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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기의 모험 1
금척을 찾아서
최홍 저
도서출판도화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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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제1부 금척의 자취를 찾아서
부친의 방문
금척이라는 사물
조 대비의 꿈
마포나루
송동용이라는 사내
무예의 길
마포나루의 도고꾼들
반계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
전주의 경기전
진안의 마이산행
죽헌 어른을 만나다
무학대사의 꿈
지리산으로 향하는 일가족
경주의 금척리로 향하다

제2부 청나라로 향하다
벽란도행
개성상인 장 좌수
홍경래의 난과 부친
인삼 밀수선을 타다
황해 바다와 조기
폭풍우를 만나다
무인도에 표류하다
남해의 꽃밭, 주산군도
장보고와 금척

저자 소개 1

전북 남원 출생으로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에서 법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계획을 전공하였다. 한국문인협회와 소설가협회 회원으로, 저서로 장편소설 『베팅 999』(상, 하), 『마이산 석탑 군의 비밀』, 『천년의 비밀 운주사』, 『우리 문화재 진실 찾기』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솔로몬 왕의 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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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86g | 152*225*16mm
ISBN13
9791190526807

책 속으로

“금척이라고 혹시 들어보았느냐?”
“금척? 금으로 된 자[金尺]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디에선가 들어보기는 한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금으로 만들어진 자’를 뜻하지.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금척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국가적 대사나 민족의 운명과도 연관되어 있어.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태조 어른이 조선을 건국한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 맞습니다. 태조 임금이 하늘로부터 받으셨다는…”
“그렇다. 고려가 그야말로 남왜북로라 하여 왜놈들과 오랑캐들에 시달리고 있을 때 마치 하늘이 내려보낸 듯 이성계라는 인물이 출현했지. 그러나 그는 탁월한 무장이었을 뿐 처음부터 왕이 되려거나 새 왕조를 창업하겠다는 등의 야심을 가진 건 아니었어.
이런 그에게 왕조 창업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일개 평민에서 왕위까지 오르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게 바로 금척이라는 신물이었지. 꿈속에서 하늘로부터 천명의 계시로 금척을 받았다고 한다.”

