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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정西洋事情
[도서] 서양사정西洋事情
후쿠자와 유키치 저/송경호,김현,김숭배,나카무라 슈토 역 여문책
10% 29,700
서양사정西洋事情

책소개

목차

역자 서문 | 일러두기 | 번역어 목록

「초편」

제1권
머리말
비고: 정치 | 징세법 | 국채 | 지폐 | 상인회사 | 외교 | 군사제도 | 학문과 기술 | 학교 | 신문 | 도서관 | 병원 | 구빈원 | 농아원 | 맹원 | 정신병원 | 특수학교 | 박물관 | 박람회 | 증기기관 | 증기선 | 증기차 | 전신기 | 가스등 | 부록

제2권
아메리카합중국: 사기 | 정치 | 육해군 | 재정출납
네덜란드: 사기 | 정치 | 육해군 | 재정출납

제3권
잉글랜드: 사기 | 정치 | 육해군 | 재정출납 | 부록

「외편」

제1권
머리말
인간
가족
인생의 통의와 그 직분
세상의 문명개화
빈부귀천의 구별
세상사람이 서로 힘쓰며 다투는 일: 와트 약전 | 스티븐슨 약전
인민이 각국으로 나뉘는 것을 논하다
각국 외교
정부의 근본을 논하다

제2권
정부의 종류
국법과 풍속
정부의 직분
저축은행
상호부조의 법

제3권
인민의 교육
경제의 총론
사유의 근본을 논함: 근로에 구별이 있고 공헌이 상이함을 논함 | 발명면허 | 출판면허
사유를 보호하는 일
사유의 이익을 보호하는 일

「2편」

제1권
머리말
목차
비고
인간의 통의
징세론: 한 나라의 공적 비용을 모으는 방법을 논하다 | 공적 비용을 모으는 두 가지 방법을 논하다 | 징세의 취지를 논하다 | 한 나라의 재정을 지출해야 할 공무를 논하다

제2권
러시아: 사기 | 정치 | 육해군 | 재정출납

제3권
프랑스: 사기

제4권
프랑스(계속): 사기 | 정치 | 육해군 | 재정출납

감사의 글 | 찾아보기

저자 소개 5

후쿠자와 유키치

관심작가 알림신청
 

Fukuzawa Yukichi,ふくざわ ゆきち,福澤諭吉

에도시대 막부 말기에 해당하는 1835년에 나카쓰 번中津藩 하급무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5세부터 유학을 배웠고 19세부터 난학蘭學을 배웠으며 이후 영?미 사상을 공부하게 된다. 1858년 번의 명령으로 에도에 난학숙蘭學塾을 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게이오대학교慶應義塾의 전신이다. 1860년과 1861년에 막부 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과 유럽을 두루 살펴보고 쓴 [서양사정]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이후 [학문의 권장], [문명론의 개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면서 메이지시대 일본의 지적 담론을 주도한 계몽사상가이자 교육가로 손꼽히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일본 1만
에도시대 막부 말기에 해당하는 1835년에 나카쓰 번中津藩 하급무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5세부터 유학을 배웠고 19세부터 난학蘭學을 배웠으며 이후 영?미 사상을 공부하게 된다. 1858년 번의 명령으로 에도에 난학숙蘭學塾을 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게이오대학교慶應義塾의 전신이다. 1860년과 1861년에 막부 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과 유럽을 두루 살펴보고 쓴 [서양사정]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이후 [학문의 권장], [문명론의 개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면서 메이지시대 일본의 지적 담론을 주도한 계몽사상가이자 교육가로 손꼽히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일본 1만 엔권 지폐 초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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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耿昊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BK21교육연구단 박사후연구원. 『(완역) 서양사정』(공역, 여문책, 2021), 『서양을 번역하다』(공역,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21), 「근대적 기본개념으로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개념사」(『한국정치학회보』 55-2, 2021), 「시큐리티(security)는 어떻게 ‘안보’가 되었을까?」(『국제정치논총』 6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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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賢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BK교육연구단 박사후 연구원. 연세대학에서 정치사상을 전공했다. 현재 근대정치사상사/개념사/민주주의론에 관심을 두고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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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정치학과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게이오기주쿠대학 방문연구원,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충남대 초빙교수를 거쳐, 국립부경대학교 일어일문학부 일본학전공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저로 『한일관계의 궤적과 역사인식』(공저, 2020), 『한미일중 100년 Ⅰ』(공저, 2023), ?한일관계 체제론: 1910년 체제와 1965년 체제의 의미구조(2025)? 등이 있다. (재일한국인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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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村修人

