 다를 바가 없다. 학기 시작 직전에 원래 담당하기로 했던 과목이 강사 본인과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바뀐다든가, 몇 년째 강의를 나가던 대학에서 아무 연락이 없으면 굳이 따질 필요도 따져볼 수 있는 통로도 없이 ‘해고’를 의미한다든가. ---「관계에서 거래로, 고용 대신 사용으로」 중에서

‘죽도록 일해서 겨우 먹고살기’가 자영업이나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기에도 허덕이는 저임금 노동자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동시장의 조건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해질수록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은 치열해진다. 그 결과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을 더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IMF 위기 당시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기 책상이 없어질까 봐 두려워 퇴근을 못 하고 야근을 한다는 우스개가 유행했다. 1970년대 여공들이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각성제인 ‘타이밍’을 먹어가며 철야 작업을 해야 했다면 21세기의 직장인들은 힘겹게 얻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불안한 비정규직에서 안정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자기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 ---「더 많이 일하라. 하지만 당신 몫은 정해져 있다」 중에서

노동 계약은 인적 속성에 점점 덜 의존하게 되면서 보통의 상품을 사고파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 생산과 유통의 말단부, 전달 부분에서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점점 더 ‘계약’ 관계에 강하게 끌려 들어오고, 외형상으로는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로 변화한다. 좁은 의미의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아래로 쏠린다」 중에서

저소득-장시간 노동의 다른 이유 한 가지를 더 들자면 소비자들이 자신의 편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는 것, ‘톨레랑스(tolerance)’가 매우 작다는 사실이다. 나를 비롯하여 어느 소비자도 자신이 직접 물건을 사서 들고 오기보다는 자기 집 현관까지,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배달되는 상태를 반길 것임에 틀림없다. 물건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택배 노동자보다 더한 강도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라 하더라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본인의 노동이 고될수록 피곤한 일상에 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상품을 찾아내야 한다. ---「부당한 거래: 이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중에서

경제학에는 노동자는 위험을 싫어하고 고용주는 위험을 감수하므로 그 차이로 말미암아 고용주에게 많은 소득(이윤)이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이론도 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점점 그러한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노동자들도 위험을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그에 따르는 실패의 책임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동시에 실패하건 성공하건 장시간 노동과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려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형식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는 개인’이다. 물류는 물론 생산에 이르는 경제의 모든 영역을 위에서는 대자본 몇 개가 장악하고 피라미드의 말단부는 이른바 유연한 형태의 노동, 자영업자의 외관을 띤 노동에게 맡기는 구조를 지금의 한국 사회야말로 가장 극적인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145~146쪽, ---「부당한 거래: 이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중에서

경제학에서는 ‘자연적 실업(natural unemployment)’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경제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2,3퍼센트의 실업률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더 심한 경우 ‘자발적 실업’이라는 말도 사용한다. 대학을 졸업하였지만 임금도 낮고 고용 상태도 불안정한 일자리밖에 없어서 취업을 망설이며 더 나은 직장,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대학에 다니면서 상식적으로 기대했던 수준의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이들은 ‘자발적 실업자’들로 불린다. ---「가해자는 어디에도 없다」 중에서

모든 노동자는 작업장 안에서는 자본에 고용되어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일하는 직접생산자다. 하지만 작업장 문을 나서는 순간 매일매일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소비자다. 직접생산자인 노동자는 노동시간이 길어지거나 노동 강도가 강화되는 작업 조건 악화에 맞선다. 더 많은 임금과 더 안정적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다른 노동자들과 단결해 싸우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로서는 일단 받은 임금으로 가능한 한 값싼 상품을 많이 구입해 노동 능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미시경제학 교과서의 첫 장에 등장하는 소비자 이론에서 말하는 ‘예산 제약 하의 효용 극대화’가 그것이다. 이른바 ‘통큰 치킨’이나 ‘마트 피자’가 중소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빼앗은 대기업의 횡포라는 도덕적 비난에도 대히트를 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소비자와 노동자」 중에서

모두가 CEO가 되기만을 꿈꾸지만 현실은 노동자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소비자라는 정체성이 종종 압도한다. 자영업자의 문제는 개인사업자, 프리랜서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다. 이러한 점은 물리학적 원자들의 세계처럼 노동이 실종되고 사람이 사라진 가치판단을 배제하는 경제학에 의해 이론적으로 합리화되는 동시에 현실적인 경향으로서 강화되고 있다. ---「정글의 법칙: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중에서

완전경쟁은 경쟁 논리가 완벽하게 작동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상태라고 정의된다. 그러나 그 소비자들 중 다수가 바로 그 경쟁의 참가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완전경쟁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바람직한 이상향으로 묘사되며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가져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영세자영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다.
기원이건 PC방이건 커피전문점이건 완전경쟁을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계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경제학 교과서 설명하는 바와 달리 그들의 등에 빨대를 꽂고 이익을 빨아들이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성장하여 먼저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이 부유해지고 나면 그 이익이 아래로 넘쳐흘러 전체로 확산된다는 이론이 ‘흘러내림 효과(trickle-down)’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러한 기대와는 반대로 이익이 위로 빨아올려지는 현상(trickle-up)이 발생한다. ---「빨대를 꽂아라! 승자독식의 세계」 중에서

경제학에서 말하는 소득분배의 ‘슈퍼스타 이론(superstar theory)’은 이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관철된다. 슈퍼스타 이론이란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서 최상층부의 슈퍼스타에게만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 슈퍼스타 현상이 생겨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산업이나 직종에서 몇 안 되는 슈퍼스타들만으로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결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슈퍼스타 현상이 성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슈퍼스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대부분의 이들은 완전경쟁의 세계로 떨어진다. 얼핏 조화로워 보이는 완전경쟁의 세계, 그 뒤에는 지독할 정도로 불평등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

---「빨대를 꽂아라! 승자독식의 세계」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경제학 교과서 같은 세상은 불가능하다

경제학에는 왜 주어가 없나?
‘TESAT’이라는 시험이 있다.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이다.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경제토플’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런데 경제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이 시험의 편향성이 입길에 오른 적이 있다. 이를테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고르라는 문제의 정답이 상호출자 금지와 출자총액 제한이라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편향성은 특정 시험의 문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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