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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은 바람 4
아기와 방울토마토 ·········10 빛이 내리는 집 ···········23 재미있는 전쟁 ···········39 황제펭귄의 소리 ··········54 앵무새와 별똥별 ··········70 민들레와 클로버 ··········88 파리는 삭 삭 삭 ···········103 매미의 오늘 살기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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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펭귄은 뒤뚱뒤뚱 걸어가면서 ‘콜록콜록’ 밭은기침을 수도 없이 합니다. 엄마 펭귄은 걱정스럽게 말합니다.
“여보, 의사 선생님 말씀이 폐가 너무 나빠졌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지요? 두 달씩이나 먹지도 못하고 추위 속에서 알을 품고 서 있어야 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미치겠어요.” “콜록콜록, 걱정하지 말아요. 별일이야 있으려고. 우리 아기를 만드는 일인데…… 콜록콜록, 걱정하지 말아요. 콜록콜록…….” 아빠 펭귄은 말끝을 맺기도 전에 기침을 계속합니다. “여보,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이름? 내가 생각했던 이름이 있어. ‘뒤뚱이’, 뒤뚱이가 어떻소?” “뒤뚱이, 그거 정말 예쁜 이름이네요.” 엄마는 아빠가 다른 어떤 이름을 댔어도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남편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사이좋은 황제펭귄 부부는 온통 하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의 들판을 뒤뚱뒤뚱 다정하게 걸어갑니다. 언덕진 곳에서는 가슴으로 미끄럼을 타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갑니다. 먼저 온 수많은 펭귄이 마치 유명한 인기 가수의 콘서트에서처럼 와글와글 법석입니다. 여기에서 엄마들은 아빠의 발등에 알 하나씩 낳아 놓습니다. 그리고는 알을 깨고 아기가 나올 때까지 약 두 달 동안 이별을 하지요. 엄마들은 왔던 길을 되돌아서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 가서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지요. 이렇게 영양분을 섭취해서 돌아와 아빠와 교대로 아기를 기른답니다. 뒤뚱이 엄마도 아빠의 발등에 커다란 알 하나를 낳은 후 발길을 돌리지 못합니다. 다른 엄마들은 바삐 바다를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벌써 들판을 떠나서 아스라하게 보이는 엄마도 있습니다. 뒤뚱이 엄마는 폐가 매우 나쁘다는 의사의 말이 귓전에서 맴돌아 남편 곁은 떠날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내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늦기 전에 어서 가라니까. 콜록콜록…….” 뒤뚱이 아빠는 말 한마디 하고는 ‘콜록콜록’ 또 한마디 하고는 ‘콜록콜록’ 하였어요. “내에 걱정하지 마알고 …… 어서 가아.” 다른 부부들은 ‘안녕! 빠이빠이!’ 하며 기운이 넘치는데 뒤뚱이 부모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여보 사랑해요. 내가 돌아올 때까지 몸조심해야 해요. 사·랑·해·요. 당신.” 이제부터 남편 펭귄들의 어렵고 고된 삶이 시작됩니다. 아내들이 발등에 낳아 놓은 알을 배꼽 밑으로 돋아난 폭신하고 부드러운 털로 감싸고 두 달 동안 그대로 서 있어야 합니다. 발등의 알이 살짝이라도 떨어지면 금방 얼어 깨져버리니까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서 그냥 버팁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행여 알이 떨어질까 봐 온 신경을 발등에 모으고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다가 시도 때도 없이 알을 훔쳐 가려는 침입자가 노리고 있어 그것도 막으려니 보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아빠들은 같이 모여 서서 태어날 아기를 상상하며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밤이면 눈보라가 시속 100마일 이상의 속도로 몰아치니, 펭귄들이 날아갈 정도랍니다. 그러나 오로지 ‘아빠 사랑’ 하나에 가슴을 녹이며 아기가 생긴다는 희망 하나로 선 채 이겨나갑니다. 그야말로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추운 날 밤이었어요. 아빠 펭귄들도 얼어붙은 것 같았어요. 그 넓은 하늘에 별들만 가득 차 금방이라도 얼음 구슬이 되어 우수수 쏟아질 것만 같은 춥고도 추운 밤입니다. 그런 밤에는 알을 훔쳐 가려는 도둑 새들이 영락없이 노리고 있습니다. “콜록! 콜록!” 뒤뚱이 아빠는 꼼짝하지 못하고 서 있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듭니다. 그래도 표시를 내지 않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뒤뚱이 아빠 머리 위로 큰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어요. 깜짝 놀라 고개를 젖히니 알 도둑 마귀 새입니다. ---「황제팽귄의 소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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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정해정,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은 바람 88 서울 올림픽 열기가 다 사그라지던 을씨년스러운 초겨울, 동화 작가 정해정은 나이 오십이 다 되어 어린 두 아이를 끌고 빈손으로 미국 이민 길에 오른다. 이민 초창기 때 우연히 한국 마켓에서 고향 친구를 만난다. 그 친구의 권유로 저자는 LA 다운타운 한 귀퉁이에서 생계 수단으로 핸드백 노점상을 시작한다. 사람이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통 큰 짓을 했을까 자신도 깜짝 놀란다. 정해정은‘장사’하고는 먼 집에서 자랐다. 장사를 해 본 경험도 없고. 더구나 영어나 스페니쉬는 한마디도 못 한 저자가 낯선 땅에서 뿌리를 내리는 일은 너무나 힘들고 무서웠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어떤 젊은 남자가 한국 아이들을 인솔하여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저자의 좌판 앞에서 아이들에게 한마디 한다. “저거 봐라. 우리 동포들이 이렇게 힘들게 산단다.” 이때 저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후 자신을 찾고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화가이기도 한 저자는 다양한 장를 섭렵하여 글을 썼다. 워낙 늦게 시작한 글이라 이것저것 다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동화 작가 남소희 선생님을 만났고, 동화를 써 보니까 나하고 맞는 것도 같고, 다른 장르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와 보람도 있었다. 아이들에 대한 어떤 교훈을 준다거나 하는 거창한 것보다는 자신의 남은 생애를 어린이 같은 마음으로 살다가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동화를 쓴 것이다. [빛이 내리는 집]은 이국적 배경의 동화, 아이들에게 이국적 분위기 전달 정해정 동화집「빛이 내리는 집」에는 전체 8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아우르는 동화이다. 정해정 작가는 오래전 미국으로 건너가 삶을 정착하고 작가로서의 활동을 해오는 터라, 이번 동화의 배경들은 대부분 미국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용어가 다가오고 생경한 분위기가 느껴지겠지만 오히려 그것이 아이들에게 낯선 세상의 정서를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상상력을 풍부하게 길러야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기존의 고정된 틀을 깨고 나와 더 넓은 세상을 개척해 간다. 폭포는 아래에서 위로 떨어지고, 해는 서쪽에서도 뜰 수 있다는 것이 상상력이다. 진리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사유를 고정시키면, 그 내외적 활동 범위는 좁아진다. 동화는 우리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며, 상상의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동화를 가까이하면 선악을 분명히 구분해 내는 능력이 함양되고, 무엇보다 정서를 충만케 채우고 순화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격체로 발전하는 밑절미가 된다는 것이다. 이번 동화집 「빛이 내리는 집」은 이미 수년 전 한 번 출간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대로 묻혀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내용들이었다. 고전이 그러하듯 좋은 책의 내용은 그 생명이 영원하다. 좋은 책이 묻히도록 놔두는 것은 그 책의 생명을 끊는 일일 뿐만 아니라 출판사로서의 역할도 아닌 듯하여 다시 한 번 독자 앞에 내놓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