연세대학교 통일학협동과정 석사. 주대한민국 일본국대사관 전문조사원과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전문조사원을 겸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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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210*297*35mm
ISBN13
9791187700814

책 속으로

후쿠자와 유키치는 일본이 전통사회에서 서구적 근대로 전환되던 시점의 인물이었고, 이 전환과정의 번역은 동아시아에서 근대 사회를 형성하는 주요 개념을 구축하는 작업이었다. 개념사가 코젤렉Reinhart Koselleck의 표현을 빌리면 일본의 ‘말안장시대Sattelzeit’를 살았던 그는 일본 근대 사회를 주조해나가는 기본 개념을 만드는 작업을 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양사정』은 일본의 근대, 나아가 동아시아에서 근대 구축의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재적 의미가 있다. 특히 그가 19세기 말 개화파에 끼친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 책은 조선의 근대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길준의 『서유견문』이 저본으로 삼은 것은 잘 알려진 대로 바로 『서양사정』이다. 이런 점에서 『서양사정』은 단순히 일본뿐만 아니라 조선의 근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자나 독자라면 지나칠 수 없는 글이 되었다.
---「역자 서문」중에서

사기에서는 시세의 연혁을 보여주고, 정치에서는 국체國體의 득실을 밝히며, 육해군에서는 국방의 강약을 알려주고, 재정출납에서는 정부의 빈부를 보일 것이다. 아마도 세상사람이 이 네 항목을 알게 되면, 이를 통해 외국의 대략적인 형세와 실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그들을 과연 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친구로 볼 것인지를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와 교류할 때는 문명에 따르고 적과 마주할 때는 병법서에 따를 때, 비로소 문무文武 각각이 쓰여야 할 바를 그르치는 일이 없지 않겠는가? 이것이 내가 이 책의 목적으로 삼은 바다. 세간의 해방가海防家들이 함부로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저들을 알고 후에 저들을 물리치고자 하는 취지만은 아닌 것이다.
---「「초편」 제1권 ‘머리말’」중에서

정치에는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입군立君[모나키monarchy]은 예악정벌禮樂征伐이 한 명의 군주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귀족합의[아리스토크라시aristocracy]는 국내의 귀족?명가名家가 함께 모여 국정을 행하는 것이다. 공화정치[리퍼블릭republic]는 문벌?귀천을 불문하고 인망이 두터운 자를 세워 대표로 삼아 국민 일반과 협의해 정치를 행하는 것이다. 또한 입군정치에는 두 가지 구별이 있다. 즉 군주 한 사람의 뜻에 따라 일을 행하는 것을 입군독재[데스포트despot]라 한다. 러시아와 중국 등의 정치가 이에 해당한다. 나라에 두 왕은 없다고 하지만 일정한 국률國律이 있어 군주의 권위(威權)를 억제하는 것을 입군정률立君定律[컨스티튜셔널 모나키constitutional monarchy]이라 한다. 오늘날 유럽 각국에서 이 제도를 쓰는 곳이 많다.
---「「초편」 제1권 ‘비고’」중에서