의주로 돌아온 뒤 제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그러나 저도 여기저기 상처를 입어 운신도 못 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한 번은 어떤 노인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길거리에서 내 소문을 들었다며, 몸이 완쾌되는 대로 자기를 한번 찾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시냐 했더니 자기가 젊었을 때 야뇌 백동수에게 가르침을 받아 무예를 좀 하는데, 소문에 듣기에 용감한 사내로 보여 자신의 무예를 전수해 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뛰쳐 일어나 노인에게 넙죽 절을 올렸습니다. 며칠 내로 반드시 찾아뵙고 가르침을 받겠다며…
야뇌 백동수!
조선 젊은이들에게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이름입니까. 당대 창검의 제1인자, 다시 못 볼 호쾌한 남아, 무로서 문을 이룬 진정한 무사…. 종사관님께 무예도보통지 책을 받아들었을 때 표지에 백동수라는 이름이 있는 것만 보고서도 저는 그날 밤 흥분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제가 같은 세월을 함께 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고,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 바로 야뇌 어른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용과 나는 말머리를 돌려 경주 도처에 산재한 유적들을 다시 한번 둘러본 후 한양으로 향했다. 이제 중국행을 준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낯선 이역에서 어떤 경우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그리고 단단히 준비를 해야만 한다.
집사람은 부친께서 이미 운을 띄우셨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다만 몸 성히 무사하게 다녀오라고 얘기할 뿐이었다. 나는 그동안에도 책을 보네, 암자에 들어가네 하면서 번번이 집안 살림을 떠맡긴 데다, 이번에는 아예 중국행까지 감행해서 미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서 어느 때 보다 힘차게 안아주며, 돌아와서는 필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집안 살림에도 신경 쓰겠다고 다짐해 주었다.
친구들에게는 고산자 김정호, 오주 이규경 등 가까운 친구들 몇에게만 책을 사러 간다고 알릴 생각이다. 그것도 남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순탄한 항해를 하면서도 마음속에 가시지 않고 있던 불안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7일째 되는 날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끼고 컴컴해지더니 바람이 무서운 기세로 몰려왔다. 저녁 무렵에는 파도가 언덕배기처럼 몰려들어 또다시 우리 배를 숫제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었다.
배 안은 또다시 절망감이 감돌았다. 물건들은 죄다 넘어져 나뒹굴었고, 벽에 단단히 고정시켜 놨던 죽통도 배와 함께 기울어지면서 속에 있던 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그러나 이전에 되게 당해본 덕분인지 동용과 나는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 후기에 생존했던 철학자이자 실학자, 과학사상가 혜강 최한기가 단군시대부터 있어왔다는 금척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신라와 조선왕조를 창업케 했다는 금척, 그러나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 홍타이지가 탈취해간 금척, 최한기는 조선 왕실로부터 그 금척을 회수하라는 밀명을 받고 청나라로 떠난다. 그 여정에서 유생 최한기가 세상을 경험하면서 차츰 실학자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서책만을 뒤적이는 배타적이고 편협한 경전주의자 유학생이 아니라 이질적인 경험론과 인식론 그리고 기철학 등을 공부해 실학자로 거듭난 혜강 촤한기라는 인물을 입체적이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는 최 홍의 역사소설 『최한기의 모험』(전2권)은 조선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방대하고 높은 경지의 실학자 최한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우리 고유의 신비로운 금척에 얽힌 사연들과 그 실체들을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관직에 나간 적이 없는 최한기는 평생 수많은 서책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갖가지 희귀한 서적들은 물론이고, 새로 나온 신간들도 어김없이 그의 손길을 거쳤다. 그렇게 다양한 독서를 통해 경계 없이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배워 자신의 고유한 사상을 만드는 최한기의 모습이 엄청난 흡인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는 소설이다.

조선 학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저서를 남긴 최한기는 중국 청나라 여행을 통해 동서양의 학문을 통합하고 평화 사상을 말한 기학(氣學)을 집대성한다. 기학이란 동양의 기 철학과 서양의 물리학을 접목시켜 이론으로 쳬계화한 학문이다, 이 소설은 최한기의 기학이 기의 움직임, 운화(運화(化)를 통해 인간과 우주가 합일되어 있다고 역설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은 채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한다는 원리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금척을 찾아 험난한 여로를 계속하는 최한기의 모험을 생생한 현장 묘사와 빠른 전개로 박진감 있게 그리고 있다.

소설에서 최한기의 사상과 공부를 정약용과 비교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정약용이 옛 경전을 재해석함으로써 개혁의 논리를 이끌어냈다면 최한기는 현재를 중시한다. 그가 항해술이나 수학, 천문학 등 서양의 과학을 적극적으로 공부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소설은 다층적이면서도 격조 높게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소설은 최한기가 학문을 분리하지 않고 통섭으로 접근하는 과정을 다양한 사건이나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을 망라한 공부로 학문의 경계 없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실학자 최한기, 그가 금척을 찾아가는 과정을 뛰어난 형상으로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웅후한 힘을 느끼게 하는 값진 소설이다.


작가의 말

필자는 혜강의 기철학과 실학사상에 심취하면서도 내내 그의 의문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학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어서, 혜강의 사상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왕성하게 연구 실적을 남기면서도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 충북 지역의 한 소도시를 여행할 때였다. 우연히도 어느 고서점 옆을 지나게 되었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발길이 자연스레 서점 쪽으로 향했다. 서점은 조그마했고 서가도 3개밖에 되지 않았으나, 필자는 무심코 이 책, 저 책들을 뒤적이다 문득 눈에 띄는 책들을 발견했다.
표지는 오래되어 많이 해졌고 서자들도 희미해져 있었으나, 두 권의 책을 비교해 보면서 나는 곧 책들의 제목을 짚어낼 수 있었다.

浿東遊錄 一, 浿東遊錄 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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