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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자연을 담다 자연을 닮다
명인 건축가가 들려주는 한옥 이야기 양장
이규혁
이새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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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top20 1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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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하나, 우리가 몰랐던 한옥 이야기

한옥의 미학, 한국인의 미학
하늘·땅·사람(天地人)을 담은 집
하늘을 향한 염원을 담은 집
계절과 과학이 담긴 집
한옥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둘, 한옥을 구성하는 건축요소

기단과 초석
공포와 단청
창과 문, 창호
문과 담장
벽과 인방
마루와 천장
난간과 다리

셋, 한옥, 지붕의 미학

한옥 지붕의 종류
한옥 지붕의 조형적 특징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의 고유성
한옥의 조형성을 만든 지혜

넷, 한옥의 실내공간

거룩하고 담백한 하늘백성의 공간
은은한 빛이 머무는 집
한옥의 생활공간, 무엇이 다른가?
담백한 사람이 머무는 담백한 공간

다섯, 한옥의 바깥

“마을은 산기슭에 자리 잡는다”
마을의 풍수_아늑한 산지형 공간 안에 짓는다
마당, 비어 있지만 모든 것을 담는다
자연중심의 자연화된 조경문화

여섯, 사람을 생각하는 건축: 한옥의 휴먼 스케일

한옥의 휴먼 스케일_불국사와 석굴암
궁궐건축_조선의 비전과 아픔이 담긴 5대궁궐
유교건축_성리학이라는 토대 위에 세운 집·
민속마을_하회마을, 양동마을, 낙안읍성
사찰건축_불·법·승 삼보사찰

에필로그
부록_ 나의 한옥 스케치 이야기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생각으로 전통건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우리 한옥의 미적 개념과 사상, 조형성을 연구해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삼풍종합건축사사무소와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고, 2001년 ㈜민우디엔이건축사사무소를 창업한 뒤 지금까지 건축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서양식 석조건축물로 디자인했으나 기둥과 기둥 사이에 전통창살 문양을 넣은 전통양식을 적용한 매경 신사옥, 병산서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비움과 채움의 의미를 담아 설계한 신안산대학교 도서관 등이 있다. 이처럼 저자는 비록 현대건축물을 디자인할지라도 거기에 우리 전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생각으로 전통건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우리 한옥의 미적 개념과 사상, 조형성을 연구해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삼풍종합건축사사무소와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고, 2001년 ㈜민우디엔이건축사사무소를 창업한 뒤 지금까지 건축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서양식 석조건축물로 디자인했으나 기둥과 기둥 사이에 전통창살 문양을 넣은 전통양식을 적용한 매경 신사옥, 병산서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비움과 채움의 의미를 담아 설계한 신안산대학교 도서관 등이 있다. 이처럼 저자는 비록 현대건축물을 디자인할지라도 거기에 우리 전통건축의 미적 개념과 조형언어를 재해석해 담아냈다. 이외에도 신안산대학교 체육관, 실로암교회, 하이브랜드빌딩, LH공사 아파트, 동양고속건설 파라곤 주상복합빌딩(선진 ENG) 등 다수의 건축작품을 설계했다.

지금도 저자는 건축가로서 한옥을 세계화하겠다는 비전으로 한-스타일 주택과 아파트를 계속해서 연구 중이다. 연구 과정에서 ‘영창 교체식 한옥 시스템 창호와 이의 제조 및 시공 방법’ 특허와 ‘한옥식 발코니’ 특허를 획득했다. 특허만이 아니라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고효율·고기능성 목재 창호를 직접 설계·제작하여 정부 추진 사업인 동해시 망상웰빙휴양타운, 안동시 선성현 문화단지, 서울시 종로 주얼리 비즈니스 센터, 국토부 화경당, SH공사 돈의문 역사박물관 등에 창호를 설치하는 성과를 이루어냈으며, 2017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했던 ‘K-HOUSING FAIR’에 창호를 전시했다. ‘한국 신지식인’과 ‘대한민국 대한 명인’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8년 국회 표창장을 받았다.

