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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 화물열차 병을 둘러싼 사람들 풀밭 겨울의 문 내걸리다 콧노래 깃드는 것 생활 조선이여 ●● 김장철 교원의 노래 중화가를 보고 자유의 나라 어떤 직업 고래 복어 바다의 시Ⅰ 바다의 시Ⅱ 윤회 ●●● 무위·무위·어느 때까지 안마당 풍경 조선인 두부장수 거지와 달빛 신춘부 개나리 이왕 훙거 이조의 꿈 피우는 향로 ●●●● 쳇! 인생 바람 벚꽃·처녀 밝은 밤에 집은 향기를 피우고 어리석은 남편의 망상 결혼 비서관과 여왕님의 대화 ●●●●● 고독의 제왕 고뇌하는 도시 궁전을 둘러싼 나팔 가치 있는 것 전쟁터의 꽃 다롄의 밤 별의 포구 ●●●●●● 길가 어린 여자아이 이야기 A. 장작 인형 B. 펼쳐진 치마 여름 풍물초 등불 주석 발문 우치노 겐지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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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열려 있는 차창에서는
망연한 소들의 얼굴이 들여다보인다 그렁그렁 그 눈동자는 말할 수 없는 무지無知의 슬픔에 끔벅거리고 있다 또 토실토실 알토란 같은 돼지들이 꾸물꾸물 가득 차 있다 건널목에 서성이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자에게 소 얼굴은 친구의 얼굴로 보이고, 돼지 무리는 동포의 모습이 되어 침울한 화물의 퇴적이 인류의 모습으로 떠오르는구나 파는 이에게서 사는 이에게로 움직이며 이동해 가는 화차의 뱃속은 거무칙칙한 게다 1·2·3·4·5·6·7·8·9……………… ---「화물열차」중에서 톡 하고 땅을 치고 날아오르네 초록 도토리 너희들은 기운차구나 바람이 우듬지를 술렁이게 하며 나무들을 건너오면 후두둑 너희들은 창공에서 일제히 뛰어내려 오는구나 일제히 땅을 치고 톡 톡 톡 하며 날아오르는구나 너희들은 소나 말에게 짓밟히겠지 둔중한 바퀴에 깔리겠지 너희들의 초록 갑옷은 그것들을 지키겠지 너희들의 부드러운 속 열매는 안심하고 이윽고 싹을 틔우고 나와 창공으로 솟아오를 것을 소중하게 끌어안고 있구나 ---「겨울의 문」중에서 누구냐? 나를 쫓아낸 자 직업을 박탈당했다 빵을 빼앗겼다 나가 버리라며 내동댕이쳐졌다 온돌이여 흙담이여 바가지여 물동이여 모두 이별이로다 백의의 사람들 이군 김군 박군 주군 이름도 없는 거리의 전사·거지 고역의 부평초·자유노동자 지게꾼 안녕히 안녕히 안녕히 가난한 내 친구들 쳇! 추방된들 그대들을 잊을쏘냐 추방된들 포플러가 우뚝 서 있는 붉은 땅을 잊을쏘냐 그놈이다 그놈 목소리다 “진실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다!” 부정하던 그놈은 냉엄하게 있다 꼿꼿하게 있는 굳건한 우상偶像―― 그놈은 부정한다 진실을 말하는 자의 생존을 ---「조선이여!」중에서 때로는, 북한산 꼭대기에서 불어 내리는 삭풍에 남대문 벽 담쟁이는 시들고, 지붕은 설관雪冠을 쓰며 때로는, 담쟁이 의상이 초록의 능라가 되고 지붕의 관은 옛날 그대로의 선선한 월관月冠이 되어 옷차림은 사시사철 변천해 가지만 둥근 불룩함으로 버티고 선 남대문 벽의 온화함 그 위에 위태로워 보이는 미진조차 머물게 두지 않는 이층 지붕의 더할 나위 없는 조화로 사는 불변의 생명은 영원히 냉철한 반도의 푸른 하늘에 빛나고 있구나 ---「이조의 꿈 피우는 향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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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국가에 맞선 이가 겪어야 했던 고통
그리고 또 다른 식민지의 모습 『까치』의 또 다른 측면은 작가 개인사적인 부분들과 러일전쟁 이후의 다롄의 풍경입니다. 일본으로 추방된 우치노 겐지는 일본인이었지만 추방자라는 딱지가 붙은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연히 엄혹한 가난이 그에게 찾아왔고 이는 『까치』에서 나오는 도쿄에서의 삶을 그린 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아내와의 결혼 모습과 부부 생활을 그린 시들에서 따스함, 때에 따라 유머러스함까지 느껴지는 것은 그가 고난한 삶 속에서의 위안을 어떻게 얻었는지 느끼게 만듭니다. 다롄은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조차지가 되어 일본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와 같은 도시였습니다. 즉 또 하나의 한반도였던 셈입니다. 여기를 점령국 국민의 일원으로 찾아가게 된 우치노 겐지는 도시화되고 일본의 영향에 들어서는 다롄의 풍경을 가감없이 묘사하면서 또한 현지 사람들에게 배척되는 외부자로서의 슬픔을 보여 줍니다. 일본인이지만 일본으로의 귀국이 추방이었던 우치노 겐지는 이러한 현실에서 더 크고 아이러니한 슬픔을 체감했을 것입니다. 우치노 겐지는 『까치』 이후에도 프롤레타리아 작가 아라이 데쓰라는 필명으로 제국주의 일본에 맞서는 평생의 문학 활동을 쉬지 않고 진행합니다. 그런 그를 일제는 위험분자로 간주하여 체포와 구금, 고문으로 박해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일본제국의 붕괴를 1년 앞둔 1944년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양심적 일본인으로서의 기록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그 시대를 소환해 냅니다. 『까치』는 그러한 의지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작품입니다. |