하늘이 인간에게 생명을 부여할 때 그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재주와 능력도 부여한다. 그러나 사람이 천부의 재주와 능력을 활용함에 있어 만약 심신의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재주와 능력 역시 쓸모없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나라를 막론하고 인종을 불문해서 각 사람이 그 신체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천도의 법칙인 것이다. 즉, 사람은 그 사람의 사람인 것이니, 마치 천하가 천하의 천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태어나자마자 속박 받는 일 없으니,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주자유의 통의는 팔수도 살 수도 없다. 사람으로서 그 행동을 올바르게 하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으면 국법으로도 그 몸의 자유를 박탈할 수 없는 것이다.
---「「외편」 제1권 ‘인생의 통의와 그 직분’」중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내 마음이 좋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 일을 함에 있어 단지 하늘과 땅의 정해진 이치에 따라 가지거나 버릴 뿐, 그 밖에 어떤 사정으로도 터럭만큼이라도 감히 속박되는 일이 없고 터럭만큼이라도 감히 굴복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이미 세속 인간의 교제에 관계된 경우에는 이 교제를 통해 나에게 득이 되는 혜택과 이익도 역시 크기 때문에, 이를 갚기 위해 하늘이 부여한 일신의 자유 역시 조금은 제한하는 바가 없을 수 없다. 예컨대 마치 교역과 무역을 행하는 것과 같으니, 내 자유의 일부를 버리고 세간의 규제를 따름으로써 그 혜택을 입는 것이다. 이처럼 국법에 순응하는 것은 내 자유를 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버리는 것은 야만 인민의 자유이기 때문에 얻은 것으로 잃은 것을 갚고도 넉넉하게 남는다.
---「「2편」 제1권 ‘비고’」중에서

국왕을 살해한 후에는 공화정치라고 칭하며 자코뱅 당파가 일을 벌였는데 정부의 거동이 마치 미친 것 같았지만 그 광기에 휩쓸린 자는 이를 죽이니, 국내의 사람들 모두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잔인함이 이미 심해 불신감도 따라서 생겼으니, 당시 일을 벌인 자의 설說에 예수의 종교는 헛되이 인심을 혹닉하는 것이기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며 교회를 훼손하고 교회 땅을 몰수했으며 교회의 보물을 녹여 돈을 주조했다. 그 돈을 병사에게 주며 국내에 포고해 말하기를, 이후 프랑스인은 자유불기의 취지를 믿고 공명정대한 이치에 귀의하니, 이 대의로서 천신을 대신한다고 했다. 난폭함도 역시 심했으니, 명목은 자유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번 혁명으로 프랑스 정치는 폭거로 폭거를 대신했을 뿐 아니라 개혁을 바라는 자도 자유를 추구하다 오히려 잔학함을 입었다고 말할 수 있다.

---「「2편」 제3권 ‘프랑스’」중에서

출판사 리뷰

완역본 『서양사정』의 체제

이 책은 『서양사정』이라는 제목 아래 1866년에 「초편」, 1867년에 「외편」, 1869년에 「2편」이 출간되었다. 따라서 각각 다른 시기에 다른 기획 의도로 출간된 세 권의 책을 한 권의 번역본에 담은 이 완역본은 체제상의 구성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모든 편이 서양의 전반적인 실정과 정치풍속, 역사, 문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3책을 독립된 낱권으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서양사정’이라는 큰 주제 아래 전체를 한 권으로 읽는 편이 더 유익할 것이다.

