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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제2화 소설가가 너무 바보 같아서 제3화 폐사 사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제4화 영업 사원이 너무 바보 같아서 제5화 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최종화 결국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보너스 트랙 점장님이 여전히 바보인 채로 돌아왔다! 작가의 말 서툰 감사와 서툰 부탁의 말씀 |
kazumasa Hayami,はやみ かずまさ,早見 和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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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박하게 웃는 얼굴, 영양가 없는 이야기, 모두를 짜증 나게 만드는 태도와 목소리, 그리고 자랑하듯이 들어 올린 자기계발서……. 다케마루 도모야에게 고한다! 《무능한 점장을 하드캐리하는 일개 직원의 77가지 마음가짐!》이라면 지금 당장에라도 읽어주마, 이 멍청한 놈아!
--- p.32 아침마다 어마어마한 수량의 책이 쏟아져 들어오고 엄청난 양의 반품을 한다. 출판사에 요청한 책은 도통 들어오지 않고, 총판인 출판 유통사에서는 필요 없는 책만 잔뜩 보내온다. 친한 사람이 없는 익숙한 직장은 사고가 정지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나는 눈앞의 일을 묵묵히, 전에 없이 실수조차 하지 않고 처리하며 언제나 혼자 화가 나 있었다. --- p.40 서점 직원으로서의 한계도 느꼈다. 내가 좋다고 느껴서 열심히 추천하는 책은 좀처럼 팔리지 않는 반면, 베스트셀러는 진열만 해놔도 잘 팔린다. 실제로 지난주에 발매된 오니시 겐야의 신작 《사오토메 고요이의 후일담》은 내 감상과는 상관없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매일같이 새 발주서를 쓰며 나는 내가 이곳에 있는 의미를 고민했다. 나는 놔두면 팔려나가는 책을 위해 여기에 있는 걸까. --- p.41 “괜찮으면 한번 읽어봐요. 나한테는 아주 소중한 책이거든요. 확실히 요즘의 오니시 겐야는 조금 벽에 부딪힌 느낌도 들지만 언젠가 다시 엄청난 책을 써줄 거라고 믿어요. 그게 팬의 역할이잖아요?” --- p.44 “사회인이 돼서도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왕따 같은 걸 당하면서 정말로 괴로웠을 때 《공전의 에덴》을 만나게 해준 서점 직원이 있었다고요. ‘사회의 룰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사회의 룰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라는 추천글, 나는 글자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해요. 그 코멘트와 그 책이 나한테는 얼마나 큰 구원이었는지 몰라요.” --- p.51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절대로 말하게 할 수는 없었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은 작품을 ‘재미있었다’고 말하게 할 수는 없다. 설령 힘없이 짓밟히는 하찮은 존재라 하더라도. 바로 그것이 서점 직원인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자존심이다! --- p.116 “결국 가방에 사직서를 넣고 다니는 시점에서 우리는 그만두지 못해. 세월이 흐를수록 책임은 점점 무거워지고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은 점점 더 늘어나. 윗사람은 점점 더 바보 같아 보이고 그 속에서 아등바등하는 내가 한심하기만 해. 하지만 그런 상황으로 몰리면 몰릴수록 책이 더 사랑스러워져. 그보다, 지금의 내게 도피처가 되는 구원 같은 이야기가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다니까. 참 신기하기도 하지.” --- p.190 “책이 더 좋아진 느낌이 들어요. 옛날보다 책 판매가 줄었다고 하더라도 책은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그걸 독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건 우리의 실패예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 p.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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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글귀가 한 사람을 구원할 때가 있다
그런 이야기와 독자를 이어주는 직업, 서점 직원!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지만, 책과의 행복한 삶은 있다 서점 직원을 주인공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책이라는 공통된 요소는 있으나 소설가와 점원이라는 낯선 조합도 그렇고, 판타지물이 아닌 이상 드라마틱한 구성도 넣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서점 직원의 확실한 존재감을 콕 짚어주었으며 그들의 리얼한 푸념으로 조직을 향한 속시원한 공감대를 만들어냈다. 이에 익명 작가를 활용한 미스터리 장치와 코믹한 인물 설정을 통해 극을 한층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한마디로 소설가와 서점 직원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관계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책이 독자들의 마음에 닿을지 함께 고민하는 사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글귀가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고, 방황하는 생각에 이정표가 되어주듯 우리 삶을 구원해줄 때가 있기에 서점 직원은 이야기와 독자를 이어주는 훌륭한 직업이라는 것이다. 타성에 젖은 작가에겐 재미없다는 말을 할 수 있고, 출판사 편집자에겐 작가의 비위만 맞추지 말라고 조언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이렇게 책이 재미있어지고 그걸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면 출판 시장은 저물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서점이라는 특정한 곳이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나 느낄 법한 상사에 대한 불평, 불만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작가가 직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건 아닐지 의심될 정도로 리얼한 문장을 읽다 보면, 그동안 짜증 나고 갑갑했던 마음이 시원하게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의 푸념을 든든한 미소로 들어주던 선배가 바로 이 책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그저 일을 그만두기엔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애써본 적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조언한다. 한편으론 무능력으로 인해 직원을 고생시키는 점장이지만, 문제가 일어나면 해결하는 모습을 볼 때 상사의 바보스러움은 세월의 모진 풍파로 다듬어진 넉살쯤으로 이해하면 어떨지. 우리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반짝반짝하지는 않지만, 마음의 구원이 되는 책을 곁에 둘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점장을 비롯해 소설가, 서점 사장, 영업 사원, 서점 직원까지 좋은 책을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바보같이 서점을 뛰어다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