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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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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당신들의 대한민국
박노자
한겨레신문사 20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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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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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책소개

목차

짧고도 긴 한국과의 만남

1부 한국사회의 초상

전근대적이고 극단적인 '우상숭배'
독재자에게 후한 한국인 / 일그러진 현대성 / 중세의 갑옷을 입은 군국주의 / 또다른 세뇌 메카니즘 / 다른 체제, 같은 기만

사대주의와 멸시가 공존하는 사회
거래하는 '친구' / 테러가 지배하는 사회인가 / 영어공용화론의 망상 / 불명예스러운 '명예' / 깡패적 차별과 일상적 차별 - 한국식 오리엔탈리즘 / 우리 안의 '위대한 수령' / 북한 멸시와 무절제한 우월의식

한국의 종교와 패거리 문화
한국 교회이ㅡ 선민의식과 배타주의 / 숨막히는 종교패거리주의 /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불자(佛者) / '빈 깡통'의 생존방식

아직도 폭력이 충만한 사회
'죽을 고생'이라는 화두 / 맹종에 길들여진 냉소적인 사회 / 인간성을 파괴하는 군대 / '군대문화로부터의 해방'을 위하여 / 군대에 가야만 남자인가 / 죽음보다도 무서운 기억

역사 속의 교훈들
혈통과 국적을 넘어서 / 일제식 환상에서 벗어나야 / 노근리의 교훈 / 어두운 현대사 가리기 / 북한 바로 알기 / 동족 살상을 기뻐하다니 / 공자는 죽은 우상 / 그들의 아픔을 아시나요

2부 대학, 한국사회의 축소판

'진보' 꺼풀 속에 숨은 근대성
'투사'에서 '충복'으로 / 이제는 "개인 독립 만세" / 영원한 '커닝' / 조교들이여 일어나라 / 상아탑의 노예들

대학교수, 또 하나의 코리안 드림
대학의 공기는 당신을 자유인으로 만든다 / 너무나도 어두운 스승의 그림자 / 또 하나의 특권집단

상아탑에 드리워진 망령들
중세의 왕국인가 대일본제국 시절인가 / 정글에서의 생존방식, 돈과 로비 / 독재정권의 기린아, '교육자본'

3부 민족주의인가 국가주의인가

민족주의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위로부터 강요된 민족주의 / '우리'라는 초대형 담론 / 민족주의라는 '상징 기계' / 민족 만들기 / 강요된 '집단 언어'를 넘어서

한국 민족주의의 진면목, 국가주의
특권층의 계급적, 극우적 배타주의는 아닌가 / 혈통주의를 부정한 '재외동포법' / 자본주의적 국가주의 / 우방의 편의와 '국익'을 위해서

4부 인종주의와 대한민국

서울의 이방인
배고픈 땅의 지성인, 또다른 그의 선택 / '진지한 근대'를 찾아서 /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한국 / 또다른 발견, 엄격한 '인종질서'와 '국적 질서' / 마지막 남은 인간적 존엄성 / 원수를 사랑한 사람

일그러진 증오와 멸시의 논리
원래 인종주의란 없었다 / 개항과 인종주의의 수용 / 매판형 지식인의 원형, 윤치호와 서재필 / 친일로 돌아선 자강파의 초상 / 해방과 인종주의의 내면화

저자 소개1

박노자

 

Vladimir Tikhonov, Park No-ja,블라디미르 티호노프, 朴露子, Владимир Тихонов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하기 전까지 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영화 [춘향전]을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러시아 국립 인문대학교 강사를 거쳐 학생과 강사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던 그는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한다. 박노자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 이라고들 한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하기 전까지 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영화 [춘향전]을 보고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한국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러시아 국립 인문대학교 강사를 거쳐 학생과 강사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던 그는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한다.