현재 자신의 건축 경험과 노하우,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리 문화의 탁월함을 널리 알리고자 대학교와 지방자치단체, 서울시 50플러스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강의하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680g | 162*225*22mm
ISBN13
9791188272426

책 속으로

석기시대 움막에서 시작해 21세기에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신(新)한옥에 이르기까지, 한옥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한옥은 단순히 특정 시대의 조형적 지혜가 낳은 창조적 주거형태가 아니다. 다시 말해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어느 한 시대에 만들어진 서구의 건축과 달리, 전 시대(全時代)를 넘어 창조된 것이자 집단창조성이 담긴 역사적 과정의 총체이다. 이 점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면면히 이어온 창조적 지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또한 한옥은 청빈낙도(淸貧樂道)의 삶을 살았던 선조들의 모습이 건축으로 응축된 것으로, 검소한 땅의 생활 속에서 하늘을 향했던 비천사상(飛天思想)의 집이다.
--- p.17

한반도의 토양은 모암(母岩)의 성질이 현저하게 발달되어 있어 지표면으로 드러난다. 모암층이 드러날 정도의 얇은 토양층에서 자라는 식물은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다. 우리 땅의 소나무들이 대체로 구불구불한 소나무 형태를 띠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즉 뿌리를 깊이 내릴 만한 두터운 토양층을 갖지 못한 까닭이라는 것이다. 뿌리에서 빨아들이는 수분과 양분이 충분할 때는 줄기가 쭉쭉 뻗어 올라가 곧은 형태가 되지만, 모암이 드러날 정도로 메마른 토양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마치 분재 소나무와 같이 키가 작고 굽은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지질 특성 때문에 우리 땅에서는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보다는 구불구불 휘어져 자라는 소나무를 더 흔히 보게 된다.
--- p.19

사실 소나무의 절로 굽은 선은 계획적 구조물을 만드는 건축에서 자재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옥 또한 전체적으로는 계획적 건축이다. 그럼에도 한옥이 소나무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건축적으로는 부적합한 굽은 자재를 목수들이 뛰어난 안목과 지혜로 적재적소에 사용한 덕분이다. 그리하여 한옥 특유의 아름다운 곡선이 만들어져 자연스러운 한옥 구조를 이루게 되었다. 한옥은 자연스러운 것을 사랑하는 우리의 심성에서 탄생한 건축물이다. 수직으로 곧게 자란 나무를 보면 대개 사람들은 ‘저 나무 잘 자랐는데!’라고 생각하지만 멋스럽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반면에 구불구불 자란 소나무를 보면 “와, 저 소나무 아주 멋있는데!”라고 말하며 감탄한다.
--- p.20

한국인의 집, 한옥에서 지붕이 머리에 쓴 관(冠)이라면, 마당은 하늘을 향한 가슴으로 숨 쉬는 폐와 같다. 또한 사랑채는 머리에 비유할 수 있어 정신적 공간이며, 안채는 내면적 생활을 다스리는 공간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한옥은 하늘백성(天民)의 정신과 몸이 하나로 구성된 유기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 p.23

절로의 미학은 곧 ‘인간(人間)-자연(自然)-미학(美學)’이다. 그러므로 절로의 미의식을 연구하고자 한다면 삶의 터전에서 우러나오는 창조적 지혜를 담은 안목과 사고방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에서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우리의 고유 미학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날마다 보고 경험하는 자연환경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이를 좀 더 명확히 알아보기 위해 일본의 자연환경이 지닌 특징과 비교하며 살펴보자.
--- p.27

천지인 사상의 관점에서 한옥의 자연주의는 세 가지 무간 사상(無間思想)으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하늘과 사람 사이에 막힘이 없는 것, 곧 천인무간(天人無間) 사상이다. 우리의 선조는 이른 새벽 정화수를 떠놓고 하늘님께 소원을 비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이어가려면 집이 하늘과 막힘이 없어야 하기에 우리 한옥은 열린 건축구조를 갖게 되었다.
--- p.35

천지인 사상은 한옥의 조형원리에도 반영된다. 한옥은 하늘의 마음 천심(天心)과 백성의 마음 민심(民心)과 땅이 인간에게 주는 물질에 대한 개념이 하나로 집화(集和)된 조형적 성취물이다. 한옥의 공간은 하늘과 사람이 맺어진 뜻을 따라 순리로 살아가게 만든 구조이다. 마당을 열어놓아 하늘의 빛을 받아 천기(天氣)가 막히지 않도록 했고, 사람의 마음이 하늘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천인합일(天人合一)로 생활하는 구조다.
--- p.37

