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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기후위기, 구체적인 ‘위협’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추천의 글: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1장 정의의 눈으로 보는 기후위기: 인권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 ‘기후정의’ (이진우 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 기후위기와 국가 간 불평등 - 기후위기 앞에서 길을 잃은 성평등 - 불태워지고 있는 미래세대의 권리 - “수백만의 얼굴, 단 하나의 메시지, 기후정의” 2장 기후위기와 식량: 벼랑 끝에 선 식량위기에서 식량주권 확보하기 (민정희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 식량증산 역사의 빛과 그림자 -인간의 생태계 파괴와 지구의 반격 - 식량주권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행동 3장 기후위기와 노동: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김한솔 경향신문 기자) - 일상의 구체적 위협으로서의 기후변화 - 기후변화 대응으로 없어지는 일자리 -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일자리 대책 4장 기후위기와 교육: 미래세대에게 배우며 함께 만들어 가는 기후교육 (김추령 신도고등학교 교사) - 교육은 ‘은총알’이 아니다 - 잃어버린 30년 - 앞으로 30년의 기후위기 대응 교육 - 오래도록 써 내려가는 이야기, 교육 5장 기후위기와 건강: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해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공평하지 않은 피해 - 빨라지는 기후변화 - 폭염이 인간의 건강에 주는 피해 -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건강문제 - 기후변화와 감염병 -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 6장 기후위기와 주거: 당신이 원하는 꿈의 주택은 어디입니까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 -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주거정책 - 주택, 주거와 에너지 - 콤팩트시티와 주택 - 생애주기분석의 관점 - 대안으로서의 가능성과 거버넌스 - 개인과 사회의 자산 - 주택은 삶을 담는 그릇 7장 기후위기와 기후시민의 역할: 이미 늦었을지도, 아직은 늦지 않았을지도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 - 1.5도 지구 온도 상승 억제와 2050 탄소중립 - 목표에 대한 국제적 합의 - COP26에서 도출한 글래스고기후합의 - 기후위기에 따른 위험과 기회 -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추세 -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및 2030 NDC 상향 과정과 내용 - 탄소중립을 위한 시민의 역할, 기후시민 되기 참고문헌 |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공간에서 아주 조금 힘을 보태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사례들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가령, 선거에서 기후위기에 슬기롭게 대응할 것으로 생각되는 정치인을 뽑고 친환경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일은 각자의 위치에서 아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기후시민 자신과 이 행성 모두에게 이로운 일임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책을 펴내며」중에서 죽고 사는 문제에 봉착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생태적 전환입니다. 나와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실험실에서 제조하는 백신은 일이 이미 벌어지고 난 다음에 선택하는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백신은 저 자연계로부터 나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우리 인간계로 건너오지 못하게 생태백신(eco-vaccine)을 치는 일입니다. 생태백신을 접종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추천의 글」중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로 인식하는 건 기후위기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에게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환경오염의 문제라고 모두가 똑같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는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문제이자 인권의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정의의 눈으로 보는 기후위기」중에서 생물종의 멸종이 가속화되면 우리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식량생산에 적신호가 켜진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손실을 야기하는 원인들을 시급하게 해소해야 한다. (…) 과다하게 인공비료를 이용하고,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숲을 개간하고, 먼 거리에 유통하는 식량생산 방식은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다. ---「기후위기와 식량」중에서 E씨의 직장이 사라지는 문제가 E씨와 전혀 알지 못하는 어느 식당 주인의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면, 내가 먹을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가 극한 폭염이 닥칠 때마다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든 것, 내가 지금 타고 다니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부품을 만들었을지 모르는 부품사 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역시 내 삶과 관련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와 노동」중에서 학생들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게 더 많은 시간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탐구하고 토의해야 한다. 교육만으로는 오늘 대기 중의 온실기체를 1피피엠도 줄일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기후 역량을 가진 주체들을 키워낼 것이고, 이것은 사회의 규범과 문화를 바꿀 것이고, 다시는 스스로 위기를 불러오는 두 얼굴의 인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기후위기와 교육」중에서 우리나라에 발생했던 기록적인 폭염 사례에서 보았듯이, 그 피해는 지역별·집단별로 다르다. 폭염에 얼마나 노출됐는가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따라 피해가 달라진다. 적응은 아무런 노력 없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익숙함이 아니라 기후환경에 대한 노출과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적·사회적 노력을 의미한다. ---「기후위기와 건강」중에서 주거정책의 ‘수요자’, 정책 결정의 최종 결정자인 ‘주권자’를 넘어, 주택과 도시라는 개인과 사회의 공동의 자산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의 주택은 ‘각자도생의 수단’이 아닌 ‘공동의 노력으로 관리해야 할 사회적 자산’이라는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와 주거」중에서 기후위기는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미래세대와 또 아무런 기후위기에 책임이 없는 다른 종들의 생존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바로 당장 우리 세대의 안전한 삶을 위해서라도 지금 우리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기후위기와 기후시민의 역할」중에서 |
