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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자는 공주>의 뿌리
<잠자는 공주>의 수수께끼 '밀로의 비너스'의 잃어버린 손 <태양과 달과 탈리아> <잠자는 숲 속의 미녀> 2. 그림 동화의 무대 이면 <찔레꽃 공주>의 성립 베일을 벗긴 <찔레꽃 공주> <찔레꽃 공주>의 게르만적 '꾸미기' 그림 동화의 평가 3. 실 뽑기와 여성 아마와 실 뽑기 작업 <방추의 복음서>와 여자의 귀감 <파우스트>의 그레트헨 마녀와 방추 4. 실 뽑기 방의 풍습 실 뽑기 방의 모임 실 뽑기 방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며 법석대기 실 뽑기 방에서 불려진 노래 춤의 도취 담력 시험과 못된 장난 카니발 극에서의 실 뽑기 방 5. 사랑의 풍속사 터부와 제재 '밤의 방문'과 '시험혼' 시골의 결혼식 간통 욕망 6. 풍기 문란의 온상? 성애와 범죄 교회의 당국에 의한 실 뽑기 방 금지 비판의 급성봉에 나선 칼뱅파 민중 문화로서의 실 뽑기 방 실 뽑기 방의 풍습과 <잠자는 공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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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에 공주 탈리아가 태어났고, 왕은 딸의 장래에 관해 점쟁이에게 예언을 하게 했다. 점쟁이는 공주가 아마의 가시에 찔려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놀란 왕은 아마나 대마 등을 모조리 없애게 했다.
공주가 성장한 어느 날, 어떤 할머니가 실패와 방추를 가지고 실을 뽑으면서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껴 자신이 해 본다. 그러다 공주의 손가락에 아마의 가시가 박히고, 그 때문에 그녀는 죽게 된다. 그러나 탈리아는 실제로 죽은 것은 아니고, 마법에 걸려 잠이 든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왕은 너무 슬픈 나머지, 딸을 저택 안에 남겨 두고 자물쇠를 건 뒤, 나라를 버리고 여행길에 오른다. 얼마 후 다른 왕이 매 사냥 도중에 이 숲의 저택 가까이까지 와서 놓쳐 버린 매를 찾는다. 그 왕은 사다리를 타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들어 있는 공주 탈리아를 우연히 발견한다. 왕은 그 아름다운 공주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잠든 채다. 왕은 그녀를 보다 욕정을 느끼고, '사랑의 과실을 따는' 행위를 하여 처녀를 빼앗아 버린다. 저택을 떠난 왕은 정무를 돌보다 탈리아를 얼마 동안 잊어버린다. 그러나 그날 밤 행위로 인하여 그녀는 임신하고, 9개월쯤 지나 쌍둥이 옥동자를 낳는다. 그런데도 탈리아는 여전히 잠을 자고, 갓난아기는 선녀가 돌본다. 어느 날 아기 한 명이 젖을 찾지 못하고, 우연히 가시가 박힌 손가락을 세게 빨다가, 가시가 빠져 탈리아는 잠에서 깨어난다. 문득 왕은 아름다운 탈리아 생각이 나서 사냥을 하다 저택을 찾아온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 있고, '태양'과 '달'이라는 이름의 귀여운 쌍둥이 아기도 있다. 왕은 크게 기뻐하고, 탈리아를 잊을 수 없어 이 저택에 다니게 된다. 그 비밀이 왕비에게 알려지고, 질투에 이성을 잃은 왕비는 요리사에게 쌍둥이를 요리하게 명하여 왕에게 먹이려고 한다. 요리사는 기지를 발휘하여 쌍둥이 대신 염소를 요리한다. 게다가 왕비는 탈리아를 불 속에 던지려고 하지만, 반대로 왕이 왕비를 불 속에 던진다. 그후 왕은 탈리아와 결혼하여 쌍둥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낸다. --- 일련의 <잠자는 공주> 시리즈의 뿌리로 알려진 '태양과 달과 탈리아 (163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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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공주』, 『헨젤과 그레텔』, 『개구리 왕자님』, 『장화 신은 고양이』.......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쯤 읽어 본 기억이 있는 유명한 동화들이다. 독일 작가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가 독일에서 전승하는 이야기를 수집하여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가정과 아이들을 위한 동화』집에 수록된 동화들이다.