박노자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 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난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귀화한 것은 스스로 한국사회에서 국적, 또 외국인과 내국인이라는 장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을 결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노자는 한국 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날카로운 논리로 지식인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세계사를 보는 거시적인 혜안 속에서 치열하게 인문학적 성찰의 삶을 살아온 그는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등의 저서를 통해 '토종' 한국인보다 진한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그는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보다는 러시아를, 또 세계를 잘 아는 한국인에 가까운 그는 한국 사회를 그 주춧돌부터 다시 살펴본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믿고 살던 권위주의의 서까래며 집단이기주의의 기둥이 그 앞에서는 대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폐품이 되고 만다. 이제까지 나왔던 많은 한국인 비평, 비판보다 서너 길은 더 깊은 통찰이 있고 무엇보다 저자가 한국에 대해 가지는 애정이 든든하다.

두 번째 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 박노자의 북유럽 탐험』는 북유럽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노르웨이 사회의 이모 저모를 소개하고 있다. 상하의 질서와 복종을 강조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문화와 달리, 다양성의 존중과 소박한 삶을 생활의 주요 철칙으로 여기고 있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평등한 인간 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박노자는 북유럽 사회에 비추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되돌아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외견상 선진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제3세계에 대한 차별, 인종주의와 극우 민족주의의 발호 등을 예리하게 포착해 내면서 평화로운 일상에 젖은 그들보다 모순과 부조리를 뛰어넘고자 하는 우리에게 오히려 더 큰 희망이 있음을 역설한다.

『하얀 가면의 제국 : 오리엔탈리즘, 서구 중심의 역사를 넘어』에서 보여주는 한국 사회는 '동양을 타자화하여 비화하는 서구중심주의적 인식'과 서양을 정형화·범주화하는 '서양/비서양'식의 이분법적 인식 속에 좀 더 원어에 가까운 영어 발음을 위해 아이의 혀에 가위를 들이대는 부모들이나 '영어공용화'가 식자층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논의되는 사회는 오리엔탈리즘이 지배하는 곳이다. 또한, 후세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미국과 유럽을 아무런 비판 없이 모범으로 삼을만한 미래로 여기는 자세에 대해서도 '맹목적'이라 일갈한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그 시선은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리고 그 시선을 만들어낸 곳이 어디인지, 우리 안에 있는 서구제국주의의 시각을 돌아볼 것을 권한다. 근작으로 『길들이기와 편가르기를 넘어』,『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후퇴하는 민주주의』, 『씩씩한 남자 만들기』『리얼 진보』(공저)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479g | 153*224*30mm
ISBN13
9788984310636

예스24 리뷰

--- 류혜숙 ruru100@yes24.com
산속에 있으면 골짜기 사이사이에 어떤 식물이 자라고 능선은 어떤 형태로 뻗어 있는지 잘 알 수 있지만, 산이 전체적으로 어떤 모양을 갖추고 있는지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 시시콜콜한 속사정에 밝다 보면 큰 흐름을 놓치기 십상인데 안팎에서 균형 감각을 기르는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데도 필요하다.

한국사학을 전공한 러시아계 학자, `티호노프 블라디미르'라는 이름 대신 기꺼이 `박노자'라는 이름을 택하여 한국에 귀화한 저자는, 한국사회라는 테두리에 익숙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오늘날 한국사회의 전근대성과 병폐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금기나 성역에 대해 예외 없이, 또 거침없이 행하는 비판은 종종 섬뜩할 정도지만, 한국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은 저자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과도 비례한다. 또한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 등 사회 제반에 걸쳐 풍부한 식견으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이는 비판인 만큼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확실히 여타 외국인이 쓴 한국 비평서들에 비해 다른 깊이가 있다. 외국계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 문장 실력도 놀랄 만큼 뛰어나다.

저자는 한국사회의 전근대적 우상숭배, 패거리문화, 맹종에 길들여진 냉소주의, 특권층의 계급적 배타주의, 위로부터 강요된 민족주의, 폭력문화 등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부조리에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댄다. 사회의 가장 진보적 집단으로 보이는 대학사회와 그 안의 운동권 조직에까지 권위주의가 널리 퍼져 있음을 지적하며, 선배가 시킨 대로 `미국 침략사'를 달달 외우는 것보다는 선배의 강권하는 술을 한 번이라도 뿌리치는 것이 훨씬 더 진보적인 행동이라고 설파한다.