이상한 날씨, 공평하지 않은 피해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유네스코의 윤리적 고민 유네스코는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문화의 역할에 주목하며, 여타 국제기구와 차별화된 고유의 임무를 수행한다. 2019년에 내놓은 기후변화 보고서의 제목이기도 한, ‘변화해야 하는 것은 기후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Changing minds, not the climate!)’과 2017년에 채택한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은 유네스코의 입장을 잘 보여준다.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활방식과 밀접한 문제이므로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주의적인 시각, 기존의 생산·소비 방식을 고수한 채 기후위기 대응을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이 책을 기획한 것 역시, 한국의 상황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문화적인 변화를 이끌고자 함이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한 유네스코의 윤리적 접근을 바탕에 두고 있다. 「기후변화 윤리 원칙 선언」에서 유네스코가 말한 ‘윤리’는 당위적·도덕적 규범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성평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 각계각층의 참여와 책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이해관계의 조정 등 기후위기 대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들을 ‘윤리’라는 가치로 접근한 것이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아직은 단지 조금 이상한 날씨일 뿐인 기후위기가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는 생존과 인권의 문제가 된 지 오래이다. 그러므로 기후위기 대응은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물론이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까지 최소화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되어야 한다. 저자들은 각 장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러한 윤리적 접근의 결과를 도출한다. 이진우는 국적, 세대, 젠더 차이에 따른 기후불평등을 지적하며,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기후정의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한다. 민정희는 식량 생산·유통 체제가 기후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지구 공동체의 변화를 촉구한다. 김한솔은 노동환경이 악화되고 일자리를 위협받는 이들을 취재하며, 기후위기가 우리 모두와 연결된 문제임을 드러낸다. 김추령은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서로 배우며 함께 고민하는 기후교육을 제안한다. 채수미는 지역별·집단별로 달라지는 건강상의 피해를 근거로 기후위기 대응에서 보건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최경호는 주택이 각자도생의 수단이 아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자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순진은 개인의 실천을 넘어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기후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부터 기업, 국가, 국제사회의 대응까지 1장부터 6장에 수록된 에피소드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 법한 상황을 통해 장별 주제에 대한 공감을 일으키는 동시에, 기후위기 시대에 개인이 겪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대체육을 찾는 손님 앞에서, 평소 기후위기에 관심이 많던 정육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당사자에게는 생계가 달린 중요한 고민일 것이다. 이는 식량의 생산 및 유통 방식에 대한 고찰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처럼 기후위기 시대의 달라진 일상에서 출발해 구조적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제안으로 이어지는 방식을 취한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개인과 기업, 국가와 국제사회의 변화가 모두 절실하기 때문이다. 2022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우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2020년 여름은 ‘역대 가장 긴 장마’라는 기록을 세웠고, 2018년 여름은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이상기후는 더 자주, 더 강하게 반복되며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윤순진은 바로 지금 나부터 ‘기후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후시민의 역할은 일상에서 기후친화적인 실천을 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로서, 유권자로서, 주권자로서 시장과 국가정책,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정확히 무엇이 문제이며,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고 싶은 기후시민에게 이 책은 믿음직한 종합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거의 6억 명에 달하고 6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거들먹거리던 우리 인간이 어쩌다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따위에 이렇게 처참히 당하고 말았는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전쟁보다 전염병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염병은 절대로 우리를 절멸하지는 못합니다. 그 옛날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감염되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다릅니다. 기후변화가 우리를 감염시켜 죽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환경을 총체적으로 악화시켜 생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뜨리면 더 이상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기후변화는 우리를 단번에 쓸어버릴지 모르는 엄청난 대재앙이 될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막연하나마 그동안 우리가 자연을 너무 많이 훼손하며 살다가 이런 꼴을 당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참에 우리의 삶에 ‘생태적 전환(ecological turn)’을 이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언어적 전환, 문화적 전환에 이어 기술적 전환, 정보적 전환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죽고 사는 문제에 봉착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생태적 전환입니다. 나와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실험실에서 제조하는 백신은 일이 이미 벌어지고 난 다음에 선택하는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백신은 저 자연계로부터 나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우리 인간계로 건너오지 못하게 생태백신(eco-vaccine)을 치는 일입니다. 생태백신을 접종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이 책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끼치는 구체적인 위협을 식량, 건강, 교육, 노동, 주거 등 우리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분석합니다.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제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결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기후변화에 관한 강연을 할 때 종종 내거는 제목이 있습니다.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책을 쓰고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며 경고했던 ‘불편한 진실’은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후 점점 더 불편해져서 지금은 정말 위협적인 진실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불편한 진실을 해결해 줄 기술이나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저는 그보다 더 현실적이고 확실한 해결책은 우리 모두가 그저 조금씩만 더 불편하게 살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가 지구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 공룡을 싹쓸이했던 제5의 대절멸 사건도 거대한 운석 충돌에 이은 기후변화로 인해 벌어진 일입니다. 다만 지금의 기후변화는 이 지구 구성원 중 한 종인 호모 사피엔스에 의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는 하루아침에 우리의 삶을 〈나는 자연인이다〉 수준으로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조금만 불편하게 살자는 겁니다. 웬만한 거리는 걷고,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접을 수 있는 장바구니 하나쯤 호주머니나 핸드백에 상비해 다니며 비닐봉투를 받지 않는 정도의 ‘조금 불편한 삶’을 살자는 겁니다. 10년 넘도록 하루에 1만 보 이상 걸어서 출퇴근한 덕분에 내일모레 칠순인 저는 제 생애를 통틀어 가장 굵은 다리를 자랑합니다. 길을 걸으며 가끔 지구와 대화도 나눕니다. “야, 지구야. 너도 내 덕에 조금 건강해지고 있지?”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