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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첫 번째 이야기: 삶과 죽음 시간에 대해 죽음에 대해 산은 산이다 아쉬울 것 없노라 내일을 기다리는가? 현재를 지향하는 의식 두 번째 이야기: 시간과 생명 왜 4월은 잔인한가? 시간과 더불어 산다는 것 코리안 타임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내 길 모두가 영웅인 사회 자연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세 번째 이야기: 미디어를 보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만화라는 안전한 피난처 사진 이야기 빛나는 세상 속 아이 인공지능과 인간 부자 아빠는 어디에서 꿈꾸는가? 스펙터클 속 청소년 유혹 네 번째 이야기: 더불어 살다 남자와 여자의 대화 당신은 얼마나 다양하게 보는가? 더 빨리 더 빨리 세상은 종말을 향해 치닫는가?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가? 가젤과 사자 이야기 자기기만의 작은 행복 다섯 번째 이야기: 성공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다 마흔 살에 성공하기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더 벌기 위해 일하는가? 마시멜로 먹기 인생은 한 번뿐이다 신자유주의가 낳은 공정이란 괴물 삶이냐, 생존이냐? 저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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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맞서 싸우는 일은 오히려 쉽고 편할 수 있다. 시간과 싸우는 것은 자신을 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현재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허용한다. 시간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문제를 좀 더 용기 있게 수용하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시간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시간과 조화를 이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현재를 충만하게 살 수 있는가?
--- p.22 죽음을 생각하면서 나는 역설적으로 삶을 생각하게 되었다. 죽음이라는 미래의 사건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던 내가 현재의 충만한 삶이 주는 기쁨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나를 완전한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해주지는 않았다. 단지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해주었을 뿐이다. --- p.26 간혹 우리는 이러한 생활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때마다 화려한 스펙터클을 제공하는 미디어와 소비할 수 있는 수많은 상품이 우리를 위로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달려온다. 물건을 살 때가 제일 행복하고 스마트폰을 볼 때가 제일 재미있는 생활은 삶이 아니라 생존일 뿐이다. 사회가 만들어준 역할에 충실하며 은행 계좌의 잔금 액수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에게 4월은 그저 황사 때문에 잔인한 달일 뿐이다. 황사가 생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생존에만 급급한 사람은 4월의 태양과 비가 주는 잔인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생 존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삶을 위해 태어났다. --- p.46 근대화의 논리에 세뇌된 우리는 객관적 시간이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순환적 시간을 “코리안 타임”이라 부르며 멸시하고 그런 시간에 따라 생활했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러워하게 되었다. “코리안 타임”과 함께 하던 공동체적 삶의 여유와 놀이마저도 그런 맹목적 수치심 속에서 부정하고 심지어 저주하며 철저히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온순한 노예가 되어 갔다. --- p.55 확실히 사회가 긴 생명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웅에 대한 기억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지되기 위해 영웅을 필요로 하는 사회는 불행하다. 자신의 욕망을 대리만족시켜줄 사회의 영웅을 찾지 않고 각자가 자신의 영웅이 된다면 어떨까? 모두가 영웅이어서 영웅이 필요 없는 사회를 꿈꿔본다. --- p.64 요즘 아이들이 유튜브 콘텐츠나 디지털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빛과 소리의 공격으로 글자 그대로 얼을 빼놓는 게임보다는 그래도 비교적 긴 호흡으로 상상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만화책의 세상이 좀 더 안전한 피난처라는 생각이 든다. --- p.79 이제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기계를 만들고 통제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교육에 기대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다. 이미 모든 면에서 기계가 인간을 초월한 상황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도구적 기술과 지식 교육은 기계보다도 못한 인간을 길러낼 뿐이며 결국 인간 자신을 파멸로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도구적 지식에 압도 당한 사람들이 인간을 열등한 기계로 만드는 교육을 계속 기획하는 현재는 암울한 미래를 앞서 보게 만든다. 클릭 몇 번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불러올 수 있는 시대에 중요한 것은 클릭하는 방법이 아니라 “왜 클릭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힘을 갖는 것이다. --- p.92 아이가 스펙터클의 세계에 저항할 방법은 있는가? 어떻게 청소년의 전복적 파괴력을 강렬한 소비 욕구로 전환하지 않고 고스란히 청소년 자신의 삶을 위해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는가? 청소년이 생존을 거부하고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 p.104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은 사실 가장 전형적인 권력 행위인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합목적적 권력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이 권력의 통제를 벗어나 권력을 유혹해 파멸할 수 있는 장치가 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오늘도 아무 이유 없이 습관처럼 인터넷에 접속한 사람들은 인터넷이란 유혹의 공간 안에서 삶의 에너지를, 또한 동시에 죽음의 에너지를 기호로 바꿔 아낌없이 내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기호들은 권력을, 욕망을, 생산을 유혹해서 그들을 무력화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아마도 이것은 권력이 강요하는 생존 방식에 대한 사람들의 본능적이고 자생적인 저항일 것이다. --- p.110 남자는 자신이 업무를 위해서 말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말을 한다. 여자는 자신이 감정 공유를 위해 말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말을 한다. 그저 몸과 마음이 편한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세상의 모습을 풍요롭게 만들고 재미있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시중에 나온 책 몇 권을 읽어 몇몇 지식을 갖게 된다고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지는 못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을 가진다면 사람 사이의 차이는 성가신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매력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 진실한 마음은 생존을 위한 처세술 책들이 결코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다. --- p.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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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사회는 그 간단한 일마저도 아주 어려운 일로 만들어버린다
생존 사회와 그것이 강요하는 논리에 길들어진 사람들에게 저자의 생각은 기껏해야 개인적 해탈이나 편안한 삶을 꿈꾸는 또 다른 형태의 명상록이거나 혹은 한껏 비하하자면 사회의 패배자들이 자신을 위안하는 소리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마치 도시 사람이 잠깐 주말 농장을 찾듯이 단지 치열한 경쟁에서 잠시 멀어져 여유를 찾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생존의 논리가 만들어낸 부산물인 패배자란 용어 자체에 어떤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삶, 죽음, 시간과 같은 문제를 천착하면서 인간과 사회의 본질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심각하거나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웃고 즐기면서 삶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저 단순히 잠시 자신의 방에 누워 쉬는 시간을 갖는 것, 그래서 시간 자체를 잊어버릴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생존 사회는 그 간단한 일마저도 아주 어려운 일로 만들어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