후쿠자와는 1860년에 미국을 다녀왔고 1862년부터 1년여 간 분큐유럽사절단의 통역관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시찰하고 돌아왔다. 『서양사정』 「초편」은 바로 그 기간 동안 후쿠자와가 작성한 일지인 『서양수장西航手帳』과 유럽에서 수집해온 자료, 그리고 막부가 소장하고 있던 서양 서적 등에 기초해 1866년부터 찬집纂輯한 것이다. 「초편」의 기획 의도는 당대 일본에서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서양의 정치풍속을 나라별로 사기史記, 정치, 육해군, 재정출납의 네 항목으로 나누어 전달하는 데 있었다. 따라서 「초편」의 2권과 3권은 아메리카합중국?네덜란드?잉글랜드의 세 나라에 대해 네 항목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다만 1권은 서양의 일반 현황을 주제별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19세기 산업혁명 이후의 발전상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비고의 첫머리에서는 서구를 좇아가야 하는 일본에 요구되는 서양 정치의 모습을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문명의 정치 6조’는 그 요체에 해당한다. 조선의 근대를 추구했던 유길준은 이 6조를 『서유견문』에 전재하면서 통치의 근본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외편」은 후쿠자와가 자신이 알게 된 새로운 서양 지식을 일본 사회에 전달하려는 의도에서 갑작스럽게 기획되었다. 1867년 1월 군함 인수를 위한 사절단의 일원으로 다시 미국을 방문한 후쿠자와는 미국에서 새로운 서양 서적을 입수했는데, 바로 버튼John Hill Burton의 Political Economy for Use in Schools and Private Instruction(PE)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해 정신적으로 큰 자극을 받은 그는 이 글들에서 새롭게 배운 서구 문명의 정수를 일본 사회에 바로 알리고자 했다. 따라서 기존 출판 계획을 바꿔 이 책의 번역본을 「외편」으로 출간했다. 「외편」 역시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2편」 또한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인간의 통의’와 ‘징세론’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외편」에서 설명이 미진했던 부분을 보충하고 있다. ‘통의’란 ‘right’의 번역어로 아직 ‘right’의 번역어가 정착되기 이전에 후쿠자와가 썼던 용어다. 그는 「외편」에서 버튼의 ‘right’에 관한 논의를 번역했지만, 이 개념에 생소했던 일본인에게 그 실체를 분명히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블랙스톤William Blackstone의 글을 번역해서 이 권에 삽입했다. 블랙스톤은 18세기 영국 법률가이자 정치인으로, 그가 저술한 『잉글랜드법 주해Commentaries on the Laws of England』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후쿠자와는 이 책의 축약판 일부를 번역했다. 또한 「외편」에서 이미 논한 정부의 직분을 좀 더 상술하기 위해 웨일랜드Francis Wayland의 『정치경제학의 요소Elements of Political Economy』를 번역했다. 미국 출생의 웨일랜드는 침례교 목사로 활동하다 1827년 브라운 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해서 교육 사업에 전념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대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종교적 자유주의에 반대했지만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을 주창했던 자유주의자였다. 이런 점에서는 버튼과 입장을 같이했으며, 『정치경제학의 요소』는 그의 이러한 입장을 잘 드러내는 정치경제학 교과서였다. 그리고 2권과 3권은 「1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러시아와 프랑스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추가했다.

동아시아의 근대 사회 형성에서 주요 개념을 구축하는 작업

19세기는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열풍이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 세계를 휩쓸던 시기였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제국주의적 침탈에 힘입어 풍부해진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 등의 열강은 끊임없이 제3세계를 휘젓고 다니며 식민지로 삼거나 문호를 개방하라고 압박해댔다. 그중 일본은 에도시대 막부 말기에 네덜란드를 통해 서양의 천문학, 물리학, 의학, 지리학 등의 앞선 학문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고, ‘난학蘭學’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아나갔다.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과는 확연히 다른 서구의 사상, 정치체제, 문화, 기술력 등을 접하고 이를 자국에 접목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핵심 개념들을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번역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진 만큼 번역 작업에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주요 학술용어를 일본의 번역어에 의존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중후반대에 생애 대부분을 보낸 후쿠자와 유키치 또한 물밀듯이 들어오는 서양의 온갖 개념들을 놓고 치열한 고뇌의 시간을 보냈으며, 『서양사정』에는 이런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잘 묻어나 있다. 당시의 동양과는 달리 서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인데, 후쿠자와는 이런 개념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독자에게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책 곳곳에 ‘할주割註’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증기기관, 증기선, 증기차, 전신기, 가스등 같은 선진기술뿐 아니라 도서관, 각종 병원과 학교 시설, 박람회 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나아가 제국주의자의 침탈을 막고 열강에 끼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당시 일본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불기독립不羈獨立’ 혹은 ‘독립불기’, ‘불기자유’ 혹은 ‘자유불기’, ‘일신독립’, ‘독립자존’ 등 ‘독립’과 ‘자유’를 자주 언급하고 있으며, 미국?영국?네덜란드?러시아?프랑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각 나라의 간략한 역사를 소개하고 각국의 정치체제와 육해군의 수준, 재정상태를 꼼꼼하게 서술해놓았다. 이처럼 150여 년 전 동양의 젊은 지식인이 바라본 당시 서구의 제반사정 자체가 흥미로운 읽을거리일 뿐 아니라 정치사, 정치사상사, 개념사 등의 연구에도 소중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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