인간을 상품화하지 않는 비자본주의적 특성을 지닌 사회에서 자라서일까, 저자는 사랑도, 공부도 자본의 논리로 선택하는 우리의 태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케케묵은 존장사상의 발로인 존칭어 사용을 없앤다거나 파시스트적 국가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병역의 의무를 확고하게 거부해야 한다는 것, 편협한 민족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국사' 대신에 국지적이며 다선적인 `미시사'로 역사교육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한국사회의 각종 병폐를 뿌리 뽑는 출발이 교육에 있음을 말해준다.

저자가 질책하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모습은 분명 사회적 문제에 둔감해진 우리의 모습을 각성하게 만든다. “유럽 사회나 소련 지식인 그룹에서 일반적으로 당연시하는 비판적인 사회의식을 가지려면, 이 나라에서는 `운동권'이라는 일종의 `반란자' 대열에 속해야만 한다”, “개성과 개인주의를 표어로 내세우는 그들의 생각은 사실 놀랍게도 천편일률적이다”, “6·25 때 미군의 초토화 위주 전쟁방식으로 입은 한국인의 피해를 이제서야 `은혜'가 아닌 피해로 보기 시작한 국민의식 전환에까지 미국 언론이 앞장서고 국내 언론이 뒤따르기만 한다” 등등 따끔한 일침으로 가득 차 있다.

이상주의자이인 저자는 `인권의 보편성'에 기반하여 모든 논리를 전개해 나간다.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회윤리를 강조하며 어떠한 부당한 억압도 용서할 수 없다고 믿는 저자에게, 중국에서의 한국인 처형에만 관심을 기울인 채 마구잡이로 처형당하는 중국의 소수민족에게는 무관심한 국내의 언론은 질타에서 벗어날 여지가 없다. 내 민족의 고통에만 분노하고 타인의 상처에는 무관심한 태도는 세계시민적 관점을 지닌 저자에게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노르웨이의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의 인세를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증했다. “편안한 노르웨이에서 사는 몸으로, 갖은 고생을 다 당하면서도 사회진보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한국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까지, `고국'인 한국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비판이 미덥다.

책 속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차원에서, 과학적 역사 이해나 사회 분석의 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인들이 한 사람의 '성공'과 '신분'을 그 '천품이나 능력'과 연결시키듯이 현재의 여러 나라, 여러 민족의 경제적, 정치적 우열을 그 '민족성'과 무조건 연결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것이다. '성공'의 신화를 믿고 '성공열'에 불타는, 아직까지 사회과학적인 안목이 일반화되지 못한 사회로서는 '실패'로 생각되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빈곤의 탓을 그 '민족성'에서 찾으려는 것이 너무나 손쉽고 당연해 보이는 논리다. 이와 같은 단순한 사고의 함정을 면하려면, 각급 학교의 사회 탐구 수업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서구미국 시민사회의 형성과정을 매우 도식적으로 찬양의 어조로 서술하는 교과서 대신, 식민지 획득과 착취의 실상, 19세기의 인종주의 발생, 인종적 사고의 허위성 등을 충분히 묘사하는, 문제의식이 강한 교과서들을 사용해야 한다.

--- p.300-301

가끔 국내외 사회학자들이 한국 사회를 가리켜 '소용돌이형 사회(vortex society)'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있다. 소용돌이 모양처럼 일체 구성원이 사회의 중심을 향해서 발버둥치며 진출하려고 한다는 뜻이다. 신분 상승의 욕망이야 없는 사회가 없겠지만, 그 욕망을 억제하는 법률적, 도덕적 장치가 부재한 것이 바로 '소용돌이형 사회'의 특징이라는 논리다.