자고이래로 우리는 문인사회를 지향했으며, 인문학적 정치를 지속해왔다. 그런 견지에서 물질적 욕구보다는 정신적인 것과 인간성을 더 중시했다. 그래서 진정한 가난은 물질의 가난이 아닌, 마음의 가난이라 여겼고 인간성의 빈곤이야말로 정말 나쁜 것이라 생각했다. 물질적 욕구와 유물론 사상에 따라 움직이는 서구적 문화 아래서 살아온 사람들은 이러한 비(飛)의 사상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하여 비록 물질의 가난을 벗어난 뒤라 해도 마음은 여전히 가난하여 제가 가진 물질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
--- p.41

초가삼간이 아닌 한옥에서도 이러한 선비정신은 드러난다. 한옥의 지붕에 비천사상(飛天思想)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보면 일상적 삶에서도 우리 선조는 마음은 늘 하늘을 바라보며 날아다니는 새가 되고, 가볍게 떠 있는 흰 구름 위에서 살고자 하는 정신으로 살아가고자 했음이 주거양식에서도 드러남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담백한 마음으로 육신의 법을 다스리며 분수껏 안빈낙도(安貧樂道)와 청빈낙도(淸貧樂道)의 삶을 즐겁게 살아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활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신력과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한결같이 지켜간 것이다. 물질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님을 알고 절제로 삶을 다스려 세속의 짐을 가볍게 해온 것이 천지인(天地人)의 비천사상이다.
--- p.44

발효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주는 김치처럼, 한옥도 막 새로 지었을 때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 발효의 질감이 느껴질 때 더 멋스럽다. 또한 우리가 늘상 보고 듣고 만지고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도 우리는 ‘노년기성 자연’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우리의 노년기성 자연은 수천만 년 세월에 의해 깎이고 다듬어져 둥글고 부드러운 질감을 그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 p.52

한옥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혹한을 극복하기 위한 온돌과 혹서를 해결하기 위한 마루라는 이중구조가 공존하는 중용(中庸)의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한대성 건축양식인 온돌과 열대성 건축양식인 마루라는 한옥은 양(兩) 극단의 건축양식을 결합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양 극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공간이다. 즉 우동(右冬)-중(中)-좌하(左夏)의 구조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담겨 있다.
--- p.58

한옥의 기단(基壇)은 재료에 따라 구분하며 지면으로부터 집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야 지면의 습기를 피할 수 있고 햇빛을 집 안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건축은 비교적 기단이 잘 발달해 중국이나 일본보다 그 높이가 높은 편이다. 건물의 규모와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60~150cm 정도로 한다. 기단내밀기는 보통 처마보다 안쪽으로 둬서 빗물이 기단 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 p.74

목조건축은 수직부재인 기둥과 수평부재인 보와 도리를 결구(結構)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수평부재인 보나 도리는 무한정 길게 만들 수 없기에 두 수평부재가 만나는 곳에 받침목을 놓아 연결부위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얽거나 짜 맞추어야 하며, 이를 ‘공포(?包)’라고 한다. 결구의 방식에 따라 민도리식, 포식, 익공식으로 나누는데, 기둥 위에만 포가 있으면 주심포식(柱心包式)이라 하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포가 있으면 다포식(多包式)이라 한다.
--- p.79

창호는 창(窓)과 호(戶)가 결합된 말로 창과 문을 가리킨다. 한국건축에서는 건물에 달린 창과 문은 크기와 형태 면에서 크게 구분이 되지 않아 창호로 통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외부공간과 연결하는 독립된 문만을 문으로 설명하고 그 이외의 것은 ‘창호’라 부르기로 한다. 우리 건축에서 창호는 개폐 방식과 살대의 모양으로 종류를 구분한다.
--- p.85

예부터 문의 형상을 보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인에게 문은 얼굴이며 마음의 창과도 같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 선조들은 문을 대단히 중히 여겼다. 그런 의미에서 대문의 조형적 형상은 거주자의 사회적 형상을 말해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는 조형적 대상이라 말할 수 있으며, 그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대문이라는 조형언어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 즉, 방문자가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준비하게 한다.
--- p.88