그 중 『찔레꽃 공주』는 페로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매우 유사한 내용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주가 방추(紡錘, 북)에 찔려 잠이 들었다가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 단순한 이야기는 위의 『태양과 달과 탈리아』처럼 당시 실제 전해지던 내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특히 수면 중에 행하는 성 교섭과 출산 장면이 빠져 있다. 원래 동화의 뿌리인 신화나 민화에는 성을 제재로 한 것이 많고, 에로틱한 표현이 많다. 성은 고대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근원적인 에너지로 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리스 신화나 게르만 신화, 민화에서 성을 테마로 하는 이야기를 산더미처럼 볼 수 있고, 앞서 제시한 『태양과 달과 탈리아』도 성적 장면의 묘사에서 볼 때, 아동용 동화가 아니라 어른용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왜 성적인 장면이 빠져 있을까? 당시 유럽에 기독교의 금욕적 세계관과 윤리관이 널리 퍼져 감에 따라, 성 표현은 전승 과정에서 사회적, 종교적으로 규제되고 터부에 의해서 배제된다. 그림 형제가 행한 에로틱한 부분의 삭제나 개작도 그 일환이었다. 그림 형제는 열렬한 칼뱅파였고, 칼뱅파는 엄격한 성적 윤리관과 금욕주의를 표방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의문이 든다. 공주는 왜 방추에 찔려 잠드는 것일까? 방추는 일반적으로 그 형상에서 남성의 심벌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동화 속에서 국왕이 집요하게 전국의 방추를 폐기시키려 한 진의는 공주가 남성을 멀리하게 하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찔레꽃 공주』에서 공주가 방추에 찔려 잠드는 장면과 이야기의 배후에 깔린, 여성의 측면에서 본 미지의 운명에 대한 두려움, 죽음이나 잠에서의 부활 욕망, 성과 출산의 체험, 결혼에 대한 유토피아 욕망 등의 메시지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중세 유럽에서 성행했던 '실 뽑기 방'의 풍습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2. 실 뽑기 방의 풍습 실 뽑기 방의 기원은 중세에서 찾을 수 있다. 겨울밤에 여자들이 방추를 가지고 마을의 실 뽑기 방에 모여 공동으로 실 뽑기 작업을 했다. 이 모임은 '밤의 모임'이라고도 하며, 이미 13세기의 기록에 나타나 있는데, 특히 16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프랑스나 독일을 중심으로, 스칸디나비아 지방을 포함한 거의 모든 유럽 지역에 널리 퍼졌다. 실 뽑기 방은 지연(地緣)에 기인한 농촌 공동체의 중요한 풍습이 된 것이다. 분명히 여성들은 실 뽑기 방으로 방추나 물레를 가지고 몰려들었다. 실 뽑기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거리낌없이 외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 뽑기 방은 단순히 실 뽑기를 위한 공동 작업만 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처녀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마을의 젊은이들도 얼굴을 내민다. 실 뽑기 방은 오락이 적었던 당시의 시골 사람들에게는 알맞는 휴식처였다. 실 뽑기 방에서는 부근의 소문, 사건, 민화나 진기한 이야기, 일상 생활의 지혜 등이 이야기되고, 이윽고 남녀의 환담으로 발전해 간다. 또 성을 둘러싼 지식이 전해지고 외설도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실 뽑기는 구실에 불과하다. 음식을 먹고, 술 마시고 춤추며, 성교의 장으로 변해 있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실 뽑기 방이 본래의 의도를 벗어나 점점 외설적인 장소가 되어 가자 교회와 당국의 비판을 받으며 금지되기도 했다. 실 뽑기 방의 관습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 교파는 칼뱅파였다. 초기 칼뱅파는 16세기 이래 '부도덕한' 실 뽑기 방을 비판의 대상으로 들었다. 여기서 다시 지적할 점은 그림 형제가 열렬한 칼뱅파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보면, 공주가 방추에 찔려 잠드는 수수께끼도 풀리고, 『찔레꽃 공주』에서 국왕이 전국의 실 뽑기 도구를 폐기시킨 것과 현실에서 당국에 의한 실 뽑기 방 금지령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요컨대 동화는 꿈 이야기인 동시에 과거의 현실 세계를 충실히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3. 『잠자는 공주의 수수께끼』 최근 동화가 여성 차별을 조장하고, 낡은 체제를 유지하여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고 때문에 『백설공주』의 피부색을 바꾼 『흑설공주』, 『개구리 왕자』의 남녀 역할을 바꾼 『개구리 왕비님』으로 패러디 하거나, 왕자가 찔레꽃 공주를 오랜 잠에서 깨우는 것이 아니라, 공주 스스로 자신을 해방시키는 이야기도 만들어져 있다. 그런가 하면 동화 본래의 이야기를 발굴, 성적 교섭이나 식인 관습 등을 그대로 실어 어른들이 읽는 이야기로 바꾸는 작업도 있다. 『잠자는 공주의 수수께끼』는 그림 형제의 동화에 대한 좀더 색다른 해석을 보여 준다. 우선 <잠자는 공주> 시리즈의 본래 이야기를 제시하며 그림 형제에 의해, 혹은 수용 주체나 매체 등에 의해 개작되거나 삭제된 부분을 찾아 보여 준다. 서로 다른 판본을 비교하면서 어떠한 차이가 나는지, 무슨 이유로 그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다음 저자는 실 뽑기 방을 둘러 싼 당시 유럽 민중의 성애사(性愛史)를 민속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의 관점으로 다양한 자료와 독특한 시각을 동원해 살펴본다. 당시의 민중 문화를 통해 그림 형제의 동화 개작 배경과 의도를 밝히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