--- pp.159-160

출판사 리뷰

박노자 교수, 호리호리한 몸매에 훤칠한 키, 전형적인 서구유럽인 스타일이었던 그의 첫인상은 '젊은 레닌'이었다. 혁명의 나라 러시아와 그의 닮은 외모가 빚어낸 이미지였으리라. 그러나 몇 마디의 대화를 통해 그가 무척이나 순박하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것은 그가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배려와 겸손하면서도 정확한 자기 주장 역시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나누며 박 교수는 자신의 새로운 조국, 한국에서 내는 첫 책에 대한 감회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부디 낯선 이방인의 대책 없는 비판이 아니길, 진정 사랑하는 이 나라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 교수는 책을 통한 인세수입 모두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쓰여졌으면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과연 무엇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 출신 이방인으로 하여금 이 한 권의 책을 쓰게 했던 것일까. 박노자와의 짧은 만남이 남긴 의문이었다. 그리고 궁금증은 그가 적은 머리말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노조의 지원을 받는 좌익 정당들이 국회 의석을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공산당의 기관지까지도 국고 보조금을 받아 발간하는 다양성의 나라, 입사 때 여성이나 장애인이 '정상적인 남성'보다 더 유리한 평등의 나라에서 살면서, 노동운동가들이 감옥에 잡혀가고 여성들이 손님의 냉면을 잘라주는 '음식집 아줌마' 정도의 역할밖에 맡지 못하는 고국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기가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가슴이 아픈 만큼 할 일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절실해지기도 한다. 학생들이 교수를 만날 때 노르웨이처럼 동등한 인간으로서 웃으면서 악수할 수 있는 나라, 매매춘을 한 여성이 스웨덴처럼 국가의 보호를 받은 반면에 그들의 성(性)을 돈으로 산 남성 '고객'들은 잡혀가서 심판을 받는 나라, 아직 끝나지 않은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각종 원조를 제공하는 일이 덴마크처럼 지성계의 가장 중대한 관심사가 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다.

자기가 남을 잡아먹고 싶으면서도, 남에게 잡아먹히기를 겁내며…… 다들 의심이 깊은 눈으로 서로서로 쳐다보면서……(노신(魯迅), 『광인일기(狂人日記)』 중에서)

이 말보다 우리의 초상화를 정확하게 그려낸 말은 없을 것이다. "서로 잡아먹기를 탐내는 사회"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병들을 앓고 있는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논해보고, 나아가서 '치료과정'에 미력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내놓았다.

날카로운 이방인의 눈, 그리나 따뜻한 한국인의 마음

박노자가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한국 사회에 유령처럼 떠도는 전근대적 유물들' 이다.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체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전근대적이고 극단적인 우상숭배'라는 교집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군국주의로부터 비롯된 무장숭배가 남한에서는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과 김유신 동상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주체탑이라는 변형된 형태로 발견된다는 논리 역시 흥미롭다. 물론 이들 '우상숭배'가 남북한 정권의 정통성 부여와 이를 통한 체제유지라는 필요성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을 빠뜨리지 않는다.

박노자는 이처럼 감춰진 기만과 폭력을 예리하게 포착함으로써 보수언론과 지배이데올로기에 길들여진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날카로운 메스는 <한국의 종교와 패거리문화> <대학, 한국사회의 축소판> <민족주의인가 국가주의인가>로 이어진다. 그는 묻는다. 젊은이들이 군대생활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얻게 되는 이유, 종교가 사적 이익의 보루가 되는 이유, 교수가 되기 위해 부당한 대우와 위협을 견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물음 속에는 이 땅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제도적·사회적 폭력에 대한 울분이 섞여 있다.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폭력을 가르치는 군사문화, 굴종과 타협을 강요하는 대학 사회의 현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우리'의 선 밖으로 내몰고 있는 인종주의적 편견 등은 그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박노자가 이 책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어렵거나 거창하지 않다. 다만 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가 안고 있는 '비상식들'들을 하나둘 없애 나가야되지 않겠느냐는 애정 어린 충고일 뿐이다. 우리가 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역시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과 선량한 상식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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