우리의 초가에는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방향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형적 경험보다는 자연감이 있는 형태를 선호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다. 즉 화(和)의 미학에 바탕을 두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조형원리를 형성시켜왔다. 순리는 복종과는 다르다. 순리는 도리에 스스로를 맡기고 따르는 지혜이며, 이치를 존중하는 생활에서 나온 자연감을 말한다. 우리나라 초가지붕의 용마루 선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산들(우리 민족에게 산이란 단수형으로 지각되는 것이 아닌, 복수형으로 지각되는 것이다)의 겹겹으로 형성되는 능선들이 지닌 개념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 p.124

서양의 건축물은 용도에 따라 지붕의 형태가 다르다. 하지만 우리의 기와지붕은 궁궐이나 사찰이나 주택이나 모두 동일한 조형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이든 백성이든 모두가 천지인 사상을 바탕으로 거처를 지었기에 집의 구조만이 아니라 지붕에서도 동일한 형태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의 기와지붕에는 형태적 보편성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민심은 곧 천심’이라 여겨, 다스림의 대상인 백성들의 마음까지 하늘의 뜻과 결부시켰다. 임금이 백성을 다스린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 믿었고, 하늘의 뜻을 따른다는 것은 곧 백성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 믿었다.
--- p.127

우리는 예부터 건축에서 인간의 행위가 일어나는 곳을 공간(空間)이라 하였다. 그리고 공간의 규모를 재기위한 기본단위가 칸(間, 기둥과 기둥 사이의 거리)이다. 공간이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라는 뜻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가 비어 있는 공(空)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빈 곳이기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이다.
--- p.176

인간이 만든 사물에는 대칭이 있어도 자연에는 대칭이 없다는 원리에 따라 엄밀한 비례와 균형미를 갖춘 본존불상임에도 눈썹과 이마의 모양이나 어깨와 무릎의 크기는 좌우를 약간 다르게 함으로써 ‘대칭 속의 비대칭’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 또한 참배자의 시각으로 만든 예술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석굴암 역시 불국사와 마찬가지로 단 1mm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비례와 균형의 공학이자 휴먼스케일로 지어진 창조적 과학의 결과물이다.

--- p.195

출판사 리뷰

한옥에 담긴 한국인의 마음은 무엇인가?
K-컬처에는 ‘K-스타일 건축문화’도 있다!


우리나라의 초기 디자인계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영기 선생은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지닌 ‘문화적 정체성의 창조적 지혜’가 물질문명의 세계에 문화적 충격이 되어 새로운 파동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파급력이 건축 분야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너무 오래 서구건축 공학에 경도된 ‘한국건축학 개론’에 새로운 ‘건축문화’를 정립해야 할 역사적 계기가 주어졌음을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간 『한옥, 자연을 담다 자연을 닮다(이하 ‘한옥, 자담 자닮’)』는 너무나도 소중한 하나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책이 “우리 전통건축의 본질과 개념을 오래 공부하고 연구해온 건축학도로서 미래의 건축가들에게 큰 지침이 되어줄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국건축의 외형 외에, 그 안에 숨겨진 사상과 정신세계에 대해 쓴 책”이라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옥의 미학은 어디서 왔는가 _ 자연을 생각하고 ‘자연 속의 인간’을 생각한 집’

신간 『한옥, 자담 자닮』은 기존에 출간된 한옥 관련 서적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대다수의 한옥건축 관련 서적이 한옥의 조형성과 기능성 등 건축공학적 측면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 책은 이른바 ‘한옥의 마음’을 살핀다. ‘한옥의 마음’이란 곧 ‘한국인의 마음’이며, 이 마음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닌, 우리 선조들이 한반도라는 땅에 터를 잡아 그 자연과 더불어, 때로는 자연을 누리고 때로는 자연을 극복하며 살아갈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난 사상과 일상적 생활관 같은 것이다. 저자는 바로 그 궁극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주목한다. 한국인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 땅의 풍토에 알맞은 집을 짓고 살게 된 것일까? 한옥의 조형성과 형태적 미학 뒤에는 한국인의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일까?

사실 저자 역시 젊은 시절 건축공학도로서 공부할 때는 단지 한옥(전통건축)의 조형성, 기능성, 형태성만 생각했었다고 고백한다. 즉 건축의 겉만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백 년 된 건물들이 자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답답함이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 곧 당시 건물을 지었던 사람들이 가졌던 생각과 정신을 몰랐기 때문에” 바로 이런 답답함을 겪었던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선조가 어떤 지혜와 과학으로 이 땅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지었는지는 미처 생각해본 적 없던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건축이란 단순히 건물의 조형성과 기능성과 형태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깊이 깨닫게 된다. 이 경험을 통해 이후 저자는 그 건물이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 그 의미와 개념과 시대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 한옥은 서양의 건축물, 중국ㆍ일본의 건축물과 어떻게 다른가?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선조들이 지닌 남다른 사상을 고찰하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청빈낙도와 안빈낙도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살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치관이 주거공간인 집을 짓는 데도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남다른 사고방식에 토대를 두고 지은 집이기에, 우리의 한옥은 멀리 떨어진 서양의 건축은 물론이고 이웃 나라인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도 매우 다른 점이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건축개념과 특징을 독자들이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서양, 중국, 일본의 건축물을 우리 한옥과 면밀히 비교 고찰해 보인다. 저자가 제시한 이러한 비교를 읽고 나면 왜 중국과 일본과 한국의 지붕이 그렇게 다른 형태를 띠게 되었는지 확실히 알게 된다.

한옥의 매력에 다가가는 손쉬운 방법 _ 한옥의 ‘비상하는 지붕’과 ‘열린 공간’ 둘러보기

저자는 이 책에서 한옥을 이해하는 가장 손쉬운 길을 제시한다. 그것은 한옥의 건축적 특성을 아는 데 있지 않고 한옥이 지닌 본질을 들여다보는 데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본문 1장에서는 한옥의 미학에 관해 살피고, 2장에서는 한옥의 구성요소를 자세히 소개한다. 그리고 3장에서는 너무나도 특별한 우리 한옥의 지붕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다음 4장에서는 한옥의 실내공간(안채, 사랑채, 대청, 온돌방)에 관해 설명하며, 이어 5장에서는 한옥의 바깥(안마당, 들마당)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나아가 6장에서는 한옥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는 실제 전통건축(궁궐건축, 유교건축, 사찰건축, 민속마을) 현장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옥은 세 가지 본질을 품고 있다. 우선, 한옥은 열린 집이다. 선조들이 이(理)와 기(氣)가 발(發)하도록 ‘열린 집’으로 지은 것이 한옥건축이라는 이야기다. 한옥은 음양의 이를 따르고 기의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열어주는 공간구조로 건축되었다. 둘째, 한옥의 마루는 중(中)의 공간의식을 상징한다. 한옥 공간에서 마루(대청)는 방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방 안으로 들어가는 중간(間: 사이공간)에 자리 잡아, 안에서 보면 밖이며 밖에서 보면 안인 공간이다. 즉,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공간이 바로 마루(대청)인 것이다. 한옥건축의 사상적 특징은 그런 의미에서 중용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한 이 공간은 인간의 공간과 자연의 공간이 단절되지 않고 함께하는 자연무간(自然無間)의 구조를 취한다. 셋째, 한옥은 자연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집이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도 자연의 한 요소로서, 산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와 바위처럼 주위 자연과 조화를 맞추며 단절과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정신을 지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청은 집이 자연을 다스리기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잘 담아낸 공간인데, 이는 서양이나 중국·일본처럼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중심 자연주의가 아닌, 자연중심 자연주의라 말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한옥_한옥을 구성하는 건축요소 꼼꼼히 공부하기

이 책의 2장은 건축사인 저자가 한옥의 건축 역사를 간략히 훑은 뒤 ‘한옥 한 채’를 구성하는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장이다. 과연 한옥 한 채는 어떤 건축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한옥 한 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이 장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한옥의 실체를 보다 쉽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단과 초석, 공포와 단청, 창호, 문과 담장, 벽과 인방, 마루와 천장, 난간과 다리 등 한옥을 이루는 건축적 요소에 대해 한 장 한 장 사진을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꼼꼼히 설명해준다. 눈앞에 한옥이 있어도 무엇이 기단이고 초석인지, 무엇이 인방이고 벽인지, 무엇이 공포이고 단청인지 헷갈렸다면 아마도 이 책을 통해 그 기초적 공부가 가능할 것이다.

추천평

“이 책의 초고를 받고 읽기 시작하면서 손을 놓을 수가 없어서 끝까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손을 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면 우리 건축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었습니다. 건축공학도인 작가는 설계로 실무능력을 쌓았고 그동안 많은 이론과 역사 공부로 한국건축에 대한 경험과 지평을 넓혔기 때문에 공학과 인문, 동서양을 넘나드는 이러한 책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 